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타고 떠나는 서울 ‘맛’ 기행,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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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타고 떠나는 서울 ‘맛’ 기행


숨 막히는 교통 체증을 견디며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도심 속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행이 있다. 지하철 여행이 그것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구간을 순환하는 노선이다. 전체 50개 지하철역을 지나며, 총 연장만 해도 60여 킬로미터에 이른다. 길이도 길이지만 강남, 홍대 등 서울 도심의 주요 번화가를 지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2호선 지하철은 평일과 주말, 낮 시간과 밤 시간을 불문하고 늘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2호선이 정차하는 역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기로 유명하다. 산과 바다에서 나는 제철 음식이 별미라지만, 도심에서는 때를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더욱 인기를 끄는 법이다. 도심 속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지하철을 타고, 어느 때 가더라도 맛있는 음식이 준비되어 있는 곳을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추억의 맛이 있는 '신당동 떡볶이 타운'
- 2호선 신당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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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중년이 된 이들도 추억의 맛을 찾아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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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당동 떡볶이는 오래전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간식거리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8번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떡볶이 가게가 몰려 있는 ‘신당동 떡볶이 타운’이 나온다. 신당동에 처음 떡볶이를 파는 좌판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 직후의 일이다. 당시 신당동은 살림이 어려운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지척에 학교와 시장을 두고 있는 동네였다. 때문에 가난한 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떡볶이를 길거리 음식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이 떡볶이는 값이 싸면서도 맛이 좋아 금세 입소문을 탔다. 이후 이 일대에는 자연스럽게 다수의 떡볶이 가게가 들어서게 된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의 전성기는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였다. 80년대에 이르러 신당동 떡볶이 가게에는 사연과 음악을 틀어주는 ‘DJ박스'라는 것이 새롭게 생겨났는데, 당시 이른바 'DJ오빠’가 여고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이 골목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또한 이 때는 고교야구의 전성기이기도 했는데, 근처의 동대문야구장에서 야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가 끝난 뒤 찾아 온 학생들로 신당동 떡볶이 골목은 늘 북적였다. 떡볶이 골목에서 양복을 입은 중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면서도 쌉싸래한 맛이 있다면 바로 추억의 맛일 것이다. 누군가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래 전 아무런 걱정 없이 친구들과 수다삼매경을 떨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기 위해 같은 곳을 찾는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떡볶이 맛일지라도 그 깊이와 여운은 모두에게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달콤 쌉싸래한 추억의 맛이 궁금하다면 2호선 신당역으로 떠나보자.
 

 

하루의 고단함을 풀기 좋은 '왕십리 곱창 골목'
- 2호선 왕십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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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십리 곱창 골목은 마장동 일대에 가축시장 겸 도축장이 개장하며 번성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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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왕십리 곱창 골목에 가면 옛 맛을 느낄 수 있는 곱창을 만날 수 있다.

왕십리는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궁궐터를 정하러 왔다가 ‘십 리를 더 가라(往十里)’는 말을 들은 곳이라는 데서 그 명칭이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행정구역상 서울에 속하지만 서울 내에서도 변두리라는 이미지가 강한 지역이다. 왕십리 일대는 1890년대까지 배추밭이었다가 일제강점기 이후 공장지대로 변모한 바 있다. 이후 1960년대 들어 근처의 마장동에 가축시장 겸 도축장이 개장하면서 곱창집이 번성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곱창은 고기의 부산물이기 때문에 예부터 값이 쌌다. 때문에 곱창을 주로 찾는 사람은 형편이 어려운 서민이 대부분이었다. 값비싼 고기 대신에 고기를 먹는 기분으로 먹었던 음식인 것이다. 지금이야 수입 등으로 고기 값이 싸지면서 곱창이 별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지만, 예전에는 고기를 먹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로하는 음식이었을 터다. 도심이 개발되며 서민의 애환을 달래던 곱창 집들은 하나, 둘 사라져갔지만 왕십리 곱창 골목만큼은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곱창은 원래 소의 작은창자만을 뜻하지만, 돼지곱창, 양곱창 등도 아울러 곱창이라 부른다. 또 왕십리 곱창이라 하면 대체로 소곱창구이를 떠올리지만 곱창 골목에서는 곱창전골, 간, 천엽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한편, 왕십리 곱창은 대체로 삶아 익혀서 연탄에 초벌구이를 한 뒤, 다시 양념을 버무려 굽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돼지곱창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 양파와 깻잎 등 야채를 듬뿍 넣어 함께 볶고, 소곱창의 경우는 양념 없이 굽기도 한다. 곱창이 지글지글 익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는 새 군침이 꼴깍 넘어간다.
 

 

新 차이나 타운 '건대 양꼬치 골목'
- 2호선 건대입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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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대 양꼬치 골목에 있는 대부분의 점포들은 중국 동포들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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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꼬치의 맛은 커민(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이 들어간 향신료 '쯔란'이 좌우한다.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한강 뚝섬유원지 방향으로 약 200미터 정도 걷다가 오른쪽으로 꺾어 들면 일명 ‘건대 양꼬치 골목’에 이른다. 동서로 뻗은 600여 미터 남짓한 거리의 양 옆으로는 중국어로 쓰인 간판이 즐비하다. 간간히 중국어도 들려온다. 낯선 풍경 속에서 이윽고 낯선 냄새가 후각을 자극해 온다. 숯불에 양꼬치를 구워내는 냄새다.
 
양꼬치는 중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과거 중국 서북부 지역에 살던 위구르족이 만들어 먹던 음식으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위구르족이 중국 각지로 퍼지게 되면서 양꼬치도 중국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다. 중국어로는 ‘양러우촨(羊肉串)’이라고 하는 양꼬치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낯선 음식이었다.
 
이 골목에 처음 양꼬치 전문점이 들어선 것은 2001년의 일이다. 과거 광진구 자양동 일대는 성수동 공단에서 일을 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조선족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중국 동포들을 위해 중국 출신의 이학범 씨가 ‘경성양꼬치’를 연 것이 양꼬치 골목의 시초가 됐다. 처음에는 중국 동포와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찾았지만 지금은 양꼬치의 매력에 빠진 한국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 현재 거리에는 약 20여 곳의 양꼬치 전문점이 들어서 있으며 대부분 중국 동포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한편, 양꼬치는 소고기와 돼지고기와는 다른 풍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린다. 대부분의 양꼬치집은 갈빗살과 새김하고 남은 잡육 정도가 쓰이는데 갈빗살이 보다 맛과 질이 좋다. 쯔란(孜然)은 양꼬치의 맛을 좌우하는 향신료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인 커민이 공통적으로 들어가지만, 고춧가루, 소금, 깨 등 다양한 것을 섞어 만들기 때문에 집집마다 그 맛이 조금씩 다르다. 중국 전통의 양꼬치 맛을 보고 싶다면 2호선 건대입구역으로 향하라. 
 

 

아직 끝나지 않은 2호선 '맛' 기행
- 2호선 신림역, 을지로 4가역, 신천역, 홍대입구역

 

신당동 떡볶이 타운, 왕십리 곱창골목, 건대 양꼬치 골목 외에도 지하철 2호선을 타면 다양한 음식이 기다리고 있는 곳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먼저, 2호선 신림역 3, 4번 출구 지척에는 신림동 민속순대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민속순대타운에서는 오랜 전통을 간직해 온 백순대와 양념순대를 맛볼 수 있다. 또, 을지로 4가역에 가면 음식과 인정이 넘치는 광장시장을 만날 수 있다. 광장시장의 별미는 마약김밥과 빈대떡이다. 친구 또는 회사 동료와 함께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은 날이라면 2호선 신천역과 홍대입구역에 가면 좋다. 없는 안주 빼고는 다 있으니 무얼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이 펼쳐지는 음식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싶다면, 지금 당장 2호선에 올라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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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2호선에 올라타세요! 오랜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음식들이 2호선 정차역 곳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트래블투데이 엄은솔 취재기자

발행2015년 07월 0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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