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다하는 섬김과 이음, 안동김씨태장재사(安東金氏台庄齋舍),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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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다하는 섬김과 이음, 안동김씨태장재사(安東金氏台庄齋舍)


오랜 가문들이 저마다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경북 안동시의 천등산 자락 아래엔 유난히 맑고 청명한 바람이 분다. 조용한 시골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던 차에 경운기 소리가 '덜덜덜' 울리며 생각에 한 스푼 소리를 보탠다. 누군가는 젊은 사람들이라고는 모두 떠나고 외지 관광객들만 남아버린 외롭고 쓸쓸한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뿌리 그리고 조상들을 대하는 예로 그 의를 다하는 곳인 만큼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대부분의 자손들도 전통가옥에서 그 가풍을 잇기란 쉬운 선택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불편하고 외롭고 쓸쓸한 선택이다. 그러나 이들은 조상들을 섬기고 그 뜻을 헤아려 온전히 그들의 삶을 고택과 함께하고 있다.

                    
                
  • 경북 안동에 위치한 안동김씨 태장재사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안동김씨태장재사.

자연과 세월이 빚어놓은 안동김씨태장재사는 안동김씨의 시조인 김선평의 단소를 지키며 제사를 지내기 위한 곳으로 건립됐다. 이곳이 기억하는 역사는 여전히 우아한 기품이 흐르고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태장리마을 건너편 산기슭의 한쪽에는 신도비각이 있고 길 북쪽으로 붙은 작은 실개울 위에는 시멘트 다리가 걸쳐져 있으며, 그 안쪽으로는 소나무숲이 울창하다. 마을 뒤쪽에는 넓지 않은 공간이 있는데, 골짜기가 좀 넓게 벌어져 있다고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골짜기 아래쪽 나무숲 사이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 한쪽에는 네모난 인공 연못이 있다. 그 위쪽으로 진입로가 뻗어 있고, 그 위쪽 산기슭에 안동김씨태장재사가 위치하고 있다. 
 

  • 호젓하지만 결코 쓸쓸하지 않은 태장재사

호젓하지만 결코 쓸쓸하지 않은 안동김씨태장재사의 모습이다.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날아온 솔향은 그윽한 취기를 선물한다. 거기에 걸걸하고 투박한 소리지만 정겹기만 한 주인 어르신의 반가움이 더해지면 운치 가득한 고택의 면면이 궁금해진다. 함부로 기웃거리는 손님을 내치지 않고 도리어 찾아주었다는 것에 한없이 고마움을 표하는 그 마음에 벌써 뭉클해진다.
 

  • 사람사는 냄새가 나서 더 정겨운 태장재사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안동김씨태장재사는 더욱 정겹기만 하다.

이상루로 가는 곳에 놓은 계단을 밟아 오르면 비로소 계절을 입은 이상루가 보인다. 이상루는 정면 7칸, 측면 2칸의 2층 누각으로 중앙의 처마 밑에는 ‘이상루(履霜樓)’라는 현판이 있다. 멀리서 바라본 이상루는 제사를 지내는 곳이라 그런지 다소 무거운 기운이 가라앉은 것 같으나, 가까이 다가가 그 속에 들어서면 무거움은 진중함과 섬김의 예로 바뀌어간다.

이상루의 '이상'은 서리를 밟으며 새벽 일찍 조상을 섬기기 위해 움직인다는 의미이다. 이상루 1층 7칸 중 제4칸에는 두 쪽 대문이 있다. 건물은 ㅁ자집의 재사와 一자형의 이상루, ㄷ자형의 관리사 등 모두 3동이다. 재사는 민도리집의 간결한 건물로 제수를 준비하는 유사실과 전사청, 참제원실이 있다. 이상루는 묘제 후에 음복례와 문중회의를 여는 장소로 사용하고 이익공의 팔작지붕 건물로 상부는 3면에 판벽과 판문이 있다. 경북의 재사 건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각 부분이 용도에 따라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건물로, 매년 음력 10월 무렵에 묘제를 지낸다.
 

  • 따뜻함이 묻어나는 살림집

살림집 안에는 따뜻함이 묻어난다.

태사공(太師公)의 신도비명(神道碑銘)을 보면, 그는 신라 말에 고창성주가 되어 고려의 태조가 견훤을 토벌할 때 권행, 장길 등과 더불어 귀부, 병산승첩을 이루어냈다. 그 공으로 삼한벽상공신의 호를 주고 고창을 안동부로 승격시켰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후손들이 본관을 안동으로 삼게 됐다는 것이다. 안동김씨태장재사는 높은 석축을 쌓고 그 위의 산기슭 경사면에는 나무와 잔디를 심어 정원 형태를 갖추었으며, 그 경사면 위에 재사 건물을 세웠다. 길에서 재사 입구까지는 16계단을 만들어 산기슭의 기울기를 극복했다. 안동김씨태장재사의 정문을 통과해 5단 계단을 올라가면 직사각형의 안마당을 볼 수 있다.
 

  • 창호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창호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따스해 보인다.

옛것을 쫓는 삶을 퇴화된 삶이라고 칭하거나 고리타분하다고 한다면 고택에서 머물기를 추천한다. 댓돌 하나에도, 돌 틈 사이에 난 작은 들꽃이 주는 소박한 감사와 용기를 배울 수 있는 고택은 여전히 켜켜이 쌓아 올린 세월 속에 또 다른 세월의 층을 쌓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후손으로서 조상의 뜻을 기리며 제사를 지내는 것을 고집으로 생각하지 않고 참된 섬김이라 여기는 이들의 마음이야말로, 훗날의 마지막 세대까지 이어나가야 할 참된 고집이 아닐까.

 

주변 관광지

하회세계탈박물관
한국과 세계의 탈을 전문적으로 전시하고 있는 전문박물관으로 탈과 탈춤에 대한 사진 자료와 탈을 만드는 재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하회마을의 부용대의 이름을 따서 부용탈방이었으나 1985년부터 하회동 탈방이라 부르고 있다.

안동하회마을
1984년 1월 10일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되었다. 민속적 전통과 건축물을 잘 보존한 풍산류씨(豊山柳氏)의 씨족 마을이다. 하회마을의 지형을 태극형 또는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으로 낙동강 줄기가 이 마을을 싸고돌면서 ‘S’자형을 이룬 형국을 말한다. 류성룡 등 많은 고관을 배출한 양반고을로, 임진왜란의 피해도 없어서 전래의 유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도산서원
도산서원은 퇴계가 생전에 성리학을 깊이 연구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던 도산서당 영역과 퇴계 사후에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지은 도산서원 영역으로 크게 나뉜다. 서원 전체 영역의 앞쪽에 자리잡은 건물들은 도산서당 영역에 속하고, 그 뒤편에 들어선 건물들은 도산서원 영역에 속한다.
 

옛것의 뿌리가 깊은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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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것의 뿌리가 깊은 한옥
  • 사계절 언제든 반가운 집
  • 대대손손 이어가는 예스러움
  • 소품 하나하나가 고택과 어울린다
  • 전통놀이로 옛것의 흥을 띄운다
트래블아이 쫑마크
  • 안동고택 이상루

    [트래블스테이] 안동고택 이상루

    풍류 넘치는, 멋스러운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주목!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이 가득한 안동고택 이상루는 영화 <광해>의 촬영지로도 익히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입니다. ‘안동 김씨 태장재사’이기도 하니 안동에 자리한 여러 고택 중 이상루만의 특별함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송림을 배경으로 한 멋스러운 한옥숙박 체험, 이상루의 특별함을 만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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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6년 11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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