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가득 붉은 사랑을 품고 긴 겨울 칼바람을 견뎌낸 세월 속, 아직 풀어내지 못한 그리움은 빨간 산수유 열매로 남아 있는데. 햇살 맑은 날 기대선 고가 담장 너머로 바람난 봄이 온다. 봄바람 끝에 묻어 노란 꽃등으로 온다. 400년 고목에서 피어나는 산수유 꽃등 타고 오는 봄을 만나러, 경북 봉화군의 띠띠미마을로 떠나보자.
산수유 꽃마을로 다시 태어난 띠띠미마을
꽉 막힌 산으로 에워싸여 있다 해서 뒷듬, 혹은 마을 뒤편 도랑에서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뜻의 뒤뜨물(後谷)이라 불리던 곳이 이젠 산수유로 이름을 알리면서 띠띠미마을이란 정겨운 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전국에서 산수유로 명성이 자자한 곳은 구례 산동면, 이천 백사면, 그리고 경북 의성의 산수유 마을 등을 손꼽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산수유의 고장으로 입소문을 타는 곳, 산수유 꽃 마니아들만 찾아들던 띠띠미마을의 산수유가 다른 지역과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이곳은 사람 사는 마을과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그만큼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을 커온 산수유 꽃무리들이 마을 민가와 더러는 보리밭 둔덕에서 봄이면 피어난다. 노란 꽃등으로 터널을 이루며 마을을 찾는 트래블피블들의 마음마다 샛노란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띠띠미마을의 산수유는 언제 심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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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전 중국 산동성에서 구례의 산동면으로 시집온 새색시에 의해 산수유나무가 전해진 이후 귀한 나무로 대접받던 산수유나무. 띠띠미마을에는 언제부터 식재된 것일까? 인조14년, 개절공 두곡 홍우정 선생은 중국의 주인이 되겠다는 야심을 가진 청나라의 태종이 조선에 대하여 군신관계를 요구하며 일으킨 병자호란과, 지금의 잠실나루 부근인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례(三拜九敲頭禮)의 치욕적인 항복을 겪었다. 이에 분함을 못 이겨 붓을 꺾고 문수산 자락 깊은 산골마을로 숨어들어와 텃밭을 일구며 산수유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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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홍씨 가문만의 집성촌으로 마을 명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괜히 어지러운 세상에 나가기 위해 벼슬에 뜻을 두지 말고, 산수유나무만 잘 가꾸어도 먹고 살기엔 지장이 없으니 욕심 없이 살아가라는 선생의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세속의 권력을 지향하는 대신 봄이면 피어나는 산수유 꽃무리들을 둘러보면서 아픈 속내를 달래던 옛 선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마다 돌아오는 봄이면 어김없이 사방에 노란 산수유 꽃 천지를 이루며 피어나 여행객들에게 손짓한다.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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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차 생소한 띠띠미마을을 찾아가기 위해 괜히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36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길을 따라 노란 꽃등을 달고 있는 산수유나무를 이정표로 삼으면 된다. 진입도로 한가운데에 있는 금강송 군락지에 퇴계의 수신십훈(修身十訓)을 새긴 바위가 있어, 범상치 않은 고장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사방천지가 산수유 꽃향기로 진동하는 마을의 중심인 맞은편 문수산에 올라 이 마을을 내려다보면, 누 백 년 고택 담장을 따라 피어난 산수유 꽃무리가 샛노란 소쿠리에 담겨 온 마을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모양새를 볼 수 있다. 봄이면 새순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산수유. 가을이면 그리움 담아 빨간 열매로 또다시 마을을 단장한다.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이라는데, 올봄에는 띠띠미마을에서 산수유 꽃등처럼 다가오는 사랑을 찾아 떠나보면 어떨까.
[트래블스테이] 추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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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안중열
발행2022년 03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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