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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것을 수신하는 이 망원경에는 풍경조차 하나의 신호에 지나지 않는다.
도처에 마련된 즐거움에 웃음이 핀다. 가지런한 꽃길만큼 바지런해지는 발걸음.
소원의 그늘 아래서 두 손을 모아 간절히 바라옵 건대 이 마음만은 하늘에 닿기를.
시간을 건너 온 풍경이 이곳에 내려앉았다. 춘향이나 심청이 같은 옛 이름을 가진 소녀들을 상상하게 되는 이유.
바람이 분다. 그보다 한 박자 늦게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마치 너와 나처럼.
무슨 말을 하고 싶어 저리 거대한 흔적을 세웠을까. 묻고 또 물어도 침묵을 지키니 상상할 수 밖에.
이토록 고운 빛깔들을 가두어 둔 이가 누구일까. 흰 깃의 새인듯,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쉬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고요히 낡지만 빛바래지 않는 마음. 그 한 켠을 열어 기다리고 있으니 감사하는 마음에 잠시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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