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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휘영청, 정월의 밤을 밝히네


매년 음력 1월 15일마다 뜨는 휘영청 밝은 달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트래블피플이 많을 터. 정월 대보름 하루쯤은 올빼미족이 되어 달을 바라보며 풍류를 즐기는 것도 매력적인 시간이 될 것 같다. 이를테면 사극이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선비들처럼 말이다. 만물이 잠든 시간을 틈타 나타나는 이 둥근 달을 위한 날이 있다니, 아무래도 선조들은 낭만적 기질이 다분했던 것이 분명하다. 자, 오늘 밤 달을 찾아 떠나 보자. [트래블투데이]에서 정월 대보름을 즐기는 팁들을 기사 곳곳에 녹여 드린다.

                    
                

정월 대보름은 어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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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영청 밝은 달과 귀밝이술의 모습이 꼭 닮았다.

정월은 음력 1월을 이른다. 한 해가 시작되는 달을 중히 생각한 것은 어느 시대에나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정월 대보름은 일 년 중 가장 밝은 달을 처음으로 맞이하는 날인 셈이다. 선조들은 이로부터 반년 뒤의 보름날(음력 6월 15일)인 백중(百中) 또한 중히 여겼다 하니, 보름달이 가졌을 상징적 의미를 짐작해 볼 수 있다. 

1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이 뜨는 날을 특별히 생각한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에서는 소정월(小正月)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는 상원(上元)이라는 이름으로 특별대우를 받아 왔던 것이 바로 대보름. 음력을 기준으로 삼는 문화권에서 달은 어머니를 상징하는 것이었고, 어머니는 곧 생명의 근원이자 대지가 된다. 작물과 사람을 비롯하여 이 땅에 뿌리내린 모든 것들이 건강하기를 비는 날이 바로 대보름날이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대보름의 세시풍속 또한 대보름의 유래와 연관이 깊다. 달집을 태우거나 농점(農占)을 치고, 지신밟기를 통해 대지(어머니)를 더욱 단단히 하며, 부럼과 귀밝이술을 통해 이로 깨물어 먹는 것 모두가 귀로 전해 듣는 소식에 건강한 복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짧은 지면을 빌려 대보름에 전해지는 세시풍속을 어찌 일일이 열거할 수 있겠느냐마는, 설과 대보름이 함께 있어 수많은 세시풍속을 접할 수 있는 달 또한 정월이니 아름다운 우리 풍속을 알아보려면 정월이 제격이라는 말을 전한다. 

 

달집을 태우러 가 볼까?

도심 속에서 타오르는 달집의 모습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대보름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거대한 달집이 활활 타오르는 진풍경일 것.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달맞이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이 축제에서는 어김없이 달집이 타오른다. 대보름날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축제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불을 지르기(?) 쉬운 해안 지방에서는 물론이고 도심에서도 거대한 달집이 활활 타오르곤 한다. 대보름 행사를 여는 곳이 많은 만큼 그 행사의 모습들도 각양각색이다. 복을 비는 굿을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불꽃놀이를 통해 달집이 타오르는 장면을 더욱 멋지게 연출해내는 곳도 있고, 척사대회와 사물놀이를 통해 흥을 돋워 주는 곳도 있다. 
 

불꽃놀이와 타오르는 달집의 조화가 이색적이다. 

대보름 축제에는 연 만들기,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팽이 돌리기와 같은 민속놀이들이 어김없이 등장하니 숨겨 두었던 실력을 뽐내 보자. 아이들과 함께 축제를 방문했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될 것. 잠깐! 해가 대보름날 가장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은 일 년 내내 운이 좋다는 속설이 있으니 틈틈이 달이 떴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좋겠다.
 

달을 맞이하는 날, 달처럼 손을 둥글게 맞잡은 이들의 노랫소리가 신비롭기만 하다.

해가 지기 전부터 서서히 달구어진 열기는 달집을 태우며 절정을 맞는다.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거대한 불길에 넋을 잃기 십상이지만, 이때 타오르는 달집 또한 잘 보아 두어야 할 것. 달집이 잘 타오르면 마을이 길하다고 하며, 달집이 쓰러지는 방향에 있는 마을은 일 년 내내 평안하다고 한다. 휘영청 달이 밝은 이 날, 흔히 추석에 벌이는 놀이인 ‘강강술래’를 프로그램에 포함하고 있는 축제도 많다. 달이 밝은 날에 아녀자들이 부르던 노래라 하니 대보름에 접한다 한들 큰 위화감은 없다. 
“강~강~술~래,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의 월이 ‘쟁반같이 둥근’ 저 달을 말하는 것인가 생각하는 사이 달이 밝은 밤은 깊어만 갈 것이다. 

 

달, 아름다운 저 달

월영교 위로 떠오른 달이 안동의 밤하늘을 비추고 있다.

축제에서 즐기는 달만이 대보름의 달이라 말할 수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밝은 달이 주는 정취를 한껏 즐기고 싶어 하는 트래블피플을 위해, 전국의 이름난 달맞이 명소들을 소개한다. 

일단 수도권에서는 아차산과 하늘공원, 달맞이봉공원 등을 달맞이명소로 꼽을 수 있겠다. 서울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들은 대보름이 아닌 날에도 야경을 보기 좋은 곳이다. 경기도 고양시의 행주산성과 경기도 광주시의 남한산성에서 달을 맞는다면 달에 담긴 전통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볼 특별한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충청남도 서산시의 간월암, 충청북도 영동군의 월류봉, 전라북도 부안군의 월명암, 전라남도 영암군의 월출산, 경상북도 안동시의 월영교 등 그 이름에 달을 포함하고 있는 명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과연 그 이름에 걸맞다 할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선사할 것인지는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두 눈에 생생히, 올해의 아름다운 첫 보름달을 담아온다면 올 한 해 좋은 일이 가득할 것만 같아 마음마저 편안해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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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고 있자니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달이 차오른다, 가자’가 떠오르는데요? 아름다운 달을 상상하며 함께 흥얼거려볼까요? ‘달이 차오른다~ 가자!’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3월 0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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