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 미국 타임지에서 그해 ‘최고의 발명품 25선’ 중 하나로 ‘셀카봉(Selfie-Stick)’을 선정했다. 스스로의 모습을 찍은 ‘셀카’, ‘셀피’를 온라인으로 익숙하게 공유하는 시대에 셀카봉은 혁신적일 수밖에 없는 물건. 이제 여행을 떠나기 전 기다란 막대기만 구입하면 누구나 널찍하고 자연스러운 셀카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셀카봉 열풍 속에, 2015년 2월, 워싱턴 국립미술관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미국의 주요 박물관들이 돌연 셀카봉을 반입 금지 품목으로 정했다. 그 범위는 프랑스, 중국 등 다른국가들과 행사장, 축제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 셀카봉을 쥔 사람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오늘날 세상의 환영과 거부, 정확히 그 중간에 위치한 ‘셀카봉’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무려 90년 전, 1926년 한 영국인 부부가 막대기 끝에 카메라를 달아 셀카를 찍은 기록이 있는가하면, 일본 카메라 제조사 ‘미놀타’가 최초 개발했다고도 한다. 그중 상업용에 대한 공식 기록에 의하면 일본인 우에다 히로시와 미마 유지로가 그 효시로, 1983년의 일인데 당시에는 최악의 발명품에 뽑히기도 했단다. 그러다 최근 SNS와 셀카, 스마트폰 카메라의 인기가 셀카봉을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만든 것. 게다가 그 열풍이 시작된 것은 2011년 경 다름 아닌 한국으로, TV프로그램에서의 노출, 소셜커머스로 저렴한 판매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혼자서도 원하는 스스로의 모습과 시원한 풍경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셀카봉은 손쉽게 구현해주었다.
그러나 말했다시피, 셀카봉에 대한 다른쪽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해외 주요 박물관, 축제장에서는 긴 길이의 셀카봉이 다른 사람들의 공간을 침해하고 관람을 방해할 뿐 아니라, 제한구역을 넘어 작품을 촬영하는 등의 위반사례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여행자들의 비판여론도 적지 않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채 기다란 막대기를 쭉 뻗는 행태가 여행자로서의 예절을 무시하는 이른바, '신식 민폐’라는 것. 거북한 자아도취의 상징이라며 ‘자아도취봉(narcissi-stick)’이라는 노골적인 표현도 등장했다.
이제 어딜 가나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셀카봉 족’을 볼 수 있다. 모르는 이에게 쭈뼛쭈뼛 부탁할 것 없이 마음에 드는 사진을 실컷 찍게 된 일이 과연 배트맨의 새로운 무기처럼 마냥 잘된 걸까? 셀카봉의 동행으로 마주 보게되는 자신의 얼굴은 당시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듯해도, 돌아보면 그로인해 더 고독하진 않았는지. 물론 여행의 즐거움은 개개인의 취향에 달려있겠으나, 사진 속에 멋진 얼굴과 배경은 있을지라도, 과연 추억까지 담겼는지는 스스로에게 한 번쯤 물어볼 일이다.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 말에는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도 포함돼있죠. 트래블피플 여러분은 여행 중 타인과 스스로의 눈동자 중 무엇을 더 많이 보게 되시나요?
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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