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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히는 일이 어찌 빛으로만 가능한 일일까. 꽃으로 밝혀진 계단에 눈이 부시다.
오롯이 홀로 있을 때 똑바로 쳐다보기 힘든 것이 있다. 무언가에 가려지고 나서야 오히려 더 잘 보이는 것이 있다.
조국의 깃발을 뒤로 하고서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이의 얼굴은 그 어떤 정의보다 숭고해 보인다.
소나무를 벗 삼아 늘 같은 풍경을 보아 오면서 저마다의 바람을 이고 오늘도 그렇게 가만히.
오랜 세월 그곳에 서 있을 수 있었던 까닭은 네가 다듬어졌기 때문이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데도 낯선 것이 있다. 수면을 때리는데도 기이한 소리를 내는 것이 있다.
이토록 정갈한 것들을 누가 한 자리에 모아 두었을까. 지치지 않고 바라보다, 가만히 혼자 웃어 본다.
아래로 한껏 내려간 눈꼬리가 눈물이 지나간 자리처럼 깊게 패여 어느새 주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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