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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과 남한산성, 그리고 조선


경기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는 어디일까. 지난 조사에 따르면 1위가 용인 에버랜드(29.3퍼센트), 2위가 수원화성(23.9퍼센트)이었다. 이어 용인 민속촌, 파주 임진각 등이 각각 그 뒤를 따랐다. 비록 1위는 아니지만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이 경기도 내 방문지 2위에 꼽혔다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기엔 이르다. 역시 경기도 소재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은 상위 5순위에도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원화성의 경우 등재 년도가 비교적 오래됐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어찌 됐든 문화재인 남한산성이 인공 세트장인 한국민속촌보다도 외국인 방문율이 낮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트래블투데이>가 경기도 소재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과 남한산성을 소개한다.

                    
                
  • 경기도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순위 (출처 : 2013 외래방문객실태조사, 한국관광연구원)

수원 화성

 
  • 수원 화성 장안문은 화성의 4대문 중 하나다.

수원 화성은 18세기에 조선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성이다. 정조의 부친 사도세자는 조부인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는데, 정조는 이를 안타까이 여겨 당대 최고의 실학자이자 과학자로 손꼽힌 정약용 등을 동원해 수원 화성을 완공했다. 수원 화성은 유려한 건축미뿐만 아니라 건축 과정에 당시로서는 최신 과학기술인 거중기 등이 발명돼 쓰이기도 해 오늘날까지 문화적, 과학적, 역사적으로 큰 의의를 갖는다.
 

 

화성의 성곽과 성문

  • 수원 화성의 성곽은 주변의 자연 지형과 조화를 꾀하도록 설계됐다.

수원 화성은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지어졌으며, 길이는 약 5.7km에 달한다. 성벽 높이는 4~6m로 실학자 유형원, 정약용이 설계했으며 이 과정에서 거중기 등 최신 기구가 동원돼 과학적으로 설계, 건립됐다.

또한 화성에는 총 11개의 문이 있다. 문은 각각 4개의 대문과 5개의 암문, 2개의 수문으로 구성됐는데, 그 중 4대문은 각각 창룡문, 장안문, 화서문, 팔달문이다. 이 중 화성의 백미로 꼽히는 장안문은 문 내부에서 적을 공격, 방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또한 팔달문은 화성의 남문으로 지금도 수원 지역 명칭(팔달구, 팔달로 등)에 그 유래가 남아 있을 만큼 화성의 상징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문 외에도 누대 등이 갖춰져 있어 단조로움을 피하고 주변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꾀했다.
 

 

방화수류정, 서장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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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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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장대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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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은 적을 방어하기 위한 시설이다

방화수류정은 화성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이다. 다른 명칭으로 ‘동북각루’라고 부르기도 하며, 인공 연못이 조성돼 있어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물이 나가는 통로인 북수문도 볼 수 있어 더욱 운치 있는데, 누대 하나를 설계하더라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한 조선 시대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서장대는 군이 병사를 통솔하던 장대이다. 장대는 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는 곳으로서, 서장대 안에는 온돌이 설치돼 있어 겨울에도 적을 잘 방어할 수 있게 도모했다. 한편 서장대는 정조가 직접 편액(화성장대)을 썼다.
 
이밖에도 군인들이 포를 쏘던 포루인 남포루, 서포루, 북포루 등이 남아있으며, 북수문이라고도 불리는 화홍문은 아치형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이 장관을 연출한다, 역시 수문의 기능 외에 경관적인 고려가 가미된 시설이라 볼 수 있다.
 

 

남한산성

  • 남한산성은 해발 500m 넘는 산의 지형을 활용해 총 연장 약 8km에 걸쳐 축조됐다.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 2년(1624년) 축성한 성이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의 아픔이 서린 곳이다. 병자호란은 인조 14년 발발했는데, 청 태종이 13만 대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도하해 조선에 침입했다. 이에 왕비 등은 강화도로 먼저 피난하고, 인조는 뒤늦게 경기도 남한산성으로 피난해 항전했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점을 수렴해, ‘한민족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나타낸다’고 평가, 2014년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남한산성과 병자호란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가 청 태종에 맞서 47일간 항전한 역사적 장소다. 청 태종은 13만 대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도하해 한양까지 침입했는데, 당시 왕비 등은 강화도로 먼저 피난하고 뒤늦게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난했다. 항전의 47일 동안 조선 조정은 청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주화파, 청에 맞설 것을 주장하는 주전파로 나뉘어 치열한 정쟁을 벌였는데, 결국 인조는 아들 소현세자의 청 입조를 조건으로 항전을 마무리했다. 다만 청 태종은 항전을 끝내며 청 태종에게 무릎을 꿇었는데, 이는 조선 역사상 손꼽힐 만큼 굴욕적인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인조가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바닥에 3번 찧었다는 사실이 전해지고 있으며, 이를 기록한 ‘삼전도비’가 현재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아직 남아있다.

비록 병자호란에서 조선은 약소국의 한계를 경험했지만, 대국의 강압에 곧바로 굴복하지 않고 맞섰다는 점은 역사적으로 기억할 만한 사건이다.
 

남한산성의 성곽

남한산성의 본질적 기능은 적으로부터 성 안 사람들을 방어하는 것이다. 성곽 축조시 유사시에 대비, 장기간 방어에 대비해 풍부한 수원을 확보하고자 성 안에 우물 80여 곳과 연못 40여 곳을 확보할 정도로 치밀했으며, 총 연장 약 8km의 성곽 역시 해발 500m가 넘는 자연 지형에 어울리도록 치밀하게 설계됐다. 성벽 안에는 공격용 군포는 물론, 소금을 매장한 매염처, 숯을 매장한 매탄처 등이 있다. 
 

 

수어장대와 전승문

  • 남한산성 수어장대는 남한산성 장대 중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다.

  • 남한산성 전승문은 성 안으로 들어오는 세곡이 운반되던 통로이다.

수어장대는 성 안의 군사가 아군을 지휘하고 적의 동태를 관찰한 곳이다. 남한산성에는 당초 동, 서, 남, 북에 각각 장대 4곳이 있었는데, 서쪽 장대인 수어장대만이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다. 한편 수어장대 내부에는 ‘무망루’라고 쓰인 편액이 걸려 있는데, 이는 ‘병자호란의 치욕을 잊지 말라(무망)’는 뜻에서 후대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남한산성 행궁은 조선시대의 별궁으로 쓰인 임시 궁궐이다. 이곳은 과거 화재로 소실되면서 터만 남아있으나, 과거 병자호란 당시 임금의 임시거처로 사용됐으며, 후대에 숙종, 영조 등이 영릉 참배를 위해 행차할 때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한편 산성의 북문인 전승문은 성 안에서 쓰일 세곡이 운반되던 통로이다. ‘전투에서 이기다’는 뜻의 ‘전승’이란 이름은 이곳 남한산성이 패전한 병자호란의 무대란 점과 상응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추후 다른 전투에서 다시 패하지 말 것을 다짐하는 후세의 염원이 담긴 이름이다.
 

 

남한산성과 수원 화성은 둘 다 경기도에 소재한 조선 시대 문화재이면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각이 갖는 역사적 의의는 판이하다. 남한산성은 그 건축적 미학에 더해 조선의 자주성 수호라는 역사적 관점에서, 수원 화성은 그 축성기법과 주변 자연과의 조화라는 점이 각각 유네스코 등재 사유가 됐다. 수원화성과 남한산성을 방문하는 내외국인 방문객들이 이와 같은 역사적 특성을 인지하고 방문한다면, 단순한 관광 또는 도보여행 이상의 역사여행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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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효심과 원대한 포부가 느껴지는 경기 수원 화성! 18세기 조선 과학기술이 응집된 우리의 문화재입니다. 또 남한산성은 조선 병자호란의 아픔이 서린 곳인 만큼,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장소입니다. '트래블피플'이라면 이 두 곳을 함께 다녀와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이나래 취재기자

발행2016년 02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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