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도 꽃이 참 많은 사찰, 보탑사

고려시대 연곡사가 있던 곳으로 알려진 충청북도 진천군의 보련산 자락의 이 곳은 주변의 산봉우리들이 마치 활짝 피어난 연꽃 모양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곳 보탑사의 명물 3층 목탑은 마치 연꽃의 한가운데 있는 꽃술 같기도 하다. 연꽃처럼 아름답게 화(化)한 충북 진천군의 보탑사, 특이한 볼거리도 많은데다 계절에 상관없이 아름드리 피어나는 꽃들이 있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이 곳의 면면을 파헤쳐 보자.
전통 그대로, 자연 그대로, 보탑사 3층 목탑
아파트 14층 높이의 3층목탑은 내부를 직접 오르내릴 수 있다.
보탑사의 최고 명물이라 꼽히는 것 중 하나는 뭐라 해도 52.7m의 높이를 자랑하는 전통방식 그대로 활용하여 만든 3층목탑일 것이다. 1996년 만들어진 이 3층 목탑은 실제로 가서 보게 되면 보통 14층 아파트를 마주하는 것과 같다고 하니 실로 탄성이 나온다. 특히, 목탑을 받치고 있는 29개의 기둥은 강원도산 소나무를 바탕으로 단 하나의 못도 사용하지 않은 채 나무 그대로, 전통방식을 고수하여 지어졌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가.
이처럼 삼국시대 목탑 건축의 전통을 잇는 3층목탑은 분단된 남북이 통일되기를 바라며 지어졌다고 하니 그 존재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보탑사 3층목탑의 1층은 대웅전, 2층은 법보전, 3층은 미륵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웅전에는 동방, 서방, 남방, 북방을 뜻하는 네 개의 불상을 모신 사방불이 있으며 법보전에는 팔만대장경 반역본 등의 경전이 안치되어 있다. 이어 3층 미륵전에는 미륵삼존불이 자리해 있다.
무엇보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 중의 하나는 황룡사 9층목탑이 세워진 이후로 1300년 만에 1층부터 3층까지 탑 내부를 사람이 직접 계단으로 오르내리며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참! 이곳에서 기막히게 멋진 장관을 꼭 보고 싶다면 2층과 3층 바깥에 있는 난간을 찾아가보라! 이곳에는 탑돌이를 할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아 여기에서 바라보는 보탑사와 그 주변의 풍경은 가히 그림 속에나 볼 법한 비경을 자랑하기 때문에 꼭 놓치지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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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전에는 대형 와불이 안치되어 있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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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 속에 둘러싸인 불상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이외에도 장수총을 재현해 만든 지장전, 너와지붕을 얹은 귀틀집 형식의 산신각, 부처가 500명의 비구들에게 설법하던 모습이 있는 영산전, 와불 및 열반적정상을 모신 적조전 등이 있다. 그리고 보탑사를 구경하다 보면 특이한 볼거리가 또 하나 있을 것이다. 바로, 아무 글도 적혀 있지 않은 여백의 비석, 이 석비는 보통의 비석과 달리 아무 글자도 적혀져 있지 않아 ‘백비’로 불리기도 하며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보물 제404호로 지정되어 있다. 더불어 절 입구에 들어서면 300년의 역사가 깃든 진천군의 보호수, 느티나무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보련산 자락, 자비심과 행복이 깃들기를 바란다는 보탑사의 전경
모든 사람의 가슴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자비심으로 가득 채우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보배로운 탑을 뜻하는 보배탑을 세움으로써 보탑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곳은 그 이름에 담긴 아름다운 뜻만큼이나 비구니스님들인 지광, 묘순, 능현 스님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곳이라 그런지 유독 사찰 주변과 경내에 심어진 꽃들이 많아 한층 더 아름답다.
계절마다 다른 색, 분위기를 띠는 자연을 배경으로 장인들의 혼과 열정이 스며든 건축물들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금 그 순간에 흠뻑 취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트래블아이 한마디
이 곳을 찾은 이들 모두에게 중요한 문화 답사지이자 꽃내음 물씬 나는 편안한 휴식처인 충북 진천의 보탑사로 GO! GO!
글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20년 03월 18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