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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내려다보니 하얀 구름이 떠다닌다. 물결 하나 일지 않으니 오늘의 날씨는 맑음.
항상 바다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바다를 내다 볼 마음 한 조각을 남겼다. 서로의 무게로 지탱되는 푸른 마음들.
생명이 넘쳐 흐르는 광경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저마다의 작은 삶들이 반짝이고 있다.
가을의 한 자락, 가을빛으로 물든 것들이 가득하다. 가을 아래를 걷는 동안 뺨이 덩달아 붉어질 터.
나라를 위해, 누군가를 위해 제복을 입었을 그들이 잠든 이곳. 길게 늘어진 비석의 그림자가 유독 짙다.
여기, 돌로 쌓은 산 그림자가 있다. 올리치듯 내리치듯, 산세를 따라 고요히 구부러지는 겸손함.
수십 년이 지나도 좀처럼 바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좁은 골목 안에서 부대끼면서도 좀처럼 불평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난세에 이름을 떨치며 세상을 호령하려던 이들이 저마다 입을 꾹 다물고서 이곳마저 호령하겠다는 듯 눈썹을 치켜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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