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10선] 여수 - 흥국사,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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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10선] 여수 - 흥국사


절 이름 흥국(興國)은 ‘나라가 흥하면 절도 흥하고, 나라가 망하면 절도 망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국가의 흥망을 함께 하는 사찰이며 나라의 번성을 기원하는 사찰이다. 실제 임진왜란 때는 기암대사(奇巖大師)가 절의 승려 300여 명을 이끌고 이순신을 도와 왜적을 무찌르는 데 공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사찰은 승병들의 훈련 장소로 사용되었다. 

                    
                

나라의 번성을 기원한 사찰, 흥국사

육중한 모양의 팔상전 출입문

흥국사는 진달래로 유명한 영취산 서쪽 자락에 자리한 사찰이다. 고려 명종 25(1195)년에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으며 조선 초기 불교 탄압과 왜구의 침입으로 폐허가 되기도 했었다. 

사찰로 들어서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수 흥국사 홍교’다. 영취산에서 흘러내려 오는 중흥천 계곡 위에 놓인 홍교는 너비가 11.3m, 길이가 약 40m이다. 현재 남아 있는 홍교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정확한 건축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인조 17(1639)년에 흥국사를 다시 지을 때 다리도 함께 축조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현재는 보호를 위해 통행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월 대보름이면 다리 위를 건너며 건강을 기원하는 다리밟기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사찰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을 지나면 좌측 기단 위에 부도들이 늘어서 있다. 12기의 부도 중에 옥계석이 없는 석종형의 부도는 흥국사를 창건한 보조국사 지눌의 부도이다. 부도를 지나 150여 미터를 더 걸으면 작은 석교를 건넌다. 석교 건너에는 천왕문이 자리하고 있다. 천왕문에는 부처님이 거한다는 수미산의 중턱을 지키는 네 명의 수호신이 모셔져 있다. 각 방위에 따라 동쪽은 지국천왕, 서쪽은 광목천왕, 남쪽은 증장천왕, 북쪽은 다문천왕이 지킨다. 일주문이 사찰 입구를 알리는 의미라면, 천왕문은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관문인 법왕문을 지나면 드디어 대웅전이다. 흥국사 대웅전 (보물 제396호)은 빗살문을 달아 전부 개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흥국사의 대웅전 후불 탱화는 보물 제578호로 지정되어 있고, 흥국사의 입구에 있는 붉은 흙을 깐 홍교의 수려한 모습은 보물의 가치를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대웅전은 정면과 측면 모두 3칸 규모이다. 조선 인조 17(1639)년에 흥국사를 다시 지을 때 지은 것이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당시 순천 송광사의 대웅전과 동일하게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송광사의 대웅전은 6·25 전쟁 때 전소되었고 이후 새로 지었다. 따라서 송광사의 옛 대웅전 모습을 가늠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흥국사의 대웅전이라는 이야기다.

흥국사의 대웅전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나 더 전해진다. 대웅전 축조 시 승려 목수들이 천일기도를 올렸는데 ‘법당의 문고리를 한 번만이라도 잡아본 사람은 삼악도를 면하게 해달라’는 기도였다고 한다. 삼악도는 죄를 지은 사람이 죽은 후에 간다는 지옥도, 축생도, 아귀도를 말한다. 즉, 지옥에 가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였다. 지금도 흥국사 대웅전의 문고리를 잡으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사람들이 문고리를 잡고 잠시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대웅전 내부에는 석가 삼존불을 모시고 있다. 삼존상 뒤에는 석가모니가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탱화가 걸려 있으며 뒤쪽 벽면에는 관음보살을 그린 벽화가 그려져 있다.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불교 미술품들이다.

대웅전을 흔히 반야용선으로 비유한다. 반야용선은 중생을 극락으로 건네주는 배를 말한다. 대웅전이 물 위를 지나가는 배라면 기단은 바다나 다름없다. 그런 의미 때문인지 흥국사 대웅전 기단에는 바다에서 자라는 게 한 마리가 양각되어 있다. 대웅전 뒤편의 팔상전은 17세기 말에 건립된 전각이다. 계단 중간에 세워진 낮은 출입문은 육중하면서도 곡선미가 돋보이는 문이다. 본래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그린 팔상탱화가 모셔져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1970년대에 도둑맞았다. 현재는 영조 17(1741)년에 승려 화가인 의겸 등이 그린 석가모니의 영취산 설법 장면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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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흙을 깐 홍교의 수려한 모습을 보러 흥국사로 떠나보는건 어떠신가요? 

트래블투데이 차예진 취재기자

발행2021년 04월 1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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