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이라는 말에는 묘한 끌림이 있다. 멀리서 황소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마당에는 누런 개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고 있을 것이며, 마당 한 켠에는 감나무나 대추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을 것이다. 나무로 만든 집은 익숙하고도 편안한 향기를 쉼 없이 선사하고, 따스한 햇살이 마루까지 내리 쬐인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간직하고 있는 고향집, 옛집에 대한 풍경이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고향집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는 이들이라도, 옛집이란 단어를 묘사해 보라고 한다면 대개 같은 풍경을 묘사해 낼 것이다. ‘아랫목’이나 ‘툇마루’, ‘아궁이’, ‘장독대’와 같이 일상 속에 몇 번 본 일이 없는 곳들에 대한 단어 또한 옛집과 함께라면 그 어울림이 자연스럽다.
옛집에 대한 정취는 향수와 맞닿아 있다. 어쩌면 대로가 나고 높은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기 이전. 우리 민족이 가장 오랫동안 공유해 왔을 익숙한 풍경에 대한 감상들이 우리들의 핏줄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택에는 시간이 담겨 있다. ‘고(古)’라는 글자에서도 그대로 느껴지듯 고택은 오래된 집, 옛 집이다. 고택이 지내 온 세월은 우리가 겪어온 시간보다 배 이상이 길며, 고택의 문턱을 밟고 드나들었던 사람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보다 배 이상이 많다. 고택의 어느 자리에 서든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고택이 가지고 있는 시간들이 조용히 우리의 마음속에 스며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되짚어 생각해 보면, 고택이라는 단어가 여행의 키워드 중 하나로 들어있는 것이 그리 자연스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디지털 문화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이 고택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첫째로, 문명을 떠난 불편함을 감수한다는 이야기와 같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택에서의 하룻밤이 심리적 안정과 낭만을 뜻하는 것 또한 우리가 이 옛집에 대한 기억들을 ‘체득’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택에서의 하룻밤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낭만적인 것이다. 우리는 고택에서의 하룻밤을 통해 평소에 듣지 못했던 소리와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감촉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맛, 평소에 담지 못했던 풍경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중에 황소라거나 누렁이, 감나무나 대추나무, 아랫목과 툇마루, 아궁이와 장독대와 같은 단어들도 물론 포함되어 있을 테고 말이다.
특별한, 편안한, 불편한, 낡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이 고택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 고택은 이 단어들을 정갈하게 맞물려 우리 앞에 내어 놓는다. 그러니 옛집이 필요한 순간이란, 옛집에서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순간이란 우리의 마음 또한 이처럼 어지럽고 시끄러울 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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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박옥란 편집국장
발행2017년 11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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