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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을 올라 부산포를 보다


이웃 중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는 유난히 ‘용두(龍頭)’라는 명칭을 포함한 지명이 많다. 예를 들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제주도의 용두암 등을 들 수 있다. 용은 중국이 전통적으로 신성시하고 숭배한 상상의 동물로서, ‘용두’란 한자 그대로 용의 머리를 의미한다. 이는 부산의 용두산 또한 예외가 아니다. 용의 머리처럼 돌출된 모양이라 해 명명된 용두산공원은 부산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부산의 관광명소임에 틀림없다.

                    
                

용두산에 올라 내려다보는 부산 바다

부산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는 항구도시 부산을 연상시키는 등대를 형상화했다.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어 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일까. 지대가 높은 용두산공원에는 부산타워가 자리하고 있다. 얼핏 보면 등대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 부산타워는 이곳이 항구도시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듯 하다. 파란 바다와 대조되는 하얀 타워는 남녀노소 누구나의 발길을 끄는 부산 지역 명물이다.

항구도시이자 광역시의 관광명소답게 부산타워의 규모는 상당한데, 서울의 남산타워와는 그풍경이 대조된다. 서울 남산타워에서는 오밀조밀한 서울 도심과, 고급스럽거나 남루한 서울의 주택가가 고루 내려다보이는 반면, 부산에서는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항구도시에서 바다가 보이는 것은 얼핏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막상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대는 흔치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땅끝마을 해남 정도가 있을까. 타워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동안 누구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바다 위에 떠있는 여러 가지 배 혹은 각종의 실루엣들은 점점이 아름다운 풍광이 되어 줄 것이다.
 

부산포를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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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공원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야경들. 남항대교와 어우러져 로맨틱하다.

일제강점기, 어느 포구인들 일제 수탈의 손길이 뻗치지 않았겠느냐만, 부산포는 유난히 아픈 침략과 수탈의 역사를 겪었다 할 것이다. 그것은 19세기 강화도조약만 봐도 알 수 있다. 강화도조약은 우리나라가 외국에 대해 최초로 강제 개항을 당한 조약으로서, 당시 전국에서 항구 3곳을 개방하도록 문서에 명문화됐는데, 대상은 각각 부산항 인천항 원산항이었다. 강점 주체인 일본이 부산과 가까웠기 때문에, 이는 어쩌면 예견된 것이었는지 모른다. 

어찌됐든 부산항은 예부터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우리의 물산이 들고나는 장소로 기능했다. 그런 부산포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부산포는 우선 그 이름부터 현재는 부산항으로 바뀌었다. 부산항은 대중가요 등을 통해 사랑받은 지 오래며, 부산항의 바다와 하늘은 무엇이 더 푸르다고 단정짓기 힘들만큼 서로 그 ‘푸름’을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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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장군 동상은 늠름하게 부산 중구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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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공원 한가운데의 보신각. 매년 새해 종이 울리는 곳이다.

한편 용두산공원에는 근엄하면서도 익살이 느껴지는 용탑과, 부산 수호의 염원을 담은 이순신 동상, 그리고 각 반듯한 팔각정 등이 자리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국토의 남쪽에서 천천히 둘러보는 용두산공원은 이곳을 방문한 부산시민은 물론 국내 관광객, 그리고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에게까지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줄 것이다.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부산의 명소에서의 여유로운 산책은 부산 도심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어 줄 것이다.
 

용두산공원 사랑의 자물쇠 거리에는 한국어로 된 사랑 고백이 가득 쓰여 있다.

아울러 용두산공원을 더욱 특별한 곳으로 기억해주도록 하는 요인이 있다면, 바로 부산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는 명물이 된 지 오래인 이곳의 ‘사랑의 자물쇠’일 것이다. 세계 여러 도시, 여러 명소에 이른바 ‘사랑의 자물쇠’가 있지만, 부산 용두산공원의 자물쇠는 이곳만의 특별함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틀 테면 자물쇠 팻말에 쓰인, 한국어로 된 사랑 고백, 그리고 옆에서 들려오는 부산 바다의 짠 내음 같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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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면 다들 호화로운 곳, 럭셔리한 곳을 방문하기 바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부산 역시 또하나의 도시이듯, 부산 곳곳에 숨은 소박한 장소를 찾아다니는 것도 부산을 즐기는 즐거운 방법이지 않을까요?

트래블투데이 이나래 취재기자

발행2014년 12월 0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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