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성 성벽길 따라 인천 역사를 느끼다,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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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산성 성벽길 따라 인천 역사를 느끼다


인천 문학산은 예부터 인천의 남쪽에 위치했다 하여 남산, 봉우리 모양이 배꼽을 드러낸 볼록한 배와 같다고 해 배꼽산 등의 명칭을 지녔던 산이다. 인천 전역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만큼 오래 전부터 산성이 조성되어 있기도 했다. 비류백제 시절부터 조성되었던 이 산성은 이후 임진왜란이 닥쳤을 때도 톡톡히 방어진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이 산성 주변을 따라 걷는 [학산 둘레길]은 인천 남구의 역사와 구비전승을 함께 알아갈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전설이 어우러진 학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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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둘레길에서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삼호현 고갯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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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인간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설화를 지닌 산신우물

학산 둘레길은 문학레포츠 공원에서부터 시작한다. 공원에서부터 표지판을 따라 가면 지금은 돌담길과 서원터 표지석 만이 남아있는 학산 서원터가 나온다. 1762년, 인천도호부 부사를 지낸 이단상의 위패를 모시며 세워진 사액서원이지만, 서원철폐령에 따라 그 터만 남은 곳이다.
 
학산 서원터에서 쭉 삼호현까지 올라가면 술바위, 갑옷바위와 같은 재미난 이름을 지닌 바위들이 있다. 삼호현은 연수구에 위치한 능허대지로 가는 마지막 길목으로 중국으로 떠나는 사신들이 마지막으로 세 번 크게 이별 인사를 외친 뒤 고개를 넘는다고 하여 삼호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편 이 고개는 삼해주라고도 불렸는데, 삼호현에 위치한 술바위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이 커다란 바위에는 동이처럼 생긴 구멍이 뚫려 언제든 맑은 술로 가득 차 있었다. 한 번만 마셔도 갈증이 가시는 만큼 세 번 이상 마시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었으나, 한 파계승이 이를 깨고 더 마시려고 욕심을 부리다 술이 영원히 말랐다고 전해진다. 한잔으로 갈증을 없애는 술이 워낙에 그리워서일까, 이 삼해주라는 이름은 지금도 인천의 전통주로 꾸준히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장승길을 내려오는 길목에 위치한 산신우물에서도 문학산의 전설을 엿볼 수 있다. 이 일대는 수채골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여기에 있는 우물은 산신의 영험함이 서려있다 해 산신우물로 불리곤 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자녀가 없는 것이 단 한가지 근심이었던 부부가 매일 목욕재계를 하고 100일간 치성을 드렸으나 끝내 태기가 없었고, 반면 이들이 백일치성을 들이던 날 새벽에 우연히 마주쳐 인사를 했던 여인이 옥동자를 낳아 부부에게 내렸던 효험이 그 여인에게로 옮겨갔다는 말도 전해진다.

 

문학산 자락, 역사가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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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총괄하는 관아였던 인천 도호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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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을 겪은 뒤에도 꾸준히 중건된 인천향교의 모습

이 산신우물까지 지나치면 인천 교육과 행정의 중심지였던 두 유적이 나온다. 바로 인천도호부와 인천 향교다. 본디 인천도호부는 인천향교 근방, 문학초등학교 부지 안에 있었으나 이후 학교가 지어지며 원형을 잃은 것을 바로 근처에 부지를 마련해 복원한 것이다. 하여 문화재로는 지정되어 있지 않지만,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옛 관아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바로 그 옆에는 인천향교가 있다. 조선 초기에 대대적으로 중수되었던 인천 향교는 병자호란 때 소실되었지만 1701년 새롭게 중수하며 그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남구 일대가 부천군으로 흡수되면서 이름도 부천향교로 변했다가 철폐되기에 이르렀던 고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해방 이후 복구되어 제 자리를 갖춘 건물들은 옛날 학문을 닦고 성현을 모시려 몰려들었던 옛 선비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특히 팔작지붕 형태에 아름다운 단청을 지닌 명륜당에서는 문학산과 그 일대를 느긋하게 조망할 수 있다.

 

문학산 정상, 시민에게 돌아오다

언저리만 돌아볼 수 있었던 학산 둘레길. 이제는 그 정상까지 이어진다.

문학산은 고래로 미추홀의 개국 발상지로 알려져 왔다. 날씨가 좋을 때는 노적봉에서 실미도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주변이 트여있어 국방상으로도 중요한 요지였다. 인천광역시 기념물 1호로 지정된 문학산성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백제가 쌓았던 토성을 기반으로 신라의 석축과 비슷한 양식으로 산성이 쌓아졌던 것은 이 산이 다른 국가의 영토로 넘어가더라도 국방상 요지로 쓰였음을 짐작케 한다.
 
이렇게 인천의 역사와도 뗄 수 없는 문학산이지만 그 정상에 오르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1965년부터 문학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출입이 통제되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달라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15년 10월 15일, 인천 시민의 날을 기점으로 오전 8시~ 오후 4시까지 개방하기로 협의한 것. 문학산성 주변만을 돌아볼 수 있는 학산 둘레길에 아쉬움을 느꼈다면 운동화 끈을 다시금 꽉 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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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5년 09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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