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등을 통해 생각이나 감정을 빠르고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요즘 시대에서, 느리고 천천히 이동하며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손편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주고 받으며 답장을 기다리는 마음은 이를 보내본 자가 아니면 느끼기 힘든 감정일지 모른다. 눈물과 웃음을 자아내는 사연이 가득 들어있는 느린우체통을 콰이강의 다리에서 만나보자.
다양한 사연 가득, 콰이강의 다리 느린우체통
“원하는 대학에 꼭 가서 1년 뒤 이 엽서를 받으면서 추억에 잠기고 싶어요”, “군대 간 우리아들 보고 싶다. 1년 뒤엔 웃으면서 이 엽서를 받겠지?”
1년 뒤를 기약하는 이 사연들은 저도 콰이강의 다리에 있는 느린우체통에 접수된 엽서 내용들이다. 스카이워크의 인기에 힘입어 느린우체통도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8일 설치 후 약 15개월 동안 5만 통이 넘는 엽서가 느린우체통을 거쳐 갔다. 전국 여러 곳의 관광지에 느린우체통이 있지만,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엽서를 보낸 곳은 창원뿐이다.
느린우체통은 콰이강의 다리 모양을 본 따 우체통 두 개를 다리가 연결하는 모양인데, 각각 한 달 느린 우체통ㆍ1년 느린 우체통으로 엽서를 나눠받는다. 7월 10일 기준 한 달 느린 우체통은 2만6464통, 1년 느린 우체통은 2만3842통으로 합계 5만306통을 기록했다.
숫자만큼이나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손자가 하늘나라에 계신 할아버지께 쓴 편지, 변치 않는 사랑을 다짐하는 연인, 술 많이 마시는 아빠를 걱정하는 자녀, 장난감을 사 달라고 조르는 조카 등 감동과 웃음이 함께한다.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엽서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멀리 해외에 있는 가족에게 그리운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인기 가득, 콰이강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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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 느린우체통을 설치했다. 스카이워크 입장객이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가 날로 상승함에 따라 느린우체통도 더 많은 추억을 배달할 예정이다.
황규종 창원시 관광과장(2018 창원 방문의 해 추진단장)은 “손 글씨와 엽서라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즐기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한 달 뒤, 1년 뒤에 엽서를 받고 콰이강의 다리에서 만든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달 혹은 1년만에 받아 볼 수 있는 느린 우체통의 엽서. 시간이 지나서 그 때 그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아름다웠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날거에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7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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