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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빼꼼,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다가서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을 끝내 감출 수 있을까.
배웅을 준비하는 금강루의 아름다움 때문인지, 향내 가득한 곳을 떠나기 전에 자꾸만 발걸음이 멈춘다.
유리 너머로 들여다본다는 것, 유리 안에 들어있다는 것. 모두의 시선이 번갈아 교차하는 곳.
신림동 서점에서 책 하나를 꺼내 펼쳤다가 도로 덮었는데 순간 낯선 이의 한숨이 뺨에 닿았다.
손이 닿을만큼 가까이 뜬 별들. 다가서면 먼 하늘로 사라져버릴까, 조마조마한 마음.
쌓인 눈 위로 어지러이 남겨진 흔적들. 누가 체온을 담아 눌렀는지 제법 발자국이 크다.
흙먼지와 돌이끼 사이를 흘렀음에도 어찌 저리 맑을까. 쉬이 물들지 않는 일이란 언제나 경이롭다.
어느 새 풍경의 한 켠이 그림자가 되었다. 어지러운 그림자 사이로 볕을 볼 수 있으니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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