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의 향기처럼 피어오르는 이야기, 향단(香壇),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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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 지역호감도

연꽃의 향기처럼 피어오르는 이야기, 향단(香壇)


대부분의 고택이나 종택이 그렇듯 한국적인 멋과 더불어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덧입혀 의미가 더해진다. 경상북도 경주는 경주 자체가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특히 경주 양동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되었다. 향단은 보물 제412호로 지정된 고택으로 경주시 대표적 명품 고택으로 멋스러운 외형의 한옥구조는 물론 어머니를 위한 효심이 고택 깊이 스며들어 고고한 멋이 한층 깊이를 가진다. 향단은 언덕배기에 위치하여 햇볕이 가장 먼저 드는 곳으로 자연과 친숙함을 가지고 있다. 고택은 자연 속에서 난 재료들과 자연에 가까이 하고 있어 훼손됨이 덜하고 칸칸마다 고택의 멋이 깃들어있다.

                    
                
  • 향단은 조선 전기 지어진 고택으로서 다례체험 등이 가능하고 세계유산인 양동마을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 향단은 회재 이언적 선생의 효성을 느낄 수 있는 고택이다.

향단은 1540년 회재 이언적 선생이 경상도 관찰사로 있을 때 어머니를 모시던 곳으로 동생 이언괄과의 우애를 지키며 지내던 곳이다. 당시에는 99칸에 달하는 부와 명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일부가 소실되어 현재는 56칸이 남아있다. 일부가 소실되었음에도 당시의 가풍과 위엄은 화마에서도 꺾이지 않고 여전히 고택을 휘감고 있다.
 
양동마을에서 향단으로 가는 길은 좀처럼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향기로움에 사로잡힌다. 이는 좁은 흙길에 난 아담한 연꽃밭 때문인데 향단을 지키는 종손이 직접 기르는 연꽃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은은한 연꽃차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되고 있다. 고택의 고고함과 어울리는 도자에 연꽃 한 송이를 띄우면 그윽한 향이 온 방을 채우고 대청을 타고 흐른다. 연꽃향 하나만 맡았을 뿐인데 언제 그랬냐는 듯 속세의 걱정과 시름이 잠잠해진다.

연꽃향이 무르익는 향단은 자연과 어우러진 고택으로 집 안 곳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빼어나다. 특히 언덕에 경사면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집을 지어 건물의 구조를 살펴보는 재미가 남다른 곳이다. ‘물(勿)’자 형을 하고 있는 향단의 가장 독특한 구조로는 회재의 노모가 머물던 안채가 길상자인 일(日)자의 평면 배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 향단은 바깥에서 안을 잘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

노모를 위해 만든 집이라는 점에서 집안의 모든 구조는 안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여느 고택에나 그렇듯 안채는 집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여 쉽게 손님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곳이라지만 향단의 안채는 행랑채와 사랑채에 둘러싸여 있어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안채의 좁은 출입문이며 계단이 없는 행랑채 대문간의 모습 등에서 안채를 보호하고자 하는 회재의 마음이 담겨있다. 사랑채와 마주보고 있는 안채에서도 대청과 마당에서 충분히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도록 마련해 놓았다. 향단이 높은 곳에 위치하여 건물의 높낮이가 모두 다른 것은 자연 그대로의 멋도 멋이지만 높낮이가 다른 곳에 벽이나 문을 만들어 안채를 보호하기 위함으로 노모를 위한 회재의 지극한 효심이 향단의 곳곳에서 묻어난다.
 
향단의 공간의 차별성은 사랑채로 이어진다. 가문의 위상과 위엄, 부를 실감하게 하는 다른 고택들과는 다르게 향단은 99칸의 규모와 달리 다소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다. 또한 거주 공간을 담벼락이나 돌기단으로 철저히 차단하였으며 대문과 행랑채 사이의 중문에 놓인 돌계단은 폭이 넓어 쉬이 뛰어다닐 수 없게 놓여있다. 아궁이와 맷돌, 돌절구 등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풍기는 옛날 물건들이 놓여있는 부엌은 규모가 꽤 크다. 지붕이 없는 야외에 위치한 부엌과 아궁이로 이어진 제식청은 제사 음식을 보관하던 곳으로 촘촘한 문살을 내어 통풍을 가능하게 하였다. 9칸 규모의 행랑채는 철저히 안채를 가리고 있으며 부엌마당과 통하고 있어 행랑채와 근접하지만 행랑채와 안채의 기단 높이가 달라 안채로 바로 들어갈 수 는 없다.

향단 구조의 멋과 기품을 더 세심하게 느끼고자 한다면 행랑채의 벽과 화마를 막으려는 중문, 행랑채에서 사랑채로 연결되는 계단의 모습, 대청마루로 새어 들어오는 아침햇살, 추녀 끝에 매달린 고드름과 같이 오래되었지만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고택의 참 멋을 느낄 수 있다.
 
어머니를 위해 대규모의 정원을 만들었다던 중국의 한 이야기처럼 향단은 노모를 위한 마음이 한 송이의 그윽한 향을 뽐내는 연꽃처럼 고고하다. 그렇기에 향단은 부모님을 모시고 하룻밤을 보내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목판 체험이나 예절교육, 다도체험, 염색체험 등의 전통 체험을 누려보는 것도 좋다. 사람과 자연을 생각한 향단, 세계적인 문화유산 속 보물을 간직한 곳으로 효심이 연꽃향처럼 멀리 퍼져 나간다. 
 

 

*주변관광지
 
흥덕왕릉
신라 제42대 흥덕왕의 합장릉으로 봉분의 규모가 크고 화려하며 탱석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하여 웅장함을 더했다. 능의 주변경관이 아름답고 울창한 소나무숲이 조성되어 관광객들이 자주 찾고 있다.
 
무첨당
경주시 강동면에 위치한 무첨당은 조선중기 별당으로 보물 제411호로 지정되었다. 회재 이언적 가택의 일부로 세워진 것이라 알려져 있으며 회재 이언적의 아버지 이번이 터를 정하고 살던 집이라 한다. 둥근 모양의 담장이 특징이며 담장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양동민속마을
15~16세기 조선시대 유교 문화를 체험하고 양반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양동민속마을은 여러 채의 기와집과 초가집이 모여 있으며 경주손씨와 여강이씨의 종가의 500여 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아름다운 향단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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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아름다운 향단의 전경
  • 하늘에서 내려다본 양동마을 전경
  • 겨울 눈이 쌓인 양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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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악서원

    [트래블스테이] 서악서원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서악서원! 원형 그대로를 잘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숙박 이외에 상상 그 이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도체험을 비롯해 전통의복체험, 국악공연, 화랑체험, 전통혼례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을 누릴 수 있는 곳. 서악서원은 고택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계획하고 있는 이에게 최고의 선택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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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5년 01월 0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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