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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우리는 그늘 아래에서 웅크리며 살아왔다. 아래에는 땅을, 위로는 지붕을 만들어 보이는 두려움을 가려왔다.
드러누운 고등어가 하얗고 통통한 배를 내놓고 입을 뻐끔 벌린다. 몸통에 비해 저 작은 지느러미로 어찌 헤엄을 쳤는지 여기까지 와버렸나.
물소리가 들려온다. 안을 들여다 보니 너는 분명 그곳에 있었다. 있었을 텐데, 있다는 것을 아는데 볼 수가 없다.
가지 끝에 달린 연두빛 과실 하나, 달콤한 향에 속아 베어 물었다간 인상을 쓸 게 분명해.
여행길에서는 때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걸음을 멈추어 보아야 한다. 들여다볼수록 새로운 것들이 인사를 건네 올 것이다.
동강 어귀를 따라가다보면 숨겨진 벽들을 만날 수 있다. 어떤 비밀이 있기에 그늘에 감춰둔 건지,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
이름만큼 울퉁불퉁 못생긴, 이름만큼 정겹고 고소한 추억 한 줌
동그란 꽃인 줄 알았는데 잠시 눈을 깜빡인 사이 꽃잎이 한 장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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