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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어떻게 정원이 되었나


남도에 다녀왔다. 여수반도로 내려가는 육지의 길목, 사통팔달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전남 철도교통의 중심 순천이다. 3월 초순이면 적어도 남쪽은 봄기운 가득할 줄 알았더니, 마침 꽃샘추위의 직격타로 제법 쌀쌀한 기간이었다. 대신 순천은 웅크린 봄을 다독이느라 맑고 청량했다. 언제부턴가 도시 아닌 정원이라 불러달라 말하는 순천, 그 구석구석을 뒤지면서 바라보고 또 생각했다. 그곳이 정원이 된 까닭에 대하여.

                    
                

순천 땅에 닿자마자 그 길로 달려간 곳은 장날을 맞은 웃장. 순천에 가면 결코 제외해선 안 될 것이 바로 웃장 국밥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맑고 따끈한 국물을 넘기자, 잠잠하던 시장기가 새삼 포문을 연다. 그 자리에서 30년을 장사했다는 아주머니는 손님이 오는 족족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정작 뭘 시킬지는 묻지도 않고 ‘집밥’ 차리듯 국밥을 차린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밥을 차려 먹인다는 표현이 떠올랐다. 생전 처음 보는 이와도 금세 친분을 쌓아 배웅까지 하는 그 푸근함이 순천의 첫인상이었다.
 
“섣불리 벽화를 그릴 곳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음으로 찾아간 국내 유일의 철도관사마을 순천 조곡동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곳은 이미 수차례 매스컴에 소개된 적이 있는데도 꽤 한산했다. 아니, 너무 조용해 괜히 발걸음 소리도 조심스러웠다. 마을을 관리하는 순천 호남철도협동조합에서는 이 마을이 일제하에 만들어진 데다, 당시 상황을 겪은 분들이 아직도 거주하고 있어 산 역사와 같다고 소개한다. 현재 조금씩 마을을 정비하고 박물관 조성도 추진 중이나, 뭣보다 마을에 담긴 역사적 의미가 퇴색되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알록달록 벽화만 예쁘게 그려도 금세 많은 이들이 찾아올 테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며 앞으로 길게 볼 일이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에서 고장의 역사를 지키려는 진정이 묻어나왔다.
 
마지막 하루는 통째로 순천 시티투어에 맡겼다. 넓은 순천 시내·외를 누비며 여행하는 기회로, 감칠맛 나는 해설이 묘미였다. 아홉 시간의 일정동안 낙안읍성, 선암사 등 굵직한 순천의 자랑거리 속에서 그 고장 사람들도 여럿 봤다. 하나같이 순천을 일목요연 잘 알고 사랑하며, 애향심 없인 결코 나올 수 없는 표정을 가졌다.
 
이번에 만난 순천사람들은 모두 풀과 나무 사이에 살고 있었다. 그들이 키우는 것은 낙안읍성이라는 고목, 선암사라는 오래된 매화를 피우는 나무, 순천만이라는 큰 갈대, 웃장이라는 아담한 꽃밭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정원이다. 아이러니하게 이번 일정에는 순천만도, 순천만정원도 포함하지 않았으나, 이 고장이 왜 정원인지를 십분 이해하게 됐다. ‘순천’이라는 이름의 정원 속에서 고목부터 새싹 한 포기까지 보듬고 먹이며 사는 사람들 덕분이다. 애향민들의 자부심 아래 그 나무들이 이토록 건강하고 아리땁게 자라고 있으니, 응당 정원이라 부를 수밖에, 다른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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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키우고 가꾸는 도시, 순천은 그래서 정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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