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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도자기를 말하다!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


2년에 한 번, 경기도에 흙 내음이 퍼진다. 전통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트래블피플이라면 이미 이 구수한 냄새를 맡았을 지도 모를 일. 4월 24일 ‘2015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가 개막했다. 올해로 8회 째를 맞는 이 축제는 격년에 한 번, 봄이나 가을을 택해 한 달에서 두 달 가량 열리는 도자 분야 최고의 축제다. 기간도, 규모도 남다른 이 축제를 위해 경기도가 뭉친다. 정확히 말하자면 경기도 광주시와 경기도 이천시, 경기도 여주시가 뭉친다.(통합권 구매를 통해 세 지역의 비엔날레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경기도가 자랑하는 도자기의 고장 세 곳에서 나란히 봉화가 오르니, 개최지 또한 남다르다 할 수 있는 이 축제로, <트래블투데이>가 트래블피플을 이끈다.

                    
                

색, ‘Ceramic Spectrum - 이색, 본색, 채색’

본격적으로 축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우선은 도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는 것이 좋겠다. 도자기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의 삶과 함께 해 왔다. 세계 각국의 도자 문화가 발달했다고는 하나, 우리나라의 도자기는 그 중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우리 도자기는 소박하면서도 깊은 멋을 낸다. 조선 백자를 대표하는 ‘달 항아리’는 물론, 우리 역사상 가장 화려한 도자기인 상감 청자 또한 그 곡선이 아름답기는 매한가지. 우리 도자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흙, 물, 불, 그리고 영혼이라 하니 빛깔과 무늬 이외의 기교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도자기에 도공의 영혼이 담겨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영혼까지 담아낼 수 있을 듯 유려한 곡선은 우리 도자기를 세계 도자 경매 시장의 맨 꼭대기에 올려다 놓았고, 도자 기술을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로 향하는 발길 또한 하루 이틀 동안 이어졌던 일은 아니다. 특히 우리 도자기를 탐한 것은 일본이었으니,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 간 도공의 수가 어마어마하여 임진왜란에는 ‘도자기 전쟁’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기도 하다. 

  • 2015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가 어떤 빛깔로 다가올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흙으로 빚는 미래’를 꿈꾸며 시작된 경기 도자 비엔날레는 ‘문화를 담는 도자’를 소개하다가, 이제 ‘도자기를 통해 보는 세상(Ceramic Spectrum)’을 말한다. 그러니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를 찾는 마음이 가볍기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음속에는 우리 도자기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꾹꾹 눌러 담은 채, 조금은 진지한 걸음으로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를 찾아 볼 것을 당부한다.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 - 광주시 편

광주시의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는 곤지암 도자공원에서 펼쳐진다. 광주시는 사옹원 분원(司饔院 分院. 관어용 도자기, 혹은 왕실용 도자기를 조달하던 곳.)이 있던 왕실 도자의 고장으로, 아직도 ‘분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역이 남아 있기도 한 고장이다. 광주시에 남아 있는 가마터만 300여 개소가 넘으니, 광주 도자기의 옛 명성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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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지암 도자공원은 축제 기간이 아닐 때에도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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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 비엔날레의 마스코트 '토야'가 줄지어 인사를 건네고 있다.

광주시에서 열리는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는 지역 도자 축제인 제 18회 광주 왕실 도자기 축제를 겸하며, 경기 도자 박물관에서는 ‘제 4회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공모전’의 수상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의 특별전인 ‘본색공감 : 동아시아 전통 도예전’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볼거리인데, 이 전시에서는 한국, 대만, 일본, 중국의 4개 국가에서 출품된 도자기들을 한 데 모아 동아시아 도자 예술 세계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곤지암 도자공원은 스페인 조각공원, 자연 생태원과 이어져 있으니 이곳들까지를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다. 특히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모습을 자랑하는 자연 생태원의 늪지에는 수련이 가득 자라고 있으니, 날씨가 무더워졌을 무렵 이곳을 다시 찾는다면 만발한 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곤지암 도자공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화담 숲 또한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유명한 곳이라는 사실 또한 덤으로 전한다.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 - 이천시 편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도자기의 절반가량은 이천의 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도자기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곳, 이천에는 세라피아와 가까운 곳에 200여 개의 가마들이 모여 있으니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때에 이 고장을 방문하더라도 도예 체험의 기회를 누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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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 체험의 기회가 많은 이천시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다. 

이천에서 열리는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는 다른 두 지역의 축제보다 규모가 큰 편이다. 때문에 2015 국제 도자 학술 행사와 국제 도자 워크숍이 모두 이천 세라피아 내에서 열리기도 하며, 축제를 기념하여 열리는 ‘수렴과 확산’전을 감상할 수 있기도 하다. 도자기의 개성적인 표현을 뜻하는 수렴, 그리고 사회와 문화 속의 도자기를 들여다보는 확산. 이 두 가지의 키워드가 도자기에 대한 여행자들의 식견을 넓혀 줄 것이다. 

광주시와 마찬가지로, 이천시에서도 지역 도자 축제로 제 29회 이천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특히 이천 세라피아의 세라믹스 창조센터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 공모전인 ‘2015 국제 공모전’ 수상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세라피아 근처에는 이천 쌀의 진미를 느껴 볼 수 있는 이천 한정식 거리가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자.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 - 여주시 편

여주시는 현대의 도자문화를 꽉 쥐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미 20여 년 전에 여주민속도자기사업협동조합이 설립되었으니, 이제 국내 생활 도자의 절반 이상이 여주시에서 생산되고 있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꼭 닮아 있으면서도 부담 없이 구매 가능한 여주 도자기는 도자 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편. 도자기의 매력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단 여주에서 열리는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부터를 둘러보는 것이 좋겠다. 

  • 생활 도자기의 고장인만큼, 여주에서 열리는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는 '친근함'의 면모가 강하다. 

더욱이,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를 기념하는 특별전인 ‘오색일화 : 감각을 채색하다’가 여주에서 열리니 축제 기간 내 여주 도자세상에서는 색색깔로 채색된 아름다운 도자기들을 만나볼 수 있기도 하다 색과 감각을 주제로 선정된 도자기들을 만나볼 수 있는 만큼, 다른 지역의 특별전보다 시각적 재미가 두드러지는 전시라 할 수 있겠다. 

‘왕가의 산실’로 불리는 여주에서는 아홉 명의 왕비가 태어났으니, 명성황후 또한 그 중의 한 명이다. 때문에 여주에서는 명성황후 생가의 생가를 만나볼 수 있기도 한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높이 평가받는 성군인 세종대왕의 능 또한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겠다. 제 27회 여주 도자기 축제까지도 찬찬히 둘러보아야 하니 여주시를 찾을 때에는 특히 시간적 여유를 넉넉히 두어야 하겠다.
 

슬로건으로 보는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를 찾으면 야외 도자 작품을 비롯한 ‘전시’ 프로그램 외에도 우리나라 도자 명장들에게 도자기를 배워 볼 수 있는 기회, 흙을 쌓거나 밟아 보는 체험, 아이들을 위한 체험형 교육 전시 등이 함께 준비되어 있다. ‘비엔날레’ 안에 전시 행사라는 말이 담겨 있기는 하나,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는 도자기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도자기를 통한 문화적 가치의 재생산과 화합을 꾀한다.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의 이런 면모는 축제의 슬로건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으니, 역대 축제의 슬로건을 통해 우리가 이 축제로 하여금 어떤 가치를 얻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라며 본고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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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요소를 말해보라고 하면 으레 한복, 김치, 불고기 등을 말하기 마련인데요, 우리 도자기 또한 세계에서 인정받는 으뜸 문화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5년 05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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