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시대의 도래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소비자들의 ‘힐링’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게 큰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치유받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자연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하는 것. 그러한 마음들이 모여 캠핑이라는 행위로 발현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트래블투데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캠핑의 모습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캠핑이란 무엇일까?
캠핑은 인류의 생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캠핑의 역사를 서술하자면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난감하다. 캠핑이라는 행위 자체가 텐트를 비롯한 임시 거처에서 일시적인 야외활동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농작물의 경작이나 목축을 통한 정착생활이 시작되기 전엔 여러 곳을 이동하며 생활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먹거리를 찾아서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거처의 구조도 원시적, 그리고 임시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류는 비, 바람, 혹은 맹수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자신과 동료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구축해야 했다. 그리하여 처음에는 동굴과 같은 자연 은신처를 활용했으나 점차 지능이 발달하면서 동물의 가죽이나 나무를 이용한 임시 거처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러한 임시 거처는 놀랍게도 오늘날의 캠핑에서 사용되는 텐트의 형태와 매우 흡사하다. 캠핑의 시작을 말하자면 아마 인류의 생존을 위한 수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인류가 정착생활을 하면서 각 지역에는 부족이나 국가의 형태를 가진 집단이 생겼다. 이렇게 만들어진 집단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이러한 시기를 통해 캠핑문화는 더욱 발전하게 된다. 다른 집단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떠난 전쟁길은 멀고도 길었다. 그리고 몇 날 며칠을 이동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당연히 번듯한 거처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고, 고대 유목생활을 하던 고대인들과 비슷한 임시 거처를 만들었다. 하지만 전쟁의 승리를 위해 병사들은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고, 캠핑의 기술도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병사들의 전쟁기술에서 캠핑기술은 상당히 중요한 일 중 하나인 것이다.
비슷한 예로 먼 곳을 오가는 상인들의 행렬 또한 캠핑기술의 발전을 도왔다. 많은 양의 물건을 싣고 다양한 지역을 다녀야 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상인들의 짐 속에는 항상 간단한 야영도구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밖에도 먼 곳을 다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캠핑기술은 조금씩 발전했다. 조상들의 삶에서 캠핑은 꼭 필요한 행위였다.
인간과 캠핑, 그리고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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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생존을 위해 발생됐고, 전쟁의 승리를 위해 발전한 캠핑. 하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캠핑에서는 그전의 치열함은 찾아볼 수 없다. 단지 물질과 권위, 명예와 같은 것들로 구성된 우리의 삶은 문명의 발생 전보다 꽤나 메말라 있기 때문에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캠핑이라는 행동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성장은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지만 인류의 마음속 자연을 조금씩 앗아갔다. 본디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자연에서 만들어졌는데 자연과 멀어지다니, 초록의 숲과 푸른 바다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이다.
우리는 종종 캠핑을 여가 문화의 일종으로 받아들이곤 하지만, 캠핑이란 본디 자연 속에서 최소한의 간이 주거만을 갖추고 지내는 일을 이르는 말이다. 자연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캠핑’이라는 한 단어에 응집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불편함이 가득한 캠핑을 통해 자유와 치유, 평화 따위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캠핑은?
오늘날의 캠핑문화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의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캠핑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공급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해 나가고 있으나, 이 위태로운 성장의 지지대는 너무나도 미약하다. 마치 설계도 없는 고층건물처럼 그저 위로, 위로 향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이미 캠핑의 곳곳은 금이 가고, 끝내는 힘없이 허물어져 내리고 있다. 안전사고와 환경오염이라는 꼬리표가 좀처럼 캠핑을 놓아주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캠핑에 대한 한국형 아노미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허물어진 틈새에는 자본의 이기가 스며들었다. 우리나라와 미국, 호주, 일본의 4개 국가에서 팔리는 10개 제품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19퍼센트, 호주보다 35퍼센트, 일본보다 37퍼센트 비싸다는 사실은 캠핑의 본질에 대한 담론보다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우리는 캠핑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캠핑이 아닌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쯤 되면 가치전도 현상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캠핑이라는 낭만을 현실로 옮겨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었지만, 정작 그 노력의 기반이 되는 중심 생각을 함께 옮겨오지는 못했던 것. 이를테면 ‘자연과의 공존’, ‘자연과의 소통’과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캠핑에 대한 낭만의 일부분이 환상이 아닌 허상이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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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인 내용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캠핑이다. 하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캠핑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문명의 이기로 가득한 세상에서 잠시나마 자연과 부대낄 수 있다는 것, 캠핑은 이러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행위다. 그전처럼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함은 아니지만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불편하고 귀찮은 캠핑을 즐길 필요가 있다. 아니, 반드시 즐겨야 하는 일이다.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캠핑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 나니 앞으로 캠핑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6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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