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고궁으로 봄나들이 갈까? <경복궁 편>,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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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고궁으로 봄나들이 갈까? <경복궁 편>


경복궁은 조선 왕조의 법궁이다. 북악산을 병풍 삼고 한강을 마주한 궁궐이다. 그 옛날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다. 만약 조선 시대에 평민이 ‘경복궁에 꽃 구경 가자’ 말했다면, 그 말은 곤장 감이 됐을지도 모른다. 어느 누가 감히 임금의 처소로 꽃구경 갈 생각을 했을까. 하지만 오늘날 경복궁은 개방된 지 오래다. 남녀노소 국적 불문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특히 따뜻한 봄이면 경복궁은 내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봄날 경복궁을 방문한다면 고아한 건축미에 반하고, 피어난 봄꽃의 향연에 또 한 번 반할 것이다. 경복궁 봄나들이를 소개한다.

                    
                

교태전 후원 아미산에 앵두꽃 피네…

  • 교태전 후원의 아미산은 경복궁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천지를 이루어내는 곳이다.

예부터 집안의 꽃을 가꾸거나 아끼는 건 안주인의 몫이었다. 이는 왕실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조선 왕조의 경우 ‘장원서’라는 별도의 기구가 궁궐의 조경을 관리하긴 했으나, 오늘날까지 경복궁에서 ‘꽃’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 후원이다. 교태전 후원에는 아미산과 굴뚝이 있다. 아미산은 계단 형태로 된 일종의 뒤뜰인데, 봄이 되면 이곳에 앵두꽃과 매화 등이 핀다.
 
경복궁의 앵두나무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조선의 두 성군(聖君)으로 불리는 세종, 성종이 좋아한 과일이 바로 앵두다. 세종은 앵두를 어찌나 좋아했던지, 아들 문종이 아버지 세종을 위해 손수 경복궁 후원에 앵두를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다. 성종 역시 자신에게 앵두를 바친 관리에게 활을 내려주었다 한다. 앵두는 피로를 해소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는 효과가 있는데, 두 임금이 각각 조선 과학과 음악의 위업을 달성한 것은 앵두를 즐겨 먹은 덕분이 아니었을까. 앵두꽃은 보통 4월 초에 개화하므로, 경복궁에 가거든 유심히 보면 좋을 것이다.

 

꽃보다 ‘꽃담’... 자경전 꽃담길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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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경전 꽃담에는 꽃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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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경전에서 비현각 방향으로 발걸음을 틀면 만첩 홍매화를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자경전은 고종의 양어머니 신정왕후를 위해 지어진 건물이다. ‘자경(慈慶)’이란 명칭만 보아도 그 용도가 짐작된다. 남의 어머니를 부를 때 ‘자당’이라고 부르는데, 그와 똑같은 ‘자(慈)’를 쓴다. 자경전은 꽃담으로 유명하다. 요즘 생활 공예에서는 ‘테라코타(초벌구이라는 뜻)’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자경전 꽃담이 바로 조선의 테라코타 작품이다. 이곳 꽃담은 매화, 국화, 연꽃 등 아름답고 귀한 꽃을 초벌구이 방식으로 제작했다. 한편 자경전에는 십장생 굴뚝(보물 810호)도 있는데, 불로장생을 뜻하는 십장생과 박쥐 문양이 새겨져 있다. 갖은 봄꽃들의 손짓에 황홀해졌다면, 자경전 꽃담 길에서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

 

경회루와 향원정, 국립민속박물관 가는 길

  • 4월 초가 되면 경회루 앞마당에 능수 벚꽃이 흐드러진다.

경복궁의 꽃을 이야기하면서 연회지인 경회루와 향원정을 빼놓을 수 없다. 경회루는 외국 사신을 접대하거나 궐내 연회를 베풀 때 사용하던 누각이다. 봄이 되면 경회루 일원에 능수벚꽃이 흐드러진다. 축 늘어진 가지 따라 알알이 맺힌 벚꽃은 경회루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한다. 능수벚꽃이 피어나는 시기는 4월 초다. 4월 말까지 능수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또 경회루보다 더 안쪽에 있는 정원인 향원정 일원에서도 갖은 봄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만약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을 지나 사정전, 교태전, 향원전 순으로 관람하고 국립민속박물관 쪽 출구로 나가려거든 역시 눈여겨볼 곳이 있다. 경복궁과 민속박물관 사이에 조성된 꽃밭이다. 이곳에서도 매화와 복수초 등 아름다운 봄꽃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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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수 놓인 경복궁으로 봄나들이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즐기는 꽃놀이와는 다르게 고아한 정취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7년 03월 1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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