도심 속 이색낭만을 찍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
월드컵대교를 지나다 만발한 꽃들이라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사진’입니다. ‘은은한 향기가 철따라 만발한 난지천에서 찍는 난초, 지초는 얼마나 생기 넘칠까?’ ‘널찍한 초지가 일품인 하늘공원의 조망을 담아보는 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들입니다. 시원한 주말 카메라 하나 챙겨들고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 보겠다 마음만 먹고 있었다면, 이제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바로 ‘월드컵공원 일대를 거닐며 나만의 한 컷을 담아라!’입니다.
꽃과 풀이 있는 곳에는 늘 벌과 나비, 메뚜기 같은 곤충이 있기 마련이다. 월드컵공원 내 난지천공원에서도 벌과 메뚜기를 만난다. 멀어지는 피사체는 어떻게 찍어야 좋을까?
“15mm 어안렌즈를 주로 마운트해서 갖고 다니고 있는데 한번 교체해봐야겠어. 새로운 시야를 확보하는 연습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거든.”
“초광각렌즈는 피사체가 멀어질수록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멀게 표현되지 않을까?” “이 메뚜기도 최단거리로 접근하지 않는 한 제대로 찍기 어렵고 시간도 많이 필요할 테지.”
야생화가 피어 있다면 아마 개망초는 늘 볼 수 있는 녀석 중 하나다. 특히나 난지천에는 개망초가 아주 광활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또 다시 구도 물색에 들어간다.
“벌써 억새가 폼 잡을 때가 되어가나 봐.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은 길어지는데 햇살이 예쁜 봄과 하늘이 예쁜 가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구나. 왠지 아쉬운데?”
“그런 의미에서 이곳을 나만의 구도로 기념사진을 남겨봐야겠어. 그렇게 아쉬움이 나만의 익숙함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게 사진의 매력이고 장점 아닐까?”
이름부터 근사한 하늘공원은 억새밭 사이로 보이는 풍력발전기와 탁 트인 하늘이 백미. 어디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이다. 하지만 공원으로 들어서기 전 수칙이 있다고!
“휴~ 291개나 되는 계단이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 멋부리려고 신은 워커가 이렇게 애물단지가 될 줄이야.”
“고가 카메라보다는 편안한 신발과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전문 지식보단 카메라 매뉴얼을 숙지하는 건 기본이야. 카메라와 친숙해지고 싶으면 꼭 편한 신발을 착용하도록 해.”
하늘공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있는 작은 산책로 메타세쿼이아 길은 시원하게 쭉 뻗은 산책로의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울창한 숲길이 매력적이다.
“옆에 달리는 아스팔트 도로와는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질 정도로 동화 같은 풍경이 이런 도시 한복판에 존재하고 있다니!”
“지금이면 초록빛을 자랑하는 나무들이 단순한 풍경사진부터 평소에 자주 찍던 인물사진까지 그 효과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거야.”
한강 위를 비추며 빌딩 사이로 숨어드는 해가 흐리게 깔린 구름 때문에 선명한 노을을 담을 수 없었지만 부드러운 빛이 주는 포근함은 왠지 멋지게 담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른 코스모스들은 이미 꽃잎이 시들고 연보랏빛 개미취와 은빛으로 흔들던 갈대가 꽃을 피워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정말 장관이야.”
“잠실대교 아래 어디쯤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저 회색빛 빌딩이 남산타워인가? 저 빌딩 사이로 붉은 마침표를 찍고 지는 태양을 담아보자!”
평화의공원에서 징검다리는 누구나 사진을 찍는 곳. 대부분 피사체를 다리 위에 세워놓고 강 건너에서 사진을 찍는데 좋은 사진이 거의 없다. 뭐 획기적인 방법 없을까?
“몇 번 구도를 잡았는데 인물도 안 살고 배경도 허전한 사진들뿐이야.” “그럴 때는 과감하게 징검다리 앞에서 촬영해보는 거야. 봐봐. 사람 얼굴부터 확연히 드러나지? 때로는 배경을 일부분 포기하는 것도 사진을 살리는 방법이지.”
“정말이네. 호수를 포기한 대신 인물의 좋은 표정과 편안한 갈대숲을 얻었구나.”
월드컵공원은 볼 것이 많다. 드넓은 생태공원부터 미술관, 음악분수, 산책로 등등. 하지만 이중 사진 촬영명소로 각광받는 포토존은 따로 있다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갖가지 테마의 아름다운 촬영 명소들이 마치 내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하는구나.”
“이제 곧 해가 질 텐데,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가을의 풍경 한 자락, 석양이 질 무렵 아닐까? 이제 곧 해가 질 텐데, 진짜 황금 컷을 잡으러 평화의공원 수변으로 나가보자!”
특유의 고즈넉함 못지않게 평화의공원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야경 또한 일품이다. 예쁜 야경사진을 촬영할 때도 노하우가 있다는데?
“곧 해가 질 거야. ‘매직아워(Magic Hour)’를 활용해봐!” “매직아워? 그게 뭐야?”
“해가 지는 시간을 기준으로 전후 약 30분간 매직아워를 하는데, 이 시간에 사진을 찍으면 빛의 산란현상으로 인해 하늘이 새파랗게 촬영되어 색감이 아주 좋지!”
‘난 어디를 가도 내 맘에 드는 나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는 자신감, 이제 어느 정도 생기셨나요? 마음의 반영으로, 행복한 사진을 찍기 위해선 행복한 마음을, 사랑스러운 사진은 사랑스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사진은 찍는 사람이 표현하고 싶은 구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끔은 엎드리고, 때론 보조의자를 놓는 상상력과 과감함이 필요합니다. 기계가 만들어 주는 퍼포먼스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계가 아닌 감수성을 가진 사람만이 찍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은 만사 제쳐두고 월드컵공원 일대로 출사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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