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사에 담긴 이야기

수리사는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되었으며, 수리산 정상인 태을봉에서 이어지는 계곡 사이에 있다. 지금은 산골짜기의 작은 암자 정도로 여겨지는 사찰이지만, 천 년 전의 수리사는 30동이 넘는 건물을 갖추고 12개의 부속암자를 거느렸던 커다란 사찰이었다. 사찰을 감싸고 있는 산 능선 일대가 모두 옛 수리사 터였다고 하니 수리사를 둘러보기 전 수리산의 산세를 휘 둘러보는 것이 좋겠다. 
 

사찰이 처음으로 창건된 것은 신라 진흥왕 때였다 하니 이 사찰 또한 천년의 세월을 안고 있는 사찰이다. 이후의 기록에 대해서는 제대로 전해지는 것이 없으나, 조선 개국 이후 왕손이 이 수리사에서 수도하였다 전해진다. 이 왕손이 수리사에서 부처님을 친견하였다고 하여 수리산의 이명이 ‘견불산’이라고도 하니 재미있는 일이다. 조선의 역사가 흘러가며, 임진왜란 때 수리사는 크게 파괴되었다. 뿐만 아니라, 6.25전쟁을 겪으면서 소실 되었던 안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후 중건과 중수를 거치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으니, 사찰에 담긴 아픔 또한 세월의 깊이만큼이나 만만찮은 것이다. 

 

수리산 자락을 지키는 아름다운 천 년 고찰

수리사 일대에서는 수많은 기와, 토기 등의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이를 통해 수리사가 번성했을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 현재의 수리사는 석가여래좌상과 지장보살좌상, 관음보살좌상을 모신 대웅전과 산신각, 나한전, 요사재 등으로 구성된 작은 암자다. 두 차례의 전소를 겪고도 소중한 유산들이 남아있는 수리사는, 우리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수리사 입구는 수풀이 무성하게 우거지고 계곡이 있어 경관이 뛰어나다.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수리산 남서쪽의 자락에 자리잡고 있으니 수리산을 둘러보기에 좋고, 근처에 덕고개 당숲과 납덕골 등이 위치해 있으니 연계 관광코스 또한 편리하다. 역사와 자연을 한 번에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군포 8경 중 제2경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는 수리사. 경내에 맴도는 그윽한 향내와 고운 빛깔들이 트래블피플의 마음까지를 깨끗이 씻어 줄 것이니, 수리사를 찾아보라. 수리사의 옛 모습을 상상하고 있노라면 수리산 자락 전체가 거대한 사찰로 변모하는 상상을 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