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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지역경상북도 청송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 프롤로그
    • 1.주왕의 전설
    • 2.놀라운 바위
    • 3.휘돌아 치는 계곡
    • 4.산이 지켜주는 절
    • 5.주산지 가는 길
    • 6.300살이 넘은 호수
    • 7.물 속의 나무들
    • 8.자연과 인공
    • 에필로그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 경상북도 청송군 -

    지친 마음을 달래는 데에는 자연의 아름다움만한 것이 없습니다. 여가 시간이 생길 때면 저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가는 것은 자연이 줄 수 있는 힘을 믿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선이 놀다 간 곳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고장인 경북 청송은 자연과 함께, 사람이 만든 자연스러움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편의가 아닌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목적으로 더해진 손길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한 획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주왕산과 주산지에 어우러져라!’

    마치 병풍 같이 둘러쳐져 있는 기암절벽에 놀랄 수밖에 없는 곳, 주왕산. 그래서 옛 이름은 석병산(石屛山)이었다고 한다. 주왕산에는 전설 또한 무수하다던데?

    “지금의 이름인 주왕산은 주왕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해. 당나라에서 반역을 일으켰던 주왕은 이 산까지 도망을 쳐 와서 싸웠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에는 주왕이 군사를 숨겼던 무장굴, 주왕의 딸이 성불한 곳이라는 연화굴, 그리고 주왕이 죽은 곳인 주왕굴이 있지. 이 산에서는 주왕이 흘린 피 때문에 수진달래가 피어났다고 해.”

    주왕산의 상징은 바로 높이 솟은 기암. 주왕은 이곳을 노적가리로 위장하여 적들을 물리치기도 했다고 한다. 기암의 위압적인 자태를 감상해 볼까?

    “아직 산을 오르지도 않았는데 기암이 보여! 야, 저게 바위란 말이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의 높이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저 거대한 바위의 틈에서 자라난 나무들이 더 신기하지 않니? 얼마나 많은 세월을 거쳐 만들어진 풍경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아. 이것이 바로 자연의 신비일까?”

    주왕산에는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 월외폭포의 네 폭포가 있다. 이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절구폭포와 용연폭포라고 하니, 빼놓을 수 없는 순서.

    “깎아지른 것 같은 계곡 사이를 걷고 있는 것도 신기한데, 두 단으로 흘러내린 폭포가 만들어낸 풍경이 정말 예술이야. 이게 다 자연의 작품이라니, 믿기지 않아.”

    “용연폭포의 모습도 굉장해. 이 폭포 또한 위의 소와 아래의 소, 두 개의 단으로 되어 있어. 높이가 30m는 되겠는데? 위쪽 소에 있는 세 개의 동굴 모양이 정말 신기해!”

    주왕산 자락에는 대전사가 자리하고 있다. 창건 당시에는 아주 웅장한 절이었다고 하나, 임진왜란 때 대부분이 소실되어 남아있는 것은 일부 뿐.

    “기암이 대전사를 굽어보고 있어. 대전사도 천년고찰이라고 하는데, 주왕산이 너무 아름다운 탓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도 하지. 건물이 곱게 낡은 모습이 뒤쪽의 기암과 어울려.”

    “절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연과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나는 가끔 절이 자연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해 본다니까?”

    대전사에 이르는 주왕산 등산길은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길. 주왕산의 아름다움을 둘러보았다면, 가까이에 있는 주산지로 이동해 보자.

    “맑은 공기에 기분이 아주 좋아. 마치 주왕산에 취한 것 같은 기분이야. 그런데 왜 주왕산과 주산지를 함께 구경하는 거야? 단순히 가까운 거리여서는 아닐 것 같은데…”

    “주왕산은 자연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곳이고, 주산지는 인간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곳이야. 주왕산과 주산지를 함께 구경하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주산지는 주왕산을 흐르는 물을 모아 만든 호수. 다른 인공 호수와는 달리, 이 호수는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호수라는데, 그게 정말일까?

    “주산지는 1720년에 착공하여 그 다음 해에 완공된 농업용 저수지였대. 그 길이가 100여 미터에 이르는데, 조선 시대에 어떻게 그런 호수를 만든 것인지 정말 놀라워.”

    “저수지나 인공 호수는 인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주산지는 다를까?” “그럼. 주산지는 주왕산의 기암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인걸.”

    울창한 산으로 둘러싸인 주산지의 풍경은 가히 압도적. 주산지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물속의 나무들이 그 운치를 더하고 있다.

    “호수가 정말 거대하고 아름다워.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마다 예술 사진이 탄생할 것 같은데? 어라, 물속에서 나무가 자라고 있잖아! 저 왕버드나무를 좀 봐. 나무는 원래 물에 약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수백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주산지에서 살아온 것일까?”

    “저게 바로 주산지를 상징하는 나무야. 저 나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아주 많지.”

    단 한 번도 물이 마른 적이 없는 저수지, 주산지. 버티지 못하고 둥치만 남은 나무들과 물속을 맴도는 잉어들이 있기에 더욱 운치를 더한다.

    “둥치만 남은 나무에 고인 물이 아름다워. 저 멀리 물을 가로막은 둑이 보이고, 일부러 방생해 둔 것 같은 잉어들도 보이는데 어째서 이렇게 아름다운 것일까?”

    “그건 이 저수지를 만든 사람들에게 자연을 해칠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까 본 대전사처럼 말이야. 자연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지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 같아.”

    주왕산과 주산지는 각각의 매력보다는 함께 둘러보았을 때의 매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수많은 세월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듯이, 앞으로도 그 자리를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온 몸으로 던져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자연 파괴, 환경오염과 같은 단어들이 난무한 나머지, 이제는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에 대한 인식조차 희미해져 가는 지금, 주왕산과 주산지에서 배울 점 또한 아주 많습니다. 주왕산과 주산지의 아름다움에 취하셨다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한 번 상상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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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물관으로 가자!

    박물관으로 가자!

    지역경기도 부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0-14 호감도

    박물관으로 가자!

    • 프롤로그
    • 1.교육의 변천사를 한눈에~
    • 2.교육 전문 테마박물관
    • 3.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
    • 4.하나의 예술이 된 돌덩이
    • 5.옹기를 굽던
    • 6.옹기에 담긴 우리 정신
    • 7.바람을 가르며
    • 8.궁도의 맥을 잇다
    • 에필로그

    박물관으로 가자!

    - 경기도 부천시 -

    "그 나라를 제대로 알려면 그 나라의 역사박물관을 다녀오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처럼 여행에서도 그 지역을 제대로 알려면 지역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도 부천은 6개의 전문테마 박물관이 밀집되어 있어 문화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들로 하여금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고 있는데요. 부천으로의 여행을 준비한다면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 '진한 문화향기를 느끼려거든 부천의 박물관으로 가라!'를 기억하세요.

    옛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나는 부천 교육박물관. 서당에서부터 일제강점기 교육현장까지 두루 살펴본다. 더불어 우리 엄마, 아빠의 학창시절을 들여다볼까?

    “이야, 옛날생각 나네. 아빠 어렸을 때는 여기 보이는 국민교육헌장 있지? 그거 줄줄 외워야 했단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지금도 잊어버리지 않고 있지.”

    “아빠, 저기 좀 보세요. 신기한 옛날 물건들이 많아요. 아빠 설명이 듣고 싶어요!”

    추억의 물건과 불량식품이 눈길을 끈다. 추억으로 남아버린 지난 학창시절을 떠올리는 세대와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의 보이지 않는 소통이 아우성친다.

    “정말 옛날 교과서부터 학용품에 불량식품까지 다 전시되어 있네.” “아빠 때도 불량식품이 있었어요? 우리 학교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대대로 흘러 내려오는 전통이 아닐까요?”

    “녀석도 참, 양은도시락에 낮은 책상까지. 자, 저기 서보렴. 사진 한 장 찍고 가자.”

    최영장군은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 하였다. 하지만 돌이 황금처럼 보이는 곳, 바로 수석박물관이다. 돌 하나가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아빠, 저기 좀 보세요. 저기 전시 되어 있는 것들이 모두 다 돌이라고요? 정말 화려하고 예쁜데요? 조각가가 조각을 해 놓은 것 같아요.”

    “그런데 조각가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 조각이 되었으니 더 특별하고 아름다운 것 아니겠니? 돌 본연의 속성이 자연의 현상이나 작용을 받아 무늬가 새겨지거나 깎여지는 것이지.”

    수석이 아름다운 건 순전히 자연 그대로가 예술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로 인공미가 아닌 자연미에 눈이 번쩍 뜨인다. 어떤 형상을 닮았는지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무엇보다 수석박물관에서는 돌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상식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수석 박사가 될 것 같아요.”

    “그래, 여기 전시되어 있는 수석관련 자료는 총 2,000여 점이 있단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소통하는 수석박물관이라 더욱 그 가치가 높단다.”

    천주교 신자들이 종교 탄압을 피해 점말마을로 이주해 옹기를 구워 생계를 이어나갔다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 역사의 숨결이 옹기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지 않을까?

    “이곳의 옹기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단다. 그 이유는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천주교인들이 이곳에 이주해 와 옹기를 구워 생계를 이어나갔기 때문이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옹기를 바라보면 좀 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아빠 말씀을 듣고 보니 작은 옹기 하나에도 큰 의미와 숨결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모양도 제각각, 쓰임새도 제각각인 옹기들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얼은 모두 같지 않을까?

    “선시시대부터 최근까지 수천 년 동안 지나온 옹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단다. 옹기 제작과정과 종류, 쓰임새까지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어린이들도 이해하기 쉬운 것 같구나.”

    “맞아요. 처음에 옹기라고 했을 때는 멀게만 느껴지고 조금은 생소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설명과 함께 체험도 할 수 있어서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영화의 한 장면이 절로 떠오른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명대사를 생각하며 바람을 가르던 활의 움직임을 주시해본다.

    “어! 여기 저번에 아빠랑 엄마랑 보러 가신다던 영화 포스터가 있어요. <최종병기 활> 맞죠? 활박물관이라 그런지 활에 관련된 영화가 눈길을 끌어요.”

    “그렇구나. 참 재미있게 본 영화였는데. 활과 바람에 대한 내용이 아주 인상 깊었지. 화살촉의 종류가 다양한 것도 영화에서 알게 되었단다. 우리 꼬맹이는 여기에서 볼 수 있겠구나.”

    부천 활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故 김장환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설립되었다. 국궁 제작과정과 궁도의 맥을 잇는 숭고한 마음도 깊이 새겨보자.

    “사냥이나 전투에 사용하던 활의 종류와 그 종류도 역사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구나. 활의 기원과 역사는 궁장이셨던 故 백인 김장환 선생과 故 김박영 선생 덕분에 지금까지도 이렇게 이어져오고 있단다.”

    “와, 정말 대단해요.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국궁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부천의 박물관은 거리상 멀지 않고 전문적인 테마성이 짙어 생소한 분야의 문화 까지도 두루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방학을 맞이해 가족단위로 방문하여 체험을 하며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선조들의 지혜와 사상 그리고 당시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와 체험을 공유하는 부천시 박물관은 언제나 열려있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합니다. 부천의 진한 문화향기를 느끼고자 한다면 부천의 박물관부터 가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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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지역광주광역시 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 프롤로그
    • 1.한권씩 가져가세요.
    • 2.말발굽소리가 들린다.
    • 3.생소한 것을 찾고자 한다면
    • 4.할머니들이 만든 거리
    • 5.자글자글 주름에 피어난 꽃
    • 6.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 7. 또 하나의 물음표
    • 8.구수하고 정겨운 추억을 사러가자!
    • 에필로그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 광주광역시 북구 -

    간편함과 편리함과는 맞바꿀 수 없는, 아날로그가 흐르는 곳이 바로 재래시장입니다. 천막하나 없이 자리는 만들면 그만이라며 줄지어 늘어서 간이 가게를 만드는 할머니들의 얼굴엔 고단함이라고는 없습니다. 편리함을 따라 갈 법도 한데 여전히 많은 이들이 머리 위로 물음표를 하나씩 달고 이곳을 찾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찾는 곳이지만 결국엔 같은 해답을 얻고 돌아가는 광주 북구의 말바우시장,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말바우시장에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돌아오라’

    화려한 겉표지에 ‘쇼핑 가이드북’이라 적혀있다. 그리고는 친절하게 한권씩 가져가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시장을 책으로 공부하고 간다고 하면 믿을까?

    “여기가 말바우시장 입구가 맞나? 길 따라 들어서긴 했는데 여기가 말바우 몇 길로 이어지는 줄은 모르겠다. 저기 어르신께 여쭤보자.”

    “처음왔구먼, 여기는 이 책으로 공부를 하고 가야된다우. 거기 보면 어디에 뭘 파는지, 말바우시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적혀있으니까.”

    말바우라는 시장의 이름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 유래가 궁금하다면 손에 든 쇼핑 가이드북을 펼쳐보라.

    “좁은 골목사이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왜 말바우시장일까? 가이드 북에도 말이 그려져 있는 걸 보면 말이랑 연관이 있는 게 분명해.”

    “말바우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김덕령 장군이 훈련하던 말이 바위위로 힘껏 발굽을 내디뎠는데 그 바위에 말 발굽모양으로 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래.”

    말바우 시장에서 팔고 있는 채소나 약초들은 그 이름을 듣기 전까지, 아니 들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줄곧 ‘이건 뭐예요?’라는 물음표를 머리위로 달고 있다.

    “그런데 여기는 못 보던 물건들과 채소들도 많다. 장터라서 그런가?”

    “물론 재래시장이기도 하지만, 말바우시장은 직접 경작한 생산품을 파는 전통 직거래 장으로 각종 약초나 울금, 함초, 연근 등 생소한 것들이 많아. 그뿐인 줄 아니? 지네나 굼벵이도 판다는데?”

    말바우 1길에서 말바우 7길에의 골목골목엔 우리네 할머니들이 앉아있다. 천막도, 좌판도 없이 자리를 만들었다.

    “저기 할머니들께서 줄지어 앉아 물건을 파시네. 그런데 천막도 없이 그냥 스티로폼에 자리를 깔고 만드셨나봐. 정겹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우리 할머니 생각에 마음이 찡해진다.”

    “그러게, 팥이며 도라지, 대추, 고추, 가지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난 붉은 팥 한 되만 사가지고 갈래.”

    눈가에도 손등에도 고단함이 만든 세월의 꽃이 활짝 피었다. 돈을 내미는 손을 덥석 잡으시고는 “곱네 고와~”라고 하시며 예쁘니까 특별히 덤을 더 주신단다.

    “할머니, 저기 붉은 팥은 한 되에 얼마에요?”

    “아이고,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시장엘 다 오고, 팥은 한 되에 이만 원인데 특별히 예쁘니까 조금 더 넣어줄게.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니까 좋네 좋아. 생기도 도는 것 같고 아이고 곱다.”

    킁킁하고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냄새에 이끌려 간 곳에서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든든히 배를 채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어떤 느낌표를 얻을 수 있을까?

    “많이 걸어서 그런가? 슬슬 배고프다. 맛있는 냄새도 나는 것 같고. 단팥죽이 유명하다던데 단팥죽 한 그릇 먹고 갈까?”

    “단팥죽도 좋은데 난 저기 보이는 도토리 묵국수! 국내산 도토리 100%라는 것에서 자부심이 느껴져.”

    흔히 남도음식을 맛깔스럽다고 하는데 문득 남도 음식이 궁금하다. 말바우 시장입구에서 삼각동으로 이동하면 남도의 향토음식을 알려주는 박물관이 있다는데?

    “음식을 맛보고 나니 남도가 더 궁금해지는데?” “그래? 그럼 남도향토음식박물관으로 가볼래? 거기에서 더 많은 남도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해.”

    “아까 묵국수를 먹었는데도 입에 침이 고인다!”

    시장에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단순히 구입에만 국한하지 않고 인심과 추억과 정을 살 수 있는 말바우시장이 더 궁금해진다.

    “흔히 시장을 보러간다고 하는데, 비로소 그 이유를 알 것 같아.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도 둘러보고 물건들도 둘러보기 때문이 아닐까?”

    “맞아, 누군가에겐 사람냄새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고 정겨움에 미소를 짓기도 하지. 우리처럼 궁금하던 걸 속 시원히 알아가는 살아있는 박물관 같기도 하고 말이야.”

    상인들은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걱정하며 좋지 않은 사정을 덤으로 메워주고 사람냄새가 그리운 이들에게 진한 그리움의 시간들을 메워줍니다. 물음표를 띄운 이들에게 친절하고 자연스럽게 그 해답을 알려주지요. 새로운 거리를 만들어내고 정겨운 미소를 건네는 말바우시장은 떠나는 이들의 귓가에 생생한 말발굽소리가 맴돕니다. 수많은 물음표를 간직한 곳, 말바우 시장은 신선하고 저렴한 물건들로 가득하며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공간입니다. 할머니들이 만든 거리에서 아직 가시지 않는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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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를 돌고 돌아

    해운대를 돌고 돌아

    지역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해운대를 돌고 돌아

    • 프롤로그
    • 1.부산은 문화 불모지?
    • 2.늘 바쁜 곳?
    • 3.올림픽을 추억하다
    • 4.영화 속 그곳!
    • 5.꽃피는 동백섬에
    • 6.오륙귀범?
    • 7.달을 만나러 가는 길
    • 8. 일광욕이 주는 호젓한 여유로움
    • 에필로그

    해운대를 돌고 돌아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

    부산 해운대구의 '해운대 해수욕장'은 여러분 모두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다른 관광명소도 즐비해 있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모르실겁니다.. 부산 해운대구는 그저 여름 피서지로 생각하기엔 너무도 아쉬운 것들이 많습니다. 바다가 길게 뻗은 해운대의 경관을 시작으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뽐내는 부산 해운대구는 국제적인 규모의 생사가 연중 열리는 축제의 도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트래블아이>미션은 '해운대구를 전부 다 둘러보라!'입니다

    부산이 문화 불모지라는 말을 싹 씻어내 주는 고마운 곳. 이곳에서 제공하고 있는 문화는 부산의 문화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데?

    “부산시립박물관은 고정되어 있는 미술 작품을 전시하기 보다는 부산, 영남권의 미술을 매번 새롭게 선보인다고 해.”

    “부산미술을 비롯한 한국 전체적인 미술을 이해하고 보급하기위해 부산시립박물관은 문화적 가치를 잘 시행 하고있어.”

    벡스코는 언제나 바쁘다. 첨단설비가 갖추어진 이 행사장에서는 과연 어떤 전시와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컨벤션 센터라고 하지만, 그 규모가 어마 어마 한 것 같아.”

    “맞아, 축구장 크기의 3배에 이르는 단층 무주전시장부터 여러 홀이 갖추어져 있어서, 주요한 회의, 박람회 등을 개최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해.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고, 미래적인 복합전시를 이루고 있는 해운대구의 명물이지!”

    부산 올림픽 공원의 넓은 잔디광장에는 크고 울창한 나무가 드문드문 심어져있다. 그 나무그늘에서 여유를 즐기는 이들의 표정이 한결 여유롭다.

    “요트경기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산책로와 여러 조형물들은 올림픽 공원을 문화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주었지.”

    “하지만 서울에서 열린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조금 이상해.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푸른 바다에 떠 있는 수백척의 요트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요트위에 올라서고 싶은 마음이 치솟는다.

    “이 요트 경기장은 국내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사용이 된다고 해. 국제영화제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꼭 들리는 곳이라고 해.”

    “이곳에 오기 전, 이곳을 배경으로 찍힌 영화를 미리 본다면 관광에 더 흥미롭게 요트 경기장을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자연 그대로를 공원으로 만들어졌다. 이미 노래로도 너무 유명한 이 곳 동백섬은 어떻게 갈 수 있을까?

    “동백숲과 소나무 숲이 아름답게 만들어진 동백섬은 해운대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그렇다면 저 육계도가 동백섬으로 이어진 것일까?”

    “맞아. 최근에 지어진 저 건물이 건립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해. 자연경관에 의미가 더해진 것이지.”

    때로는 다섯, 때로는 여섯으로 보이는 오륙도. 이러한 신비한 현상은 자연이 만들어낸 독특한 섬의 형태란다.

    “방패섬과 솔섬이 하나의 섬이 되는 썰물 때와, 두개의 섬이 되는 밀물을 배경으로 신비한 배경이 만들어져 있어.”

    “옛 어선들이 귀향하는 광경이 참으로 아름다웠다고 해. 붉은 노을 속의 흰 돛을 일컬어 오륙귀범이라 부르기도 했데.”

    해운대 미포에서 송정해수욕장으로 이어진 달맞이 길은 해안선 일대와 언덕을 포함한 길이다. 이곳의 환상적인 풍경은 그 이름이 자자하다는데?

    “소나무 숲과 동백섬이 이루어낸 숲과 함께 펼쳐진 바다와 해안가의 전경은 부산의 팔경으로 손꼽힌데.”

    “그 뿐만이 아니라, 해운대 달맞이고개와 청사포의 야경 등은 대한 팔경에 포함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곳이라고 해.”

    달맞이길에서 이어진 고개마루인 해월정. 이 곳에서 즐기는 월광욕은 관광객들이 부산을 떠나지 못할만큼의 감동을 선사한다.

    “달맞이 고개의 끝자락인 해월정은 말 그대로 '달맞이 고개'라고도 부른다고 해. 달을 가잘 예쁘게 볼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지.”

    “부산시에서 선정한 야경이 아름다운 곳 베스트5에 든 곳이라고 하니, 다음 부산여행 때에는 다른 곳도 둘러보면 좋을 것 같아.”

    부산에는 참 볼 것이 많습니다. 특히나 해운대구는 더욱 그러합니다. 최근 영화의 배경이 되고, 여름철이면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해운대 해수욕장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한 번쯤은 찾는 명소이지요. 하지만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 많고, 볼 것, 즐길 것이 많은 해운대까지 찾아와 바다만을 보고 가기에는 너무 아쉬운 여행이 아닐까요? 여러분이 부산 해운대구에 들린다면 꼭 한번 해운대 해수욕장을 돌고 돌아 있는 명소들을 둘러보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아쉬움 없이 가득 찬 여행을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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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줄기 빛

    한 줄기 빛

    지역울산광역시 동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한 줄기 빛

    • 프롤로그
    • 1.울산의 끝자락
    • 2.자연과 전설이 깃들다
    • 3.용의 흔적
    • 4.새로운 빛
    • 5.빛을 향해 걸어가는 길
    • 6.듣기 좋은 소리가 나는 섬
    • 7.하얀 목화 꽃
    • 8.새로운 공간으로
    • 에필로그

    한 줄기 빛

    - 울산광역시 동구 -

    예로부터 등대는 항해를 하는 배들의 길잡이의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많은 소설과 영화의 배경이 되는 등대의 모습은 그 어딜 가나 웅장하며, 작은 등대마저도 기품 있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등대는 조금 다릅니다. 경북 울산 동구에 위치한 제 2의 해금강 ‘울기’. 태백산 끝자락의 줄기가 뻗어 내린 지형이 인상적인 이 해안가에는 그 절경 속을 운항하는 배들을 위한 등대가 지금도 서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울산 바다의 이정표의 한 줄기 빛을 따라가라!’입니다.

    울산의 끝자락이라는 뜻을 가진 해안 ‘울기’에는 백색의 팔각형 탑이 낮고 잔잔하게 서 있습니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이 등대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많이 낡고 오래되어 보이는 등대야. 사용하지 않지만, 잘 관리되고 보존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등대이니 낡을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구한말 시대양식을 잘 드러내고 있어,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고 해.”

    신비의 대왕암과 기암괴석, 또 수천그루의 아름드리 해송까지. 화려한 자연경관에 전설을 담은 이 곳은 ‘대왕암 공원’이다.

    “이 대왕암 공원은 원래 조선시대에 말을 키우던 목장이었다고 해. 시원한 바닷바람과 경치를 보고 자라는 건강한 말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이 곳은 일제시대에 ‘울기공원’이라는 이름이 있었대. 하지만 지금은 일제잔재청산을 이유로 ‘대왕암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지.”

    대왕암 공원에서 바다 위를 지나는 아찔한 철교를 지나면 해송이 드리워진 울산의 대표쉼터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신비한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 알아? 용이 잠겼다는 바다 아래에는 해초가 자라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곳 또한 그렇다고 해. 전설에 따르면 신라 30대 왕 문무왕이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 있는 곳이래.”

    “공원에서부터 철교로 연결된 저 대왕암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용이 아래에 숨어있을 것만 같아. 해송이 드리워진 이곳은 울산의 대표쉼터로 자리 잡고 있데.”

    대왕암 공원에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이 빠른 속도로 자라나자, 이곳에는 새로운 등대 하나가 들어섰다. 등대를 감추어버린 해송림에는 작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와, 해송들이 정말 울창하게 들어서있어. 인공으로 조성된 해송이 저렇게 건강하게 자라난 것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맞아. 예전에 이곳이 어떻게 활용되었었는지를 생각하면 해송이 등대를 가릴 만큼 갑작스럽게 자라난 이유를 예측해볼 수 있어.”

    울기등대로 향하는 공원길에는 특별함이 숨어있다. 수천송이의 야생화가 핀 꽃길을 걸어가면 황홀한 빛 속으로 당겨 들어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야생화 길은 매년 4월이면 왕벚나무가 피어나 만들어낸 터널이 장관을 이룬다고 해. 꽃잎이 흩날리는 등대로의 길. 멋지지 않아?”

    “맞아. 하지만 4월이 아니더라도 바다를 향해 선 등대의 모습이 울산 바다의 화려함과 어울려 새로운 경치를 자아내는 것 같아!”

    거칠게 들이치는 파도위에 고개를 내민 작은 섬 슬도. 대왕암 공원 옆의 이 섬에서는 특이한 소리가 난다고 하는데?

    “거문고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이 섬에서 나는 소리는 섬 전체에 나 있는 구멍으로 바닷물이 드나들 때 나는 것이야, 거문고를 타는 것 소리가 난다 하여 이름을 ‘슬도’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해.”

    “이 소리를 들으며 저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

    슬도의 남쪽, 거대한 등대 하나가 우뚝 솟아있다. 등대의 빛을 찾는 배들이 빛보다도 이 거대함에 이끌려 올 것만 같은 웅장함이다.

    “등대가 정말 크고 웅장하지? 화암추등대는 동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등대라고 해.”

    “하얗고 말끔하게 솟은 모습이 정말 장관이야. 본래 이 자리에는 하얀 목화가 피던 꽃바위가 있었데. 그래서 이 주변 마을의 이름을 ‘꽃방마을’이라 했는데, 지금은 그 바위를 볼 수는 없고 그 끝단에 들어선 화암추등대를 ‘하얀 목화 꽃’과 같다고 한데.”

    등대는 이제 항해를 위한 전유물은 아니라고 한다. 새롭게 바뀌고 있는 화암추 등대에는 점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방어진 항에 위치한 이 화암추등대에는 전면유리로 된 벽을 통해 육지와 바다를 360도로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디오라마’의 설치로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산업에 대한 견학지를 구성하고 있어서 최근에는 학생들을 위한 주력화학 산업 학습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데.”

    이곳 울산 동구에서는 ‘지킴’에 대한 의미를 많이 배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왕암 주변에 자리한 채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문무왕에 대한 전설부터, 또 한 줄기 강한 빛을 쏘아내는 등대의 힘은 바다를 운항하는 배들을 지키고 있는 것이겠지요. 강한 한줄기 빛과 같은 그 ‘지킴’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잘 만들어진 등대, 혹은 전설의 한 구절? 등대의 웅장한 빛을 따라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향하는 이곳에서 여러분이 그 빛의 근원을 찾아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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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내공의 맛

    40년 내공의 맛

    지역광주광역시 광산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40년 내공의 맛

    • 프롤로그
    • 1.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모아지면
    • 2.추억의 떡갈비
    • 3.참을 수 없는 그 맛
    • 4.단출했던 차림표
    • 5.쌈 크게 싸서!
    • 6.뜨끈한 갈비탕? 시원한 후식냉면?!
    • 7.빼놓으면 아쉬운 그것!
    • 8.맛에 깃들인 멋
    • 에필로그

    40년 내공의 맛

    - 광주광역시 광산구 -

    꼭 광주 광산구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비주얼로 봐서는 마치 함박스테이크를 연상시키지만 분명 철판에 내오는 떡갈비입니다.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시각부터 시작해 후각과 미각을 강하게 잡아당기는 송정떡갈비. 현재 광산구청 주변에 조성된 떡갈비 거리에는 12개 업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 골목은, 여전히 과거의 그 소박한 멋과 맛을 간직하고 있을까요?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맛과 멋을 갖춘 음식점들이 들어찰수록 구에서는 지속적으로 환경·위생까지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는 송정떡갈비거리. 어떤 계기로 특화거리로 발전한 걸까?

    “와~ 여기에 ‘광산 ’ 지정서와 지정표지판이 부착되어 있구나.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면서 특색 있는 메뉴와 원조 맛을 대물림하고 있는 맛집만이 마크를 달 수 있다지?”

    “과거 본연의 맛을 살리려는 식당과 늘 주민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지자체의 생각이 맞아 떨어진 거로구나!”

    이제는 엄청나게 불어난 규모만큼이나 맛 또한 과거 주인의 정이 오롯하게 담긴 맛은 사라졌다고 아쉬워하는 이들도 간혹 있다. 과거의 떡갈비 맛은 어떠했을까?

    “송정동도 이렇게 현대화됐구나.”

    “예전 다 쓰러져가는 간판 하나 달랑 있던 송정떡갈비집이 문뜩 생각나. 허름한 곳에서 간혹 맛보던 그 맛, 아직도 고소한 그 맛이 남아 있지만, 왠지 그 시절이 사뭇 그리워지기도 하는걸."

    하지만 그 큰 규모의 식당으로 발전했는데도 여전히 대기표를 받아야 하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불평불만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은 할머니가 아들과 며느리로 넘어갔지만 지금도 옛 이름 그대로야. 이 집은 오랜 전통의 레시피도 참 특이해. 양념비법을 고수하면서 직화로 구워내는 방식, 초벌 뒤에 한 번 더 철판에 내오는 것까지.”

    ”그러게. 아~ 옛날 양은그릇에 내어주던 갈비탕도 여전하네! 얼른 맛보고 싶다!”

    산구청 주위에는 떡갈비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송정떡갈비가 원조다. 메뉴는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름만 보고도 처음부터 여기가 바로 원조였으리라고 식객들은 짐작했겠지.” “맞아. 그런데 메뉴를 보니 예전과 좀 달라지긴 했어.”

    “공깃밥, 비빔밥뿐이었는데 육회랑 냉면도 추가됐네. 식당을 유지하면서 변한 것도 그대로인 것도 모두 정감이 묻어나.”

    야들야들하면서도 달콤한 이곳 떡갈비는 여타 갈비와 차이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쌈으로 먹는다는 것. 이제 직접 그 맛을 보는 일만 남았다!

    “철판에 올려 내와 온기가 오래간다. 조리면서 익힌 갈빗살은 보드랍고 비린내도 전혀 없어. 야들야들하니 입에 착 감기는구나!”

    “자, 이렇게 쌈을 싸서 먹어봐! 쌈장에 듬뿍 찍어 각종 야채를 올리고 천천히 음미하면 돼!” “음~ 달착지근함 뒤에 오랫동안 남는 고소한 맛이 참 풍성하다!”

    언뜻 선술집 같은 분위기에 달콤한 떡갈비를 맛보고 있으려니 아까 차림표에서 보았던 후식냉면이 떠오른다. 어디, 다시 젓가락을 들어볼까?

    “후루룩, 후루룩, 캬~! 갈비탕과 함께 먹는데도 전혀 느끼함이 없어!” “이 후식냉면도 국물이 참 맛깔나! 고기에 싸서 먹으니 더 좋네!”

    “하하호호 웃음소리, 잔 부딪히는 소리, 듣기만 해도 배부른 소리들이 건넛방에서 넘어오니 흥이 더하는구나!”

    떡갈비를 다 먹고 난 뒤 이것을 추가로 꼭 먹지 않으면 안 된다는데. 이것을 빼놓으면 돌아가는 발걸음이 꽤 아쉽다고!

    “잘~ 먹었다! 하지만 뭔가 섭섭하다고 해야 할까.” “후식으로 식혜를 배놓았구나!”

    “이야~ 식혜 맛도 참 진하다. 요구르트도 선택할 수 있네.” “아이스크림도 셀프로 콘에 담을 수가 있으니 참 괜찮다!”

    식당을 나오면서 무심코 던져본 질문, 예나 지금이나 역시 ‘떡갈비의 진수’ 할 수 있을까? 여전히 떡갈비 본연의 맛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옛날 아빠, 엄마와 손 붙잡고 와서 먹던 겁나게 맛있던 그 맛은 아니야.” “지금은 먹는 게 귀했던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의 맛과 낭만이 깃든 ‘멋있는 맛’이 빠져 있기 때문이겠지. 애석해하게도 영혼을 빼앗겨버렸다고나 할까.”

    “맛이란 게 꼭 변하지 않아도 먹거리 홍수 속에 우리 입맛도 얄밉게 달라지는 건 아닐까?”

    송정떡갈비거리는 미식가들의 발길을 이끌 정도로 이 나 있습니다. 먹는 게 귀했던 시절 광주 시골마을의 넉넉한 인심을 반추하려 물어물어 찾는 집들도 상당합니다. 분위기가 옛날과 많이 달라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그때의 ‘멋있는 맛’이 아닌지라 또 한 번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성과 인심은 여전합니다. 특히 송정떡갈비는 지금도 그때 이름 그대로입니다. 그 하나만으로도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기에 즐겁게 발걸음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광주의 넉넉한 인심을 쫓아 떡갈비골목에 한번 들러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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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지역경상북도 경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02 호감도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 프롤로그
    • 1.변하지 않는 것
    • 2. 둘러싸인 청산에 마음을 씻다
    • 3.선비의 삶을 만나다
    • 4.최부잣집 안방에는
    • 5.산 너머 일출을 맞이하다
    • 6.일제가 두려워한 우물
    • 7.천년의 미소
    • 8.경주의 또 다른 보물
    • 에필로그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 경상북도 경주시 -

    신라 천년수도로 도시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라 불리는 곳. 수학여행과 교과서여행의 메카로 역사공부는 물론 휴양지의 힐링 감성까지 만끽할 수 있는 곳, 바로 경상북도 경주입니다. 신라의 역사를 모두 품어 문화적 유적이 되어버린 이곳 경주에는 수많은 국보, 보물들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통, 역사, 문화를 이해하고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볼 것, 배울 것이 많은 경주에는 많은 절대반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경주의 또 다른 이면을 체험해보자!’입니다.

    역사는 흐르고, 또 흘러온 역사는 쌓인다. 그리고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또 어떤 것은 없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역사의 배경이 되어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연환경은 그 모습을 지켜내는 단 하나의 것이란다.”

    “그렇다면 수많은 역사가 지나온 경주의 본 모습은 모두 자연에서 시작되었겠네요. 경주의 자연이 정말 궁금해요!”

    마음을 씻는 마을. 도의 근본인 마음 닦음을 자연에서 저절로 느낄 수 있는 곳.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옥산세심마을의 자연은 어떠할까?

    “독락당 주변의 산과 자계천의 바위에는 ‘사산오대’라는 이름이 붙어있단다. 그 중 하나인 세심대는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로 이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되었어.”

    “자연을 그대로 느끼고,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탐방코스도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니 마을을 씻고 정비하기에 좋은 곳인 것 같아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 아름답고 고풍스런 조선시대 건축이 100여 채나 있고, 선비문화가 있고, 조선시대 반가의 삶이 있다.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 종가가 500여 년 동안 전통을 잇고 있는 유서 깊은 반촌마을이야. 그만큼 다양한 가옥 구성을 볼 수가 있지!”

    “와~ 마을 안에서는 유교 전통문화와 관습 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참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네요. 시골집에서 하루 민박하면서 전부 경험해보고 갔으면….”

    월성 서편에는 교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신라때 국학이라는 학교시설이 있었던 마을이며, 지금의 경주향교가 그 터라고 알려진 유서 깊은 마을이다.

    “마을 안쪽 넓은 골목길 안쪽에 경주최씨 종가댁과 소종가의 대문이 시선을 가로막는군요. 종가댁은 현재 몇 대째 살고 있을까요?”

    “1700년경 이 가옥을 지었다고 하니까 족히 9~10대는 이어오고 있지 않을까?” “경주 최부자집으로 널리 알려진 최씨의 종가는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토함산 석굴암 통일대종 광장에서 31일 밤 11시부터 새해 오전 1시까지 시민들의 소원성취와 우리 민족의 번영을 기원하는 타종과 소망기원 대제 행사가 성황리에 열린다.

    “토함산을 타고 넘어오는 공기와, 그 너머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쏟아지면 꼭 호랑이가 나타나 힘을 과시하느라 포효할 것 만 같아요.”

    “그래, 그만큼 건강한 자연과 본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이곳에 그 기운이 응집되는 듯해. 토함산 석굴암에서 맞는 새해는 얼마나 특별할까?”

    추령고개를 넘어 협곡을 가로지르는 멋진 도로를 지나면 무려 1500년 전 세워진 신라 대표 사찰 기림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그 역사만큼이나 많은 설화를 가지고 있다. “선덕여왕 때 천축국 승려 광유가 창건하고 원효대사가 확장한 이곳 탄생설화를 들어본 적 있니?”

    “글쎄요. 그 설화만 보면 여기가 신라 최초의 사찰이라 추정하기도 한다던데요. 아참! 또 다섯 가지의 맛을 내는 약수가 나온다는 오정수에 관한 설화는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장군수는 일제가 두려워 막아버렸다는 이곳 우물들 이야기는 설화가 아닌 실화란다.”

    기림사 골짜기에 위치한 골굴암의 높은 암벽을 따라가면 자연굴을 이용하여 만든 12개의 석굴을 만날 수 있다. 이중 가장 윗부분에 특별한 분을 모셔놨다는데?

    “겸재의 ‘골굴석굴’에는 목조전실이 한때 묘사되었다는데, 지금은 바위에 그 흔적만 있네.”

    “그래도 이 바위에 새겨진 부처의 얼굴은 아직 생생한걸요! 평판한 신체, 직선적인 신체 윤곽선, 얇게 빚은 듯한 계단식 옷주름, 무릎의 물결식 옷주름, 어깨의 V꼴 옷주름 등이 모두 살아 있어요!”

    신라, 그리고 신라를 있도록 했던 경주의 자연. 경주에서 흘러온 역사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쌓여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자연과 함께 하지 않을까?

    “경주는 잘 보존되어온 역사와 문화재만 유명해서 자연경관이 이렇게 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

    “네, 역사만큼이나 잘 보존되어온 자연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문화재만 알고 지식자랑을 했던 것이 부끄러워지는걸요?”

    신라 천년간의 역사가 흘러가며 남긴 기록들과 문화재는 모두 경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화려하게 꽃피었던 신라 역사의 토대가 된 자연경관은 앞으로도 경주의 발전과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성장하게 할 것입니다. 문화재만 관리하기 바쁜 요즘 시대의 관광지. 하지만 경주는 문화재와 더불어 변하지 않는 자연을 이어오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도시임이 분명합니다. 여러분도 몇 번이고 보았던 문화재가 지겹게 느껴진다면 새로운 경주의 보물을 찾아 나서보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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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책하듯 휴식하듯

    산책하듯 휴식하듯

    지역전라북도 익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산책하듯 휴식하듯

    • 프롤로그
    • 1.세곡을 운반하기 위한 출발점
    • 2.시간이 멈춘 공간 성당포구
    • 3.이름부터 정겨운 길
    • 4.자유로의 초대
    • 5.애틋한 사랑이 담긴 공원
    • 6.궁의 정원
    • 7.조각으로 말하다
    • 8.평범함 속에 넘치는 감동
    • 에필로그

    산책하듯 휴식하듯

    - 전라북도 익산시 -

    백제의 혼이 서려있는 익산은 금강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자유로움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들로 가득합니다. 커다란 공간에 조용히 걸음만 하더라도 과거 지역민들이 만선의 꿈을 안고 돌아오는 성당포구를 만날 수 있고, 서동과 선화의 꿈이 새겨진 궁의 정원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단순합니다. 그저 거닐며 일상의 쉼표를 찍고 돌아오면 됩니다. 익산의 호젓한 산책길을 따라 공원을 둘러보는 여행은 마음을 평온케 하고 힐링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호젓한 길 위에서 성당포구를 알리는 석상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성당포구 생태공원에 닿기 전 이곳의 역사도 가늠해볼 수 있다.

    “시골풍경은 언제 봐도 정겨운 것 같아. 성당포구마을 입구에서 이런 생태공원도 만나게 되니 기분이 참 좋아. 그런데 과거에 이 포구에서는 무엇을 운반했을까?”

    “조선시대 때 금강과 서해를 거쳐 한양으로 세곡을 운반하기 위한 곳이었다고 해. 포구에는 그 옛날 만선을 꿈꾸던 어부들의 흔적도 찾을 수 있을까?”

    인적이 사라진 곳에 배 한척만이 쓸쓸히 정박해있다. 그 옛날 포구로 드나들던 사람들의 발자국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금강 물줄기는 이렇게 아름답게 흘러가는데 외로운 황포돛대만 덩그러니 머물고 있네. 황포돛배는 지난날의 시간들을 다 기억하고 있을 것만 같아.”

    “이 곳은 왠지 시간의 흐름이 멈춘 공간처럼 느껴져. 만선의 꿈과 무사항해를 기원하던 조상들의 마음이 과거의 시간 그대로 물 위에 비춰지는 것 같아.”

    뒤안길, 소달구지길로 들어서는 생태공원. 넓게 펼쳐진 자연에 절로 긴 호흡을 들이마셔 본다. 오래된 풍경과 정겨운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마음이 절로 풍요로워진다.

    “느릿한 걸음으로 걷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되는 것 같지 않니?”

    “맞아, 오래된 풍경과 고즈넉한 고향의 정취가 느껴지며 괜스레 웃음이 난달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흙길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 왠지 이곳은 시간도 천천히 갈 것만 같은데?”

    혼자 걸어도, 함께 걸어도 좋은 공원길은 또 있다. 금마저수지를 끼고 있는 시원한 조각공원인 서동공원은 자전거하이킹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더 조용한 것 같아. 그래서인지 꼭 이곳이 나만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해.”

    “콧노래가 절로 나와. 눈부신 햇볕도 마냥 즐겁기만 해. 혼자만의 공간에 있는 듯해서 사색에 빠지기 좋은 날이야.”

    익산은 서동요를 통해 신라 선화공주의 사랑을 얻고 백제 무왕에 오른 서동의 탄생지이다. 4만평 부지의 서동공원에는 서동과 선화 아름다운 이야기가 흐른다.

    “좋은 사람들과 저수지가 보이는 이 공원에 앉아 아름다운 분수를 보며 더위도 식히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서동과 선화의 사랑을 우리가 다시 이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지?”

    “정말 그래. 잔디광장과 미륵광장, 수변광장, 야외무대 등이 꽃과 나무, 야외조명이 함께 어우러져 더 아늑한 맛이 있어. 과연 익산의 대표적인 나들이 장소로 꼽힐 만해.”

    봄에는 철쭉이 환영하며 여름에는 저수지 물결이 푸르른 이 공원에는 궁남지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신라 선화공주와 결혼한 백제 무왕의 전설을 이야기해보자.

    “이 궁남지에 대해 삼국사기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어.‘백제 무왕 35년(634) 궁의 남쪽에 못을 파고 이십여 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가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못 가운데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方丈仙山)을 상징한 것’이라고.”

    “그렇다면 이 연못은 백제 무왕 때 만든 궁의 정원이었던 걸까?”

    국내 유명 조각가의 작품과 서동요 조각을 비롯해 중앙광장에는 무왕 동상이 위치하고 있는 서동공원. 다양한 사진을 찍어 볼 수 있어 한층 재미가 있는 공간이다.

    “백제가 삼국 중에서도 정원을 꾸미는 기술이 뛰어났었음을 이곳에 와서 알게 됐어. 삼한시대 마한의 역사와 생활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마한관도 이 근처에 있대.”

    “그래? 그러면 거기 가기 전에 이걸 한번 봐봐. 십이지신상이야. 정말 멋있지 않니?” “정말. 저마다 개성이 참 독특한 조각들이네. 하나하나 전부 카메라에 담고 싶은걸.”

    공원을 빠져나와도 정겨운 산책길은 계속된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 짙은 풀냄새와 멀리보이는 허수아비까지. 평범한 길 위에서 어느새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산책과 휴식이 있는 공원들을 둘러보니 지역 전체가 참 정겹다는 생각도 들어. 힐링, 이 단어만 떠올리고도 주저 없이 다시 찾게 될 것 같아.”

    “맞아 언뜻 보면 평범한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작은 감동이 넘친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어.”

    여행을 마무리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복잡한 마음이 좀 가셨어’라는 생각이 들 때 아닌가요? ‘힐링’이라는 단어가 새삼 이 시대를 대표하는 우리네 삶의 도피처가 되어버렸고 실제 많은 사람들은 힐링을 위해 가깝거나 혹은 먼 곳을 찾아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작고 느린 여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성당포구생태공원이나 서동공원처럼 말이죠. 여러분도 지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이곳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마음의 쉼표를 얻어가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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