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 선사학, 역사학, 문학, 예술, 과학, 종교, 민속, 생활양식 등에서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고고자료를 일컬어 우리는 ‘문화재’라 칭한다. 문화재는 그 종류와 가치에 따라 국보, 보물, 사적, 명승, 천연기념물, 중요무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등으로 구분하는데 이러한 문화재를 가장 쉽게,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법은 곧, 여행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우리가 가는 데 대부분은 문화재가 자리하기 때문. 이것은 곧 우리의 삶과 문화재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나타내고 우리가 문화재를 아끼고 보존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외모, 성격, 스타일이 다 다른 것처럼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한 문화재 또한 저마다 유형, 가치, 의미가 다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각의 문화재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고 의미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할 터. 오히려 이런 것도 문화재가 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문화재의 외형만을 놓고 그 문화재의 가치를 판단하곤 한다.
돌 하나에도, 터 하나에도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 요즘의 현실. 그래서 정작 여행을 떠나서도 그 여행지의 문화재가 무엇인지는 그리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저 주변의 맛집에는 무엇이 있는지. 잠을 잘만한 곳은 얼마나 있는지, 사진은 예쁘게 나오는지 등에 대해서만 관심을 쏟을 뿐이다. 알고 보면 신비하고 재미있는 문화재, 과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내 가장 큰 규모이면서 현존하는 서울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국보 제1호 숭례문, 왕과 신하들이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흥에 겨워했다는 신라시대 가장 아름다운 이궁지로 손꼽히는 사적 제1호 포석정, 조선왕조를 대표하는 궁궐이자 조선시대 법궁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유적지인 경복궁 등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표적 문화재들이다. 이외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들은 곳곳에 산재해 있어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
이처럼 수많은 국내 문화재들 중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우도 적지 않다. 전통적인 축성 기법에 동서양의 기술을 접목한 성곽이자 주거지와 군사시설로서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수원 화성을 비롯해 고대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불국사와 석굴암, 세계 유일 대장경 목판 보관 장소로 수백 년이 넘는 오랜 세월에도 견고함을 자랑하는 해인사 장경판전 등이 그러하다.
[트래블투데이]가 생각하는 문화재는 외면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대상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곳임에도 우리 조상의 숨결이 서려 있는 문화재일 수 있기에 어느 하나라도 허투루 대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가 여행하면서 만나는 문화재 모두를 다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문화재의 존재를 확인했다면 적어도 그 문화재가 간직한 역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고궁의 운치를 느끼거나 사찰의 고즈넉함에 빠지거나 장인의 묘기에 감탄하는 것 모두 우리의 일상 속에 문화재가 자연스레 스며들었다는 뜻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약속입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7년 10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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