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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무덤이라는 것을 알기 전에는 그저 완만한 동산이었다. 죽음이 만들어낸 자연을 인간은 죽음으로만 기억할 뿐.
집을 찾는 이는 누군가가 보낸 평범한 안부일 수도 있고 뜻밖의 소식일 수도 있기에 허리를 숙일 때마다 가슴이 뛴다.
글자를 새겨 세워두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무궁한 역사의 풍랑에 지워질 글자들은 누가 기억하나.
헌 책이라는 건 종이가 조금 바래고, 표지가 약간 낡았다는 뜻. 그 속의 내용이 헌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초록보다 설레는 빛깔이 있을까. 이토록 선연하게 빛나는 생명의 색채란!
그늘 아래 웅크린 또 하나의 그늘. 주변을 메운 솔향에 속내까지 시원하게 비친다.
붉은 연등 아래 서니 몰랐던 향기가 풍겨 온다. 이토록 향기로운 도시를 밟고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서 필요한 부딪칠 만큼의 공간. 부딪칠 곳이 없다면 소리는 태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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