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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쇼핑문화-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요즘 동대문을 가면 한국인보다 외국인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동대문’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예전엔 원단 및 부자재를 파는 종합시장 쪽과 다양하고 싼 옷들이 모여 있는 대형 쇼핑타운을 떠올렸을 테지만 지금의 동대문은 한두 가지로 이미지가 나뉘어 설명되거나 떠올려 지지는 않는 듯하다. 옛 운동장의 자리엔 먼 미래에서 온 듯한 디자인플라자, 그 맞은편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대형 쇼핑타운, 거기서 조금만 옆으로 가면 각종 잡화와 의류 원단 및 부자재를 파는 전문 도매 상가까지 이제 동대문은 도매시장으로도 아니고, 쇼핑거리만도 아닌 종합 문화공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민족자본 포목상의 시작이 일구어 낸 세계적인 대형 시장

 
  • 도매상가의 또 다른 시작 동대문종합시장

동대문시장의 시초는 오늘의 광장시장에서 출발한다. 을사조약 체결 후 일본인들의 남대문시장 장악에 맞서 조선 상인들이 세운 시장이 오늘의 광장시장이다. 출발 당시의 이름은 동대문시장이었으나 동대문종합시장이 세워지고 그 범위가 확장 되면서 광장시장으로 이름이 남게 되었다. 광장시장의 확장으로 동대문 일대가 활기를 띠면서 그 옆에 세워진 시장이 바로 동대문종합시장이다. 종합시장을 통해 각종 의류 원·부자재의 판매 시장이 확립되었고 주변에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동대문은 의류와 연관된 업종들로 채워졌다. 광장시장에서 시작된 도매시장은 이렇게 동대문 일대로 퍼져나갔고 도매시장의 형태로 자리하게 되었다. 
 

 
 

도매시장 타운에 들어온 소매 쇼핑문화

 
  • 동대문 소매시장의 초기 입점 건물들 

하지만 도매시장만 즐비한 가운데 동대문 운동장 일대로 거리 가판대 소매 상인들만 있던 곳에 최초 대형 소매시장의 문을 연 곳이 있으니 바로 오늘날에는 없어진 거평프레야이다. 도매시장 타운에 대형 소매시장쇼핑몰의 입점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갖가지 물건들이 한 건물에서 경쟁하며 판매 되다 보니 가격도 쌌지만 소매시장과 거리상 가까운 이점으로 유통비가 적게 드는 장점과 공장에서 바로바로 뽑아내는 신상 옷을 빨리 구매할 수 있는 대형 쇼핑타운은 그야말로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거평 쇼핑몰로 몰려들었고 한참 호황을 누리고 있을 즘, 큰 도로변으로 쇼핑객의 입·출입이 더욱 편리한 시설을 갖추고 하나둘 유사 쇼핑몰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주말이면 쇼핑몰 앞의 작은 무대에서는 쇼핑객 유치를 위해 이벤트와 가수를 초청하여 축제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이 건물 앞에서도 노래와 춤이, 저 건물 앞에서도 노래와 춤이 흘러 나왔고 동대문운동장역(현재 동대문역사 문화공원 역)일대는 덩달아 늘어난 가판대 상인들과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 주말마다 열리던 행사무대는 지금 조용하다. 

  • 쇼핑몰 컨셉을 바꾸면서 무대를 없애버린 두타 앞 광장

이렇듯 식을 줄 모르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동대문에 들어 오려는 소매 상권은 늘어만 갔다. 주변에는 서둘러 대형쇼핑몰들을 짓기 시작했고 그렇게 우후죽순 들어선 쇼핑몰들이 선 분양을 하며 공사에 착공했고 오픈을 앞두고 한국에는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늘 현금이 돌던 동대문시장은 외환 위기의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대형 쇼핑몰의 인기가 식지 않았다. 
 

 
 

위기가 가져다준 실패와 기회

 

외환위기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조금 단순히 생각해 보면 기업은 자금이 부족하여 파산을 맞고 그로인해 실직자들이 늘어났다. 또한 수출업은 환율이 오름으로 인해 돈을 벌었고 수입업은 결제액이 늘어 자금난을 겪는 형태였으니 어떤 업종에 있었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가구마다 상황이 달랐다. 모든 것이 혼란이었으니 현금을 가진 자만이 안도의 숨을 쉬고 있을 때였다. 패션의 발달로 수입 브랜드 옷이 백화점을 채우고 있었으니 백화점은 울고 싼 옷을 현금으로 사가는 사람들로 인해 동대문은 웃었다. 값싸고 질 좋은 옷들을 판매하는 동대문 쇼핑몰은 더욱 인기를 몰아갔다. 하지만 열흘 붉은 꽃이 없듯이 우후죽순 생긴 쇼핑몰들에 미분양과  공실이 나기 시작 했다. 드디어 소비자층의 가계에도 외환위기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분양은 되지 않았고 건물은 다 채워지지 않은 채 오픈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쇼핑객들은 비교적 사람이 많은 곳과 오랜 시간 인식되어 온 곳을 주로 이용하였다. 쇼핑몰 또한, 계속되는 침체로 극심한 호객꾼의 형태로 변해가자 동대문의 인기는 차츰 식어지고 있었다.
 

 
  • 주변 쇼핑몰 매장은 위로 올라갈수록 비어 있는 매장이 많다. 

  • 비어 있는 매장에 들어선 애완동물 샵

 

침체 속 변화가 가져다준 성공

 

과거의 호황을 기억 속에 묻어두고 호객꾼의 실적으로 매출을 올리던 쇼핑타운에 두타가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주변 쇼핑몰이 한두 평 매장에서 점원의 호객기술로 매출을 올리고 있던 당시, 두타는 한발 더 앞서 주변 상권 형태와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박리다매 저가 공략을 과감히 포기하고 매장 전체를 고급화 시켰다. 또한 시장 디자이너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디자이너 샵을 대폭 확대하면서 감각적인 패션 전문점으로 탈바꿈하였고 동대문쇼핑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던 흥정거래를 없애고 모든 매장에 정찰제를 시행하였다. 매장이 고급화 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들의 옷이 적극적으로 걸리면서 두타는 현재 동대문쇼핑타운중 가장 많은 손님을 유치하고 있다. 
 

 
  • 백화점과 흡사한 매장 분위기

  • 예전의 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타 건물 매장

하지만 처음부터 호황을 누린 것은 아니다 동대문과는 어울리지 않는 정찰제와 고급화 전략에 일반 소비자층의 발길은 주춤했다. 예쁜 옷은 상대적으로 많지만 동대문 저가 쇼핑에 낯선 정찰제는 매장 주들의 불만을 일으켰지만 꾸준히 고급화와 개성 있는 디자이너 샵을 고집하며 다른 쇼핑타운과의 차별화 전략에 성공하였다. 현재 동대문쇼핑은 저가 쇼핑과 개성 넘치고 고급스러운 고가 쇼핑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동대문의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된 동대문 최초 소매 쇼핑몰 거평프레야 건물에는 동대문의 이미지인 저가 상품과 디자이너샵 쇼핑몰이 아닌 기존 브랜드의 아울렛 매장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수많은 중국 관광객의 주머니를 독차지한 동대문 상권에 국내 기업들이 손을 뻗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특성상 디자이너 샵의 비율도 갖춘다고는 하지만 널리 알려진 고가의 아울렛 매장은 분명 또 다른 쇼핑문화를 낳을 것이다. 돈이 되는 곳이면 너나할 것 없이 몰리는 현상에 동대문은 이미 과부하가 걸린듯 하지만 대형 쇼핑몰은 점점 늘어만 간다. 현재 중국에서는 동대문 도매 시장을 벤치마킹하며 급속하게 그 모양을 쫓아오고 있다. 하여 도매시장의 저가 물건이 이미 상당수 중국산으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곳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예측하며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 디자이너의 끼와 특별한 옷을 구매하고 싶다면 두타를 이용하자. 구경만으로도 눈이 호강한다. 
2. 대중적이며 싼 옷을 구매하고 싶다면 굿모닝시티와 헬로우 APM을 이용하자. 한국의 저렴한 옷 가격에 외국인 친구도 깜짝  놀랄 것이다. 
3. 1번과 2번의 중간을 원한다면 밀리오레를 들러보자.
4. 주변 식당도 많지만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간 쇼핑에서 메뉴 통일이 안 된다면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시킬 수 있는 두타 7층 식당가를 이용하자.
5. 브랜드 옷을 구매하고 싶다면 두타 지하를 가보자. 브랜드 중 스포츠 관련 의류가 모여 있다. 또한 롯데 피트인 1층과 지하에도 스포츠 관련 의류가 구성되어 있다. 
 

백화점 입구처럼 형물이 쇼핑객을 맞는 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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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입구처럼 형물이 쇼핑객을 맞는 두타
  • 외부 휴식공간을 갖추고 있는 두타
  • 동대문 쇼핑몰의 화려한 불빛
  • 중국 관광객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 거리의 노점상도 그들에겐 기념할 장소가 되고 있다.
  • 간간히 만날 수 있는 점포정리 매장
  • 텅 비어있는 층에 옷이 아닌 다른 매장도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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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쇼핑 문화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동대문으로 문화체험을 떠나보자.

트래블투데이 이경숙 취재기자

발행2015년 02월 0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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