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에 자리잡고 있는 북촌댁은 안동 하회마을 북촌을 대표하는 고택이다.

• 

  오랜 전통을 이어온 선비정신

북촌댁은 1797년(정조 21) 류사춘이 집을 짓고 만수당이란 이름을 붙였다가 이후 류사춘의 아들 류이좌가 집을 중수하면서 화경당이라고 당호를 바꾸며 지금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 안채와 사랑채, 큰사랑채와 대문간채, 사당을 두루 갖춘 북촌댁은 전형적인 사대부가의 면모를 갖추고 있으며 선비의 기품과 학식을 보존하고 있다. 

• 

  여전히 반듯한 명문가의 가풍

북촌댁의 대문채는 화방벽으로 꾸며져 장식효과는 물론 화재를 막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집안의 가장 웃어른인 할아버지께서 거주하시던 큰사랑 북촌유거는 간혹 외빈 접객용으로도 사용하였다. 사방으로 난 문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으며 정면 7칸, 측면 3칸 건물로 2칸 방 2개, 1칸 방 2개, 4칸 대청, 3칸 누마루, 3칸 규모의 정지와 그 위에 같은 크기의 다락, 그리고 5칸의 퇴, 5쪽의 쪽마루로 이루어져 있다. 북촌유거의 방은 전(田)자 형을 하고 있어 각각의 방의 공간의 역할을 나누어 사용하였다. 대청마루에 걸려 있는 홍패는 류도성 선생의 호로 조선시대 과거 급제자에게 국왕이 내린 합격증으로 정조대왕이 하사한 것이다. 북촌유거의 현판에 새겨진 '석호'는 5대조인 류도성 선생의 호로 북촌유거의 방 구조와 함께 눈여겨 볼 부분이라 하겠다. 

• 

  300년된 소나무가 고택과 함께 늙어간다.

북촌유거 뒤편으로 가면 수령이 300여 년이 된 소나무가 있다. 낙동강이 마을을 S자로 휘돌아 가는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물동이동 소나무라 불린다. 류사춘이 집안의 번영을 기원하며 심은 것이다.
 
화경당은 중간사랑방으로 바깥주인이 기거하던 방이다. 화경당의 편액은 학서 류이좌의 당호로 가족과 친족 간의 화목함과 웃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 더해져 있으며 석봉 한호의 글씨다. 화경당은 수신와와 한 건물에 나란히 배치되어 있으며 2칸 방, 1칸 대청, 3칸 퇴, 대청 오른편으로 쪽마루를 설치하고 난간을 둘렀다. 대청보다 난간을 높은 것은 북촌유거에 머무는 웃어른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게끔 만들어 놓았다. 수신와는 집안의 손자가 기거하던 작은 사랑으로 1칸 방, 1칸 대청, 2칸 퇴로 이루어진 사랑 중 가장 작은 규모이다. 방 오른쪽에는 안채로 드나들 수 있는 작은 쪽문이 마련되어 있다. 수신와의 뜻은 언제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 겸손하고 삼가라는 뜻으로 해사 김성근 선생의 글씨다.
 
안채는 보기 드문 2층 구조로 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길고 굵은 대들보를 얹어 위엄 있고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안주인이 기거하던 안방은 북촌유거와 같은 전(田)자 형으로 이루어져있다. 부엌과 안방, 대청과 고방, 툇마루 등으로 갖춰져 있으며 부엌은 3칸 반의 큰 규모로 안주인의 넉넉함과 대부호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곳이다. 4칸의 대청과 1칸의 고방과 함께 윗상방은 며느리가 기거하고 툇마루와 연결된 아랫상방은 살림을 물린 노부모가 사용하는 방이다. 며느리가 기거하던 방과 노부모가 기거하는 방에 통로가 있어 개인 생활을 존중하였다. 사당은 안채와 큰사랑채 뒤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안채에서 사당으로 바로 갈 수 있으나 사랑에서는 사당으로 바로 갈 수 없어 헌춘문과 담장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이는 선조들을 배향하고자 하는 마음이 깃든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격식을 갖춘 홑처마 맞배지붕을 하고 있다.
 
북촌댁의 유물로 눈여겨봐야 할 곳은 윗상방과 아랫상방 사이 통로에 놓인 꽃가마로 북촌댁에서 소장하고 있는 가마이다. 200여 년의 세월이 깃들었으나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이밖에도 새해를 송축하고 재액을 막기 위한 그림인 세화와 독도와 간도를 우리 영토로 표기한 도성팔도지도 등의 소중한 자료도 보존하고 있다.
 
북촌댁의 초가 가람집은 북촌댁 인근에 위치한 초가집으로 150년 된 외형에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조하여 고택체험이 가능한 장소로 제공되고 있다. 총 3동으로 구성된 가람집은 실내에 취사시설과 현대식 화장실, 샤워시설이 완비되어 불편함 없이 고택의 정겨움을 누릴 수 있다. 

• 

  어르신들의 가슴 한켠에 그리움이 가득찬다.

오래됨과 큰 규모만으로 위대함을 품을 수 없는 것처럼 북촌댁은 단순히 옛집이라는 이름으로만 그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세월을 거치며 선조들이 남긴 뜻을 받들어 보존하며 전통의 향기가 이어지도록 노력한 시간과 공이 깃들어 있기에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안동 하회마을의 명품고택으로 자리 잡은 북촌댁에서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과 마주하며 한옥이 주는 소소한 멋을 발견하며 자신도 모르게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는 변화를 만날 수 있다. 

*주변관광지

안동하회마을 만송정숲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만송정숲은 조선 선조 때 류성룡의 형인 겸암 류운용이 부용대의 거친 기운을 가라앉히고 북서쪽의 허한 기운을 메우기 위해 소나무 만 그루를 심었다 하여 붙어진 곳으로 100여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소나무가 숲을 이뤄 장관을 이룬다.
 
하회세계탈박물관
한국탈은 물론이고 세계 각지의 탈을 관람할 수 있는 하회탈박물관은 안동 하회마을의 문화로 잘 알려진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우리나라 탈의 제작과정과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전 세계 35개국의 약 2천 점의 탈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겸암정사
겸암정사는 류성룡의 형 감암 류운용이 학문을 연구하던 곳으로 부용대와 옥연정사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낙동강이 내려다보이고 능허대와 입암을 볼 수 있어 풍광도 아름다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