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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미술관으로 떠나는 여행


트래블피플들은 어떻게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가? 영화나 뮤지컬을 보거나, 책을 읽는 등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본고에서 [트래블투데이]는 전시는 물론 체험 프로그램으로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 미술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경우에 따라 미술관에서의 시간이 따분하다고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바쁘게 흘러들어오는 영화나 다른 공연들과는 달리, 미술관 내의 전시작품들은 조용하고 느긋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만큼 생각의 폭은 물론 휴식의 깊이도 더해질 터. 지금부터 국내 대표 미술관 몇 곳을 소개하니 눈여겨보기 바란다.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해,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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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의 서소문본관(좌)과 남서울본관(우)의 모습.

서울 종로구의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정동길에 들어서면 1920년대 무렵의 양식을 따른 건물이 보인다. 1988년 8월, 서울고등학교 건물을 보수하여 처음 문을 연 서울시립미술관의 서소문본관이다. 2002년에 새로이 개관한 이곳은 현재 서소문본관과 사당동의 남서울본관, 그리고 노원구의 북서울미술관이 있다. 이 밖에도 SeMA 창고, 백남준기념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등의 기관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서소문본관의 내부에는 6개의 전시실이 있다. 그중 한 전시실은 상설전시실로,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강의실과 세미나실에서는 도예교실과 같은 실기도 이루어지며, 세미나실에서는 영상 상영과 소공연을 진행한다. 뮤지엄샵, 카페테리아와 같은 편의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전시 사이사이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정동교회, 성공회성당, 러시아공사관 등 국내 근현대역사유적들과 함께 둘러보는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북서울미술관은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에도 조각 작품들을 두어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뮤지엄을 넘어서는 포스트뮤지엄’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비교적 잘 알려진 서구의 미술 사조에 가려진 타 문화권의 미술을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전시를 통해 꾸준히 국제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약 3,500여 점의 소장품을 통해 관객과도 소통하고 있다. 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프로그램인 ‘미디어시티서울’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진솔함을 그려낸 화백을 기억하며, 박수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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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화가 박수근을 기억하는 박수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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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의 소박함을 묘사한 좌상이 외부에 세워져 있다.

박수근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역사를 오롯이 겪은 강원 양구군 출신의 화가이다. 삶의 광기, 이상, 화려함보다는 일상의 진솔함을 담아내고 싶었던 그는 1950~60년대 민중의 정서를 그려낸 작품들을 남겼다. 오늘날 그가 ‘민족 화가’, ‘서민 화가’라고도 불리는 이유이다. 박수근의 대표적인 작품 <빨래터>는 2007년 서울 경매에서 무려 45억 2,000만 원에 낙찰된 바 있다. 그 어떤 사조나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화풍으로 작품을 그려낸 그를, 우리는 박수근미술관에서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다.

박수근의 고향인 강원 양구군에 자리한 박수근미술관. 2002년 10월에 개관한 이후로 지역 대표 문화공간으로도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는 박수근의 수채화와 드로잉은 물론 유품과 유화들을 다수 소장하여 전시하고 있다. <앉아있는 두 남자>, <탑돌이>, <나무와 두 여인> 등의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박수근미술관은 그의 작품 세계를 연구하여 출판,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삼아 대외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총 두 개의 전시관과 더불어 빨래터와 자작나무숲, 그리고 박수근 부부의 묘소로 이루어진 박수근미술관. 더불어 입구에 자리한 박수근공원까지. 작품들뿐만 아니라 그의 삶과 인생관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갖춰진 이곳. 단순한 문화체험을 넘어 한 사람의 인간을 마주하고 돌아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고장의 넉넉함과 바람을 담아낸, 이중섭미술관

이중섭의 생애와 작품이 남겨져 있는 이중섭미술관.

대표적인 작품으로 <황소>가 손꼽히는 화가이자, 불운의 천재 화가로 불리는 이중섭을 기억하는 미술관이 있다. 바로 제주 서귀포시에 자리한 이중섭미술관이다. 이중섭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부터 약 1년간 제주로 피난하여 머물렀다, 그의 사후 서귀포시는 그가 거주하던 집을 복원하여 이중섭기념관으로 삼았으며, 그 거리 일대 또한 이중섭거리라고 이름 지었다. 이렇듯 그를 사랑하고, 또 그의 작품들 대부분이 탄생한 고장에 자리한 미술관인 만큼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  

이중섭의 원화 작품과 국내 근현대화가들의 작품까지 총 60여 점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이중섭미술관. 그가 유일하게 남긴 시인 ‘소의 말’이 쓰인 석비가 있는 입구를 지나 상설전시실과 뮤지엄샵이 있는 1층, 기획전시실과 수장고가 자리한 2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내부로 들어가 보자. 이중섭을 기억하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보면서 그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예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전시작품들은 사진촬영이 불가하니 관람할 때 유의하자.

매년 10월에는 이중섭의 사망주기를 기리며 이중섭예술제를 개최한다. 지난 2016년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 된 해로, 이를 기념하여 특별전시와 공연, 세미나 개최 등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면 앞서 소개한 이중섭거리와 이중섭기념관도 둘러보자. 문화의 거리답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이중섭거리는 지역 예술가들이 저마다의 작품을 플리마켓 형태로 판매하고 있어 보는 재미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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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피플 여러분들은 미술관을 꾸민다면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으신가요? 이번 주말에는 미술관으로 문화와 함께 하는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6월 0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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