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현재, 전국은 축제로 또 한번 들썩거리고 있다. 봄인 만큼, 축제의 핫 키워드는 단연 꽃. 곧 벚꽃, 진달래, 철쭉 축제가 전국 각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국 팔도 각지가 축제로 분주한 가운데, 관광객들의 발길을 고대하는 또 다른 장소가 있다. 바로, 전통시장이다. 시골장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많은 전통시장이 현대화 사업을 거쳤지만, 그 중에는 아직도 시골장다운 모습을 갖춘 시장이 많다. 혹시 이번 주말 축제계획을 세웠는가? 유명한 축제에 갔다가 축제만 달랑 보고 돌아와 아쉬웠던 기억이 있는가? 혹은 모처럼 떠나는 축제길, 맛 좋고 가격도 싼 현지 전통시장 정보가 필요한가? 그런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봄 축제가 열리는 고장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5선!
1. 경남 하동 화개장터벚꽃축제 화개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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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경 하동십리벚꽃길은 장관이다.2
화개장터는 명성만큼 볼거리도 풍부하다.‘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중략)…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가수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 노래의 배경인 경남 화개장터에서 오는 4월 초, 벚꽃축제가 열린다. 정식 명칭은 ‘화개장터 벚꽃축제’. 섬진강과 화개동천을 따라 총 연장 25km 구간에 벚꽃이 흐드러진 이 길을, ‘혼례길’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청춘남녀가 이 길을 함께 걸으면 백년해로한다는 데서 ‘혼례길’이란 명칭이 유래했다고 한다.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둘러봤다면 화개장터 구경을 빠뜨릴 수 없다. 오늘날의 화개장터는 지난 2001년, 옛 화개장터를 복원한 시장이지만, 본래의 화개장터는 그 역사가 무척 오래됐다. ‘화개면지’에 따르면 ‘1770년대에 1, 6일 형식의 5일장이 섰다’고 돼있으니 말이다. 또한 ‘하동군사’에 따르면 ‘화개장이 전국 7위의 거래량을 자랑한 큰 시장이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그 규모 또한 상당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 복원된 화개장터에서는 지리산 야생녹차, 둥굴레 등 약재와 보리밥, 산채비빔밥, 재첩 등을 판매하고 있다. 화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200여 미터 거리로, 도보 5분이면 도착한다.
2. 전남 구례 산수유축제 구례5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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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피는 구례의 풍경이 아름답다.2
구례 5일장의 풍경에서 정이 느껴진다.전남 구례산수유축제가 오는 29일까지 열리고 있다. 장소는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 구례 산수유 축제장에서 자가용으로 약 30분 거리(20km)에 구례 5일장이 있다. 구례 5일장의 다른 명칭은 구례읍내장. 매월 끝자리가 3, 8로 끝나는 날에 장이 선다. 일제강점기부터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구례 5일장은 1959년부터 현재의 봉동리 189-5번지에 그 터를 확정했다.
구례5일장의 명물은 단연, 구례 특산품인 산수유. 산수유를 비롯한 생지황, 당귀 등의 한약재를 통틀어 판매하는 약재시장으로도 유명하다. 또 지리산 송이, 고사리, 토종꿀 등 토산품도 거래되고 있다. 구례 5일장은 예능 프로 1박2일에 방영되기도 했는데, 개그맨 이수근이 들른 ‘수구레국밥’이 인기다. 수구레선지국밥은 KBS ‘한국인의 밥상’에도 방영된 바 있다. 장터에서 국밥 한 그릇에 ‘산수유막걸리’ 한 잔 걸친다면 금상첨화다.
3. 진해 군항제 진해중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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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군항제가 열리면 벚꽃 상춘객들은 들뜬다.2
진해중앙시장의 볼거리는 무엇일까?진해군항제의 명성은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군항제 개최일은 오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간 열리는 이번 축제에 참여할 예정이라면, 진해중앙시장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군항제가 열리는 중원로터리에서 자가용으로 약 5분 거리(1.7km)다. 진해중앙시장은 6.25전쟁 발발 이전인 1946년에 개설, 현재 280여 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명실상부한 진해구 최대, 최대의 전통시장인 셈. 한 가지 더하자면 이곳의 문화, 예술적 전통이다. 6.25전쟁을 계기로 시인 유치환, 서정주, 화가 이중섭 등이 남녘으로 피난을 왔고, 진해중앙시장내 ‘흑백다방(유택별 화백 운영)’에서 예술적 교류가 활발했던 것.
진해중앙시장의 유명한 먹거리는 무엇일까? 진해구가 소속한 창원시가 바닷가 도시인만큼, 어시장이 유명하다. 진해중앙시장 지하의 어시장에는 멍게, 해삼과 각종 모둠회를 즐길 수 있다. 먹고 싶은 생선을 골라 일명 ‘초장집’에서 식사를 주문하고 소정의 상차림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면 즉석에서 신선한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만약 주머니 가벼운 청년들이라면, 군항제 시즌에 특히 인기 있는 ‘벚꽃빵’으로 소소한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4. 전주동물원 야간벚꽃놀이 막걸리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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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벚꽃놀이로 유명한 전주동물원은 낮 동안 어린이들도 많이 찾는다.2
전주 막걸리골목에 등이 환하게 켜져 있다.전국 모든 꽃놀이가 낮에만 성황인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꽃 축제는 낮에 시작해, 어스름 무렵 폐장하지만 전북 전주동물원은 예외다. 해마다 열리는 전주동물원 야간 벚꽃놀이는 지역 주민들은 물론 인근 한옥마을 관광객 등을 유입하면서, 점차 그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동물원 내 벚꽃거리에 조명을 설치해 밤 10시경까지 낭만적인 풍광을 연출한 것. 이러한 ‘밤의 꽃놀이’를 즐겼다면, 혹은 즐길 준비가 됐다면, 전주의 ‘막걸리골목’을 놓칠 수 없다.
전주동물원에서 자가용으로 20분 거리(10km)에 있는 완산구 삼천2동 소재의 막걸리골목은 막걸리 뿐 아니라 안주로 두부김치, 게장, 꼬막 등을 판매하고 있어 왁자한 술상을 연출한다. 인근 남부시장 등 전통시장에 비해 ‘막걸리’에만 특화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때 수출 붐이 일었다가 다시 주춤해진 우리나라 전통 술 막걸리. 전형적인 시골장 풍경은 아니지만, 이 또한 언젠가는 우리네 삶의 옛 풍경으로 기억될 지 모른다. 덧붙이는 말 하나. 전주 막걸리골목에 갔다면 전주의 ‘프리미엄 막걸리’로 통하는 전주 모주를 꼭 맛 볼 것을 추천한다. 전주 모주는 낮은 도수(1.5도)의 막걸리로서, 배즙과 녹차분말, 한약재 등을 섞어 만들어 향긋하고 달콤한 막걸리로 통한다. 전주의 또 다른 명물인 콩나물국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일품이다.
5. 여수 영취산진달래축제 여수중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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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영취산철쭉은 국내에서도 손꼽힌다.2
여수중앙시장 풍경이 정답다.전국 3대 진달래 축제로 꼽히는 여수 영취산진달래축제. 올해 영취산진달래축제는 4월 초 열릴 예정이다. 영취산에서 자가용으로 약 30분(14km) 거리, 여수 교동 400-1번지에 여수중앙시장이 있다. 여수중앙시장은 6.25 전쟁 발발 이전부터 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수의 다른 시장(진남시장, 봉산시장 등)이 1980년대 이후에 들어선 데 비해, 그 역사가 40년 가량 앞선다. 여수중앙시장의 대표 먹거리는 여수의 별미 서대회, 갓김치, 간장게장이다. 이 세 가지 음식은 이른바 여수 3미로서, 여수에 갔다면 맛봐야 할 여수 별미다. 서대회란 서대라는 물고기를 갖은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린 음식. 새콤한 맛이 그대로 ‘밥도둑’이다. 과거 조선 시대에 왕의 수라상에 오를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꽃 축제를 보러 떠나는 트래블아이는 전통시장 구경도 함께 하며, 일석이조 여행을 해보려 합니다. 트래블피플이 뽑은 올 봄 최고의 전통시장은 어디인가요?
글 트래블투데이 이나래 취재기자
발행2015년 03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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