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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의 삶, 고래의 기억 - 장생포 고래마을


‘울산 하면 고래, 고래 하면 장생포’라는 말이 있다. 옛 고래잡이 전진 기지로 명성을 떨치던 장생포에는 86년 이후 고래잡이가 금지되었다. 집채만 한 고래를 해체하는 모습이나 구수하게 고래 고기 삶는 냄새는 없어졌지만, 포경업의 과거와 고래 문화, 고래에 관한 정보를 만날 수 있는 여러 시설이 생겨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울산시 남구 장생포 고래 문화 특구 지정은 장생포 지역이 과거 포경업 중심에서 고래 관광업을 기반으로 부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에 장생포는 고래 바다여행선, 고래박물관, 고래연구소, 고래 생태체험관 등 광범위한 고래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고래 특화 지역으로 도약 중이다.

                    
                

장생포와 고래, 수 천년 이상의 오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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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고래마을의 전경. 장생포는 고래관광의 필수 여행지이다.

장생포는 자타가 인정하는 ‘고래 관광 1번지’다. 국내 유일의 고래 문화 특구로도 지정돼 있다. 옛 포경업 위주의 고래 산업은 지금 관광업으로 전환됐다. 근대화 시기에 울산은 고래잡이의 전진기지로 유명세를 떨쳐왔다. 특히 장생포 지역은 고래 포획의 주항구로서 포경선 입출항과 고래 해체 작업 및 판매 유통의 대명사였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의 암각화 중 하나이자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언양 반구대암각화에서 신석기 시대의 고래, 동물, 사람 등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것이 울산에서 발견됐다. 이런 점으로 미뤄 울산은 예전부터 고래와의 질긴 인연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고래잡이 항구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친 울산 ‘장생포’라는 지명은 1407년 수군 만호영을 이곳에 두게 되면서 역사 속에 처음 등장하게 된다. 장생포항이 고래잡이 항구가 된 것은 1899년 일본 나가사키 항에 있던 러시아의 포경회사에 고래 해체 부지로 장생포항 내 부지 일부를 빌려 주었던 일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포경 근거지는 울산항을 비롯하여 영일만, 원산만 등이었다. 이후 러시아가 일본과의 전쟁에서 패하자 일본이 포경업을 독점하게 되고, 1915년 전후로 울산항이 포경 기지의 중심이 되었다. 울산 연안에서 고래가 많이 잡히는 것은 쇠고래의 회유지역이기 때문이다. 

극경이라고도 하고 귀신 고래로도 부르는 쇠고래가 회유하는 도래지를 극경 회유 해면이라 한다. 쇠고래의 몸길이는 평균 수컷이 13m 암컷이 14m 정도이다. 높이는 2~3m 정도이고, 체중은 500kg 정도이다. 쇠고래는 12월∼1월까지 약 2개월 동안 장생포를 중심으로 동해안의 육지 근방에서 먹이를 잡아먹으며 회유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장생포항은 일찍 포경근거기지가 되어왔다. 고래잡이가 금지되기 전에는 울산 장생포에 고래가 잡혔다는 소문이 나면 울산 읍내 사람들이 고래를 해체하는 진풍경을 보기 위해 죄다 몰려들었다.

 

장생포에서 고래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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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조각공원에 배치된 고래조각들. 공원 곳곳에서 고래 관련 전시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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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마을에 왔다면, 여행선을 타고 동해를 구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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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실제 고래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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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장생포에선 울산의 대표축제인 고래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장생포의 별명은 '고래마을'이다. 선사 시대부터 고래와 함께해온 장생포이기에, 그 별명은 당연한 것이다. 별명처럼 고래마을 장생포 주변에서 고래와 관련된 다양한 인프라를 접할 수 있다. 먼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가 세워져 있는데, 문화특구에는 장생포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문화마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져, 테마별로 고래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고래문화마을에선 마을을 걸으며, 고래와 관련된 다양한 조각과 벽화를 볼 수 있으며, 고래박물관에선 포경과 관련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선 해양생태문화체험을 하는 곳이며, 고래바다여행선은 고래관광을 위한 유람선으로, 운이 좋으면 동해에서 뛰노는 고래를 볼 수 있다. 장생포는 고래를 위한 테마파크처럼 느껴진다. 

울산고래축제도 빠질 수 없다. 수천 년 이어온 고래문화를 지키기 위해 열리는 울산고래축제는 1995년 처음 시작되었으며, 장생포 대표축제이자, 나아가 울산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6월 사이에 장생포와 태화강을 중심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매년 바뀌는 다양한 체험과 이벤트 속에 관람객들이 장생포를 찾고 있다.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 장생포 고래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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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문을 연 장생포 고래박물관에는 고래에 관련된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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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고래박물관 앞 포경선은 1985년까지 실제 운행하던 어선인 제6진양호이다.

이중 장생포 고래박물관은 상업포경이 금지된 이래 사라져가는 고래잡이 유물을 수집‧보존하기 위해 2005년 개관했다. 박물관에는 포경유물 250여 점을 전시하는 것 외에 고래 뱃속 길, 바닷속 여행 등 어린이 체험관, 브라이드 고래 골격, 범고래 골격, 귀신 고래 전문관, 복원 포경선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복원된 포경선은 고래잡이가 금지됐던 1985년까지 장생포를 거점으로 직접 고래를 잡던 것으로 1977년 건조되어 국내 유일하게 남아 있던 포경선 제6진양호이다. 높이 2.6m, 길이 31m의 이 포경선에는 조타실, 기관실, 어창, 얼음 창고, 선원실 등이 원래대로 복원되고 포경포, 작살, 레이더 등 포경장비도 장착되어 있다. 직접 승선하여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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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이 있는 울산 남구! 장생포의 별명은 고래마을이라고 해요~ 장생포 고래마을에서 다양한 고래 관련 체험을 해볼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12월 2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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