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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만땅 서해바다 로맨스

    추억만땅 서해바다 로맨스

    지역충청남도 보령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추억만땅 서해바다 로맨스

    • 프롤로그
    • 1.대천해변 아날로그의 낭만
    • 2.고즈넉한 운치가 있는 성주사지
    • 3.보령호의 숨은 명품 드라이브코스
    • 4.“우리 사랑 꼭 이뤄주세요~”
    • 5.‘모세의 기적’이 가져다 준 즐거움
    • 6.대합실 창틀 사이로 사랑 한 가득
    • 7.서해에서 함께 만드는 낭만
    • 8.싱싱한 회 한 접시는 기본!
    • 에필로그

    추억만땅 서해바다 로맨스

    - 충청남도 보령시 -

    별빛을 받아 오글거리기만 했던 밤바다를 연인과 함께 걸어보니 얼마나 따스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그래서 충남 보령의 대천해변을 연인과 꼭 한번은 찾나 봅니다. 동해는 봄기운이 덜할 것 같습니다. 또, 남해는 오가는 길이 지루해 자칫 다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따져보니 보령에는 해변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고즈넉한 절터와 호수, 소박한 기차역, 로맨틱한 드라이브길까지…. 봄기운 찾아 나선 연인들에게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특별미션도 바로 그러합니다. ‘보령에서 우리만 아는 특별한 낭만을 찾아라!’

    머드축제나 개장시즌이 아니라면 제법 한산한 대천해변이지만, 손 꼭 잡고 사랑 속삭이는 연인부터 모래사장을 거닐며 해변의 지난 과거를 반추하는 여행객들이 눈에 띤다.

    “장쾌한 모래사장을 보고 있으니 먹먹한 가슴이 뻥 뚫릴 것만 같아.” “맞아요. 그리고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의 아날로그적인 이미지도 느껴져요!”

    “그래도 우리 ‘나 잡아봐라’ 놀이는 하지 말자. 보는 사람들에게 자칫 민폐라고.” “어머! 난 이곳이 70년대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으로 첫손에 꼽혔단 얘기를 하려던 건데!”

    성주사지는 묵직한 시간이 향기에 빠져 산책하기 딱 좋은 절터다. 고즈넉한 운치에 절터를 걷는 기분도 은근히 상쾌하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제법 흥미진진하다는데?

    “하늘로 날아오를 듯 경쾌한 느낌의 앞마당 5층석탑이나 강건하고 옹골찬 기운을 가진 금당터 뒤쪽 삼층석탑과 비교해보면 이 석불입상은 참 우스꽝스럽게 생긴 것 같아요.”

    “하하~ 정말이네. 특히 웃는 것 같기도, 우는 것 같기도 한 묘한 표정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군. 조선시대 민초들이 세웠다는데, 이 석상은 과연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성주사지에서 미산면 일대를 가다 보니 보령호가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곳으로 향해본다. 호수를 마주했다면 잠시 차를 세워볼까?

    “그런데 제법 다니는 차도 드물어 한적하고 도로도 널찍하니 드라이브하기 정말 괜찮은 것 같아. 비록 호수변이지만 대천해변과는 또 다른 멋이 있는데? 여기서 잠시 차를 세워볼까?”

    “호수 초입에서부터 풍경이 참 예뻐요. 미동 없는 호수를 보세요. 잔잔한 수면이 햇빛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어요.”

    보령호를 지나 또 다른 해변을 만난다. 전남 진도와 함께 바다가 갈라지는 ‘신비의 바닷길’ 무창포해변이다. 이 신비의 바닷길이 연인들의 사랑을 이뤄준다는데, 직접 걸어보자.

    “우리 말고도 젊은 연인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단지 사랑을 이뤄준다는 소문이 소문으로만 존재하는 건 아닌가 봐요. 그래서 프러포즈 명소가 된 거겠죠?”

    “글쎄. 하지만 지금 우리 사랑도 모세의 기적처럼 완성되길 바라. 이 길 위에 있는 사람들 역시 적어도 우리와 같은 마음 아닐까?”

    새벽같이 무창포를 찾은 사람들은 바다가 열리기 시작하자 환호성을 지르며 앞다퉈 바닷길로 뛰어든다. 모세의 기적으로 맛보는 즐거움 어떤 종류가 있을까?

    “이 바닷길이 석대도까지 1.5km 정도 연결됐다니 지금 가면 넉넉하게 다녀올 수 있겠다. 지금 한번 가볼래?”

    “그래요! 근데 바닥에 소라랑 낙지를 거의 맨손으로도 잡겠어요. 가면서 틈틈이 잡아요.” “바닥에 부서진 조개껍질도 제법인데 운동화로 갈아 신는 게 좋겠구나.”

    보령 진죽리에 자리한 작은 간이역 청소역. 캔커피라도 손에 쥐고 대합실 의자에 앉아, 창을 통해 쏟아지는 볕을 쬐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제법 폼 나는 휴식이다.

    “기차역 초록색 지붕에 빛바랜 매표창구, 곧게 뻗은 철길도 참 운치 있어요.”

    “청소역이 장항선에서 가장 오래 된 역사라지. 규모는 단출하지만 역사가 정말 예뻐 연인들이 데이트하러 다녀갈 만하겠다. 여기서 딱 5분만 더 머물다 가자. 지금 내 머리는 추억을 좇고, 몸은 기분 좋은 나른함에 좇고 있으니.”

    보령 두 번째 드라이브코스는 무창포해수욕장 인근 607번 지방도로. 울창한 해송과 바다를 감상하며 달리는 맛이 일품이라는데,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은 또 다르다고?

    “용두해수욕장 동백관 주변에 저렇게 멋진 송림이 있을 줄이야! 감탄사가 절로 나지 않니?” “정말 그렇네요. 여기 남포방조제 초입에서 우리 잠깐 주차하고 바람 좀 쐐는 건 어때요?”

    “왜?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니?” “있죠! 예상대로 낙조가 시작됐어요. 해송과 어우러져 탁 트인 바다가 정말 끝내주네요.”

    싱싱한 회감을 맛보는 건 보령시내 어디를 향하더라도 크게 고민거리가 아니다. 수산시장도 있고 인근에 축제가 열리고 있다면 더욱 좋다. 어디로 가볼까?

    “대천항에서는 싱싱한 횟감을 살 수 있는 수산시장이 있는데 그쪽이 좋겠지?” “다시 대천항까지 가는 건 좀 무리 아닐까요? 남포방조제 중간에 위치한 죽도관광지에도 횟집들이 많아요.”

    “참! 지금 무창포항 일원에서 ‘주꾸미 도다리 축제’가 한창이니 당장 그곳으로 가자!”

    충남 보령은 계절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연출되는 곳으로 사시사철 발길 닿는 곳마다 많은 사람이 찾아옵니다. 그러면서 로맨틱한 낭만이 더해진 주옥같은 코스가 있으니 이만한 데이트장소도 없습니다. 그래도 코스는 코스일 뿐. 장소나 그곳의 분위기가 사랑을 애틋하게는 할 수 있지만, 없던 사랑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곳곳에 산재한 낭만거리를 발견해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을 개척해나가는 것도 결국 연인들의 몫입니다. 마음속 봄기운을 가득 머금고 달려간 보령에서 여러분은 지금 어떤 낭만을 만들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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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를 품은 마을에서 만난 멋 - 왜목마을

    해를 품은 마을에서 만난 멋 - 왜목마을

    지역충청남도 당진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해를 품은 마을에서 만난 멋 - 왜목마을

    • 프롤로그
    • 1.왜 ‘왜목’이지?
    • 2.해맞이 준비로 분주한 마을사람들
    • 3.서해일출의 진짜 명당은?
    • 4.소박한 아름다움
    • 5.“우린 넉달은 족히 해돋이 풍년이유~”
    • 6.해가 서쪽으로 간 진짜 까닭은?
    • 7.해를 품은 마을, 숨겨진 다른 매력
    • 8.포구에서 만나는 동화 같은 세상
    • 에필로그

    해를 품은 마을에서 만난 멋 - 왜목마을

    - 충청남도 당진시 -

    한 해의 시작 또는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동해로 지체 없이 떠날 생각이라면 서해에도 분명 해돋이 명소가 존재한 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동해의 일출이 강렬한 남성미를 지녔다면 서해 일출은 부드러운 여성을 마주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충남 당진의 왜목마을에 가면 그간 볼 수 없었던 해돋이의 새로운 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마을 곳곳에 산재한 매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왜목마을의 숨은 매력까지 품고 돌아오라!’

    이른 새벽 현대제철소 굴뚝을 등대 삼아 서해대교를 건너 왜목마을로 향하는 길. 느닷없이 ‘왜목마을’이란 이름의 유래가 궁금해져온다. 왜 ‘왜목’이라 했을까?

    “왜 ‘왜목’이라 불리게 된 거지? 왜가리의 목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걸까?”

    “누워 있는 사람의 목을 뜻하는 ‘와목(臥木)’이 충청도 억양을 거치면서 ‘왜목’이 됐다지. 실제로 장고항포구에서 왜목마을을 보면 나지막한 산 사이로 움푹 들어가 가늘게 이어진 형상이 마치 누워있는 사람의 목처럼 생겼다는데, 마을로 가기 전 장고항 쪽을 먼저 들러볼까?”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오늘의 목적지 왜목마을. 초입부터 현수막을 걸려는 몇몇 마을사람들이 눈에 띤다. 벌써 이들의 표정에서 묻어나는 소박함에 정겨워지는데?

    “좀 더 왼쪽으로 왼쪽으로! 그만~ 조금만 더 위로!”

    “여기유? 됐슈? 우리 마을 현수막 ‘왜목 해돋이 축제’ 글씨를 좀 봐유. 색깔 잘 빠졌네~!”“바쁘다, 바빠! 말일 밤에는 커피나 핫팩 사러 오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빨리 준비를 해야지, 이 사람!”

    왜목마을까지 왔어도 서해 해돋이 비경을 완전히 점령할 수 있을까? 좀 더 웅장한 일출을 보려면 명당이 따로 있다는데. 아무 주민에게나 물어도 친절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거 젊은 사람, 해 뜨는 거 보러 예까지 왔으면 마을 뒷산으로 가보슈. 거기가 명당이여!”

    “지금 보이는 저기 낮은 언덕배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맞구먼. 꼭대기까지 100m도 안 되는 놈이래도 나름 이름도 있는 산이여. 석문산이라고. 저기서 보는 일출이 여튼 끝내준다니께.”

    바다를 가르듯 솟아나는 광활한 태양이 짙은 황토빛 물기둥을 만들며 서서히 세상을 밝혀오는 그 유장한 광경을 바라보자. 동해의 일출과는 또 다른 감동이 전해질까?

    “봐봐! 동해의 일출과는 또 다른 느낌이야. 동해안은 장엄하고 화려한 반면 이곳에서 보는 일출은 소박하면서도 그 속에 정적인 화려함이 스며 있어.”

    “동해의 일출은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서해 왜목마을 일출은 한순간 바다가 짙은 황토 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마치 수줍은 아낙네의 미소를 보는 것 같아.”

    한 주민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겨울이 끝날 무렵까지도 일출을 보려는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진단다.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 중순까지 일출을 볼 수 있다니, 어떤 논리일까?

    “왜목마을은 시기별로 위치가 바뀌면서 일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해 뜨는 시간은 동해안보다 약 5분 정도 늦다죠?”

    “여기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지유. 일출의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는 일수가 최대 180일은 되겄네유. 서해지역임에도 이만큼 일출 볼 수 있는 데가 또 있으려고! 허허~”

    서해안에서도 일출을 볼 수 있고, 일수가 긴 것도 다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그래도 그 원리를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고자 한다면 지도를 펼쳐들고 마을의 위치를 살펴보자!

    “지도를 보면 당진군이 서해에서 반도처럼 북쪽으로 불쑥 솟아나 있는데, 왜목마을의 위치가 이 솟아나온 부분의 해안에서 유독 동쪽을 향해 있음을 알겠어. 쉽게 말해 이 마을은 서해바다를 끼고 있지만 동쪽을 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일출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겠어.”

    “그렇구나. 같은 일출이지만 왜 동해와 다른 느낌을 갖는지도 함께 이해가 되는데?!”

    외진 어촌마을에 지나지 않았던 이곳이 관광명소로 거듭난 건 동해와 같이 서해에서도 일출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진짜 매력은 따로 있다고?

    “하루에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죠?”

    “그라믄유~. 아까 알려준 석문산 정상에 다시 올라가 보시유. 장고항 용무치부터 화성 국화도 사이로 해가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지는 해를 바라볼 수 있지유. 일몰은 석문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 비경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께 꼭 한번 보시구랴. 허허.”

    왜목마을의 멋이 비단 해가 뜨고 지는 데만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을 자체 분위기나 풍경이 단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 진가를 알려면 마을 앞 해변으로 나가야 한다.

    “와~ 어선들이 줄지어 선 모습 하며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들려오는 돌 구르는 소리, 저기 국화도, 입파도 사이에 파묻힌 작은 바다는 호수처럼 또 어찌나 잔잔한지….”

    “정말 그래. 특히 오작교 주변에 연인들을 위한 코스를 만들어놨어! 이마저 동화 속 장면들 하나한 같지 않니?”

    왜목마을에 가면 하루에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유일무이한 명소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어스름 안개 낄 때 산책 삼아 걷는 해안가 포구는 그야말로 한 장의 빛바랜 사진처럼 정감이 묻어납니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소박한 마을주민들의 후덕한 인심에 여행의 기쁨은 배가됩니다. 굳이 첫해를 맞으러 떠나는 여행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게 무엇이 됐든 내면의 숨은 보물을 끄집어내기 위해 찾는 여행지를 물색 중이라면 지체 말고 ‘해를 품은 마을’ 왜목마을로 떠나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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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담한 절집으로 봄마중을

    소담한 절집으로 봄마중을

    지역충청남도 논산시 편집국        사진쳔집국 2017-02-16 호감도

    소담한 절집으로 봄마중을

    • 프롤로그
    • 1.고색창연한 색바람
    • 2.마루에 벌써 봄이
    • 3.도량의 산증인
    • 4.야트막한 돌담 따라가면
    • 5.꿈 이루는 아름다운 절
    • 6.보이는 건 외형일 뿐
    • 7.용상에 때 묻지 않는 관음
    • 에필로그

    소담한 절집으로 봄마중을

    - 충청남도 논산시 -

    봄 하면 꽃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러한 봄꽃만큼 화사한 것들이 충청남도 논산에는 많습니다. 쌍계사 대웅전 꽃창살이 그렇고, 볕이 든 사랑채의 풍경이 또 그렇습니다. 건물도 늙습니다. 논산 쌍계사 역시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대웅전에서 잘 늙은 온화한 꽃문살을 만나면 그 모습마저 닮고 싶어집니다. 빨리 봄 느끼고 싶어 안달이라면 훌쩍 다녀와도 좋을 쌍계사. 봄마중 하면 으레 생각하는 남도보다도 찾아가는 길도 부담이 덜합니다. ‘가야곡면 불명산 소담한 절집으로 봄마중을 떠나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대웅전은 국가지정보물이다. 이곳의 꽃창살 덕을 톡톡히 본 듯싶다. 하지만 꽃창살과 어우러진 단청 또한 문창살만큼이나 고상하고 우아한 멋이 있다.

    “건물 양쪽 측면에도 '꽃'은 피었어. 각각의 출입문 위에 모란 당초무늬를 잎과 줄기까지 꼼꼼하게 새겨져 있잖아.”

    “기둥도 눈여겨봐도 꽤 흥미로워! 대웅전 기둥이 되는 나무들이 여느 절집과 비교해 아주 우람하지만 고색창연한 색바람이 묵직한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해.”

    ‘꽃’을 잔뜩 본 후 마루에 앉아 볕을 쬐면 겨우내 굳었던 근육이 슬그머니 풀어진다. 잠깐만 앉아 있어도 ‘봄이 왔구나’ 느껴질 정도다.

    “지나치게 넓지도, 좁지도 않은 마당과 잘 꾸며놓은 연못의 조화에 눈이 즐거워져. 담장과 솟을대문이 없어 절이 한눈에 다 들어오기 때문인가. 주변에 배롱나무, 향나무도 가득하고.”

    “초여름 배롱나무 꽃이 피면 더 예쁘다는데, 요즘에도 볕 좋은 날 오후 풍경은 그에 못지않다지? 그래서 하동에 있는 쌍계사와 비교해서 호젓함은 이곳이 더 낫다고 봐, 나는.”

    색바람이 묵직한 세월을 대변하듯 얕은 숨을 내쉬는 대웅전. 누각 2층 바닥을 지붕 삼아 걷다 보면 특이한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나무문에 피어난 대웅전 어간문이 부처님께 꽃 공양이구나. 거기에 꽃살문이 연화장 세계의 정점을 찍고 있어. 가만. 일주문조차 없는 이 도량은 찢어진 북 하나 덩그러니 올린 2층 누각이 대문 역할을 하고 있어.”

    “그래도 일주문인 셈이니 합장하고 돌계단을 따라가자.”

    넓은 마당 가운데 놓인 두 개의 돌길을 곧장 향하면 야트막한 담장 아래서 고양이가 우리보다 먼저 봄마중을 하고 있다. 이곳은 왠지 온기가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돌들이 서로 몸을 포개고 꼭대기에 저마다 부처님의 미소가 올려놓았어.” “나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 봐봐, 하나는 논산 관촉사나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 같아. 단지 돌 한 개는 몸을, 다른 하나는 용상을, 나머지는 갓처럼 보일 뿐이지.”

    “누구 정성인지는 모르지만 도량 곳곳에서 부처님 숨결을 느끼게 해주는구나.”

    ‘숨 쉬는 대웅전’에서 꿈틀대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이생에서 맺은 인연과 더 정을 나누고 싶다는 기도객들의 소망처럼 대웅전 기둥 하나가 유독 반질반질하다. 어떤 사연일까?

    “유난히 검게 물들어 윤이 나는 저 나무기둥, 마음이 쓰이지 않니? 대웅전 기둥 하나하나가 굵고 희귀한데 저 기둥만 검잖아?”

    “저 기둥은 대웅전 기둥 중 유일한 칡덩굴 나무라지. 게다가 윤달이 든 해에 안고 돌면 죽을 때 고통을 면한다고 전해지니 신기하지 않아?”

    안내판을 보니 쌍계사의 숨 쉬는 이 대웅전이 보물 제408호란다. 창건연대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나 알 수 없고…. 여기서 놀라운 사실을 또 한 번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여기를 좀 봐봐. 현재 공주 갑사에 있는 ‘월인석보목판(보물 제582호)’이 원래 쌍계사에서 보관했던 것이라고 적혀 있어.”

    “월인석보?” “그건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판목이야!”

    대웅전 옆에는 관음보살좌상이 있다. 불성이 있는 누구라도 이곳 쌍계사를 한 번만 다녀가면 깨끗한 용상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는데, 정말 다가갈수록 놀라운 모습을 보인다.

    “스님도 기도객들도 저 깨끗한 관음보살을 거울삼아 마음을 닦고 있는 듯하지. 우리도 좀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

    “옷 주름 등이 때를 입었지만 용상만은 하얗게 빛이 나고 있어. 용상만큼은 비에 젖지 않을 것 같아. 어떤 사연인지 궁금해 죽겠어. 우리 주지스님에게 차를 청해볼까?”

    쌍계사는 고졸한 맛이 있습니다. 화려함보다는 전설이 깃든 역사성이 돋보이는 절이고, 중창불사가 일어나 한동안 다듬고 가꾸어질 여지가 무궁한 절입니다. 절에는 입구의 부도전과 중심인 대웅전 그리고 명부전이 돋보이는 건 그 역사성일 겁니다. 그러나 알 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이 절에서 유명한 세 가지, 즉 대웅전의 꽃창살과 이 절이 지닌 여러 가지 전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명부전에 들어 지장보살을 위시하는 용상입니다. 특히 대웅전은 겨울이 오기도 전에 봄을 보여줍니다. 온화한 고찰과 함께하는 봄마중, 지금 채비를 서두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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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삼의 고장에서 건강을 배우다

    인삼의 고장에서 건강을 배우다

    지역충청남도 금산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인삼의 고장에서 건강을 배우다

    • 프롤로그
    • 1.삼중의 삼 고려인삼
    • 2.금산인삼축제 그 현장이 궁금하다면?!
    • 3.개삼터 관광농원의 숨은 전설
    • 4.건강과 상식을 꿰뚫다
    • 5.고려인삼의 품격을 말하다
    • 6.알뜰쇼핑, 축제와 만나면?!
    • 7.약초시장의 대명사
    • 8.신기한 삼 종류는 다 있네?!
    • 에필로그

    인삼의 고장에서 건강을 배우다

    - 충청남도 금산군 -

    약초하면 금산으로 통하는 것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충남 금산인삼축제는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류가 형성되기까지는 금산 사람들의 인삼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있었고, 1,500년 고려인삼과 함께해온 오랜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축제는 한때지만 금산은 그 자체 축제이고 체험이자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오늘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금산에서 건강과 추억을 동시에 누리고 돌아오라!

    인삼을 빼놓고는 얘기가 되지 않는 금산은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 인삼의 집산지로 알려져 있다. 인삼의 효능은 익히 들어봤지만 그중 왜 고려인삼을 으뜸으로 꼽을까?

    “<동의보감>에도 인삼은 ‘주로 오장의 기가 부족한데 쓰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기억력을 좋게 한다’고 나와 있어. 근데 그중 왜 고려(금산)인삼을 최고라고 치지?”

    “그건 중국의 전칠삼 등 다른 나라 삼보다(120-130일) 인삼생육에 적합한 지리적 여건이 우수하기 때문이지. 고려인삼은 180일 동안 충분히 발육해 조직이 매우 탄탄하다고.”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형 문화관광축제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켰다는 평가를 한몸에 받고 있는 금산인삼축제, 얼마나 대단할까? 그 현장으로 직접 가보자!

    “4~5가지 한약재를 정성스럽게 한지에 싸니 약초향기 폴폴 나는 향주머니가 완성됐어요. 손쉽게 만든 약초주머니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겠네요?”

    “고려인삼으로 인삼병을 만들어보는 건 어때? 깨끗하게 손질한 인삼으로 직접 술을 담가 집에 가져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네! 이번에는 산약초비빔밥 시식행사 하는 곳으로 가볼래?”

    금산읍 신대리 인삼약초마을 입구에 자리한 개삼터 관광농원. 인삼이 처음 발견된 곳임을 뜻하는 개삼터(開參攄)는 실제 1500년 전 그 탄생설화가 전해오고 있다는데?

    “개삼각 안에 산신령이 강처사에게 인삼을 하사하는 그림이 있어.”

    “1500년 전 이곳 개삼터에서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어머니의 쾌유를 빌던 중 꿈속에서 진악산 산신령이 빨간 열매 3개가 달린 풀을 달여 드리라 했고 그대로 하니 모친의 병이 나았대. 그 식물의 모습이 마치 사람의 형태와 비슷해 선비가 ‘인삼’이라 이름 붙였어.“

    금산인삼종합전시관에 들르면 인삼의 역사적 고찰이 보다 쉽다. 또, 인삼의 약효와 복용방법 등 풍부한 생활상식을 쌓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금산 여행의 필수코스라 하겠다.

    “지하 1층 지구촌유물관부터 인삼재배 과정, 농기구전시, 인삼포모형이 있는 1층 풍수인관, 2층 인삼약초관과 인삼의 효능을 들을 수 있는 건강생애관, 3층 상도관까지 고려인삼의 우수성과 기능을 직접 보고 듣고 이해할 수 있어 정말 유익해!”

    “이곳이야말로 다시 찾고 싶은 금산여행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구나!”

    백삼과 곡삼, 홍삼, 산삼, 다양한 인삼주까지. 인삼전시관을 둘러보다 보면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전시물은 따로 있다.

    “특이모양인삼부터 댕기머리샴푸산삼까지 그야말로 최고의 인삼들만 전시되는 곳인 만큼 그 품격과 품위가 절절 넘치는데? 고유의 향이 느껴지지?”

    “고려인삼이 많이 재배되는 금산은 타국 삼의 생육기간보다 긴 180일 동안 인삼의 발육을 충분히 해주는 만큼 내부조직이 단단하고 치밀한 만큼 그 향 또한 깊고 진하다고.”

    금산인삼농협 등 40여개 인삼가공제조업체가 생산한 다양한 인삼약초제품들이 수십여 홍보 판매부스에서 전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생산기업에 파견된 전문가로부터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고 거기에 시음까지 가능한 날은 이날뿐이라고.”

    “금산인삼축제 기간 할인 특권도 무시 못해!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50%까지 가능하대.” “체험도 즐기고 건강도 챙기고 알뜰쇼핑도 잡는 일석삼조의 기회야. 꼼꼼히 둘러보자고!”

    금산약령시장은 전국 최대 시장으로 200여 종의 질 좋은 한약재가 유통되고 있다. 전통재래시장의 멋과 풍요를 직접 느껴볼 절호 기회 아닐까?

    “300여 도소매업 상설 약재전문판매업소와 노점상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이 직접 재배한 약초와 산야에서 직접 채취한 자연생약초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

    “보니까 자연생약초는 거의 새벽부터 거래되고 있네? 특히 2일과 7일 열리는 장날에 오면 전통 재래시장의 멋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어!”

    금산약령시장 못지않게 성황을 이루는 국제인삼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백삼류 전문 시장이다. 현재 200여 업소가 연중 상설개장하며 들를 때마다 볼거리로 넘쳐난다.

    “이곳 국제인삼시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인삼을 가장 싼값으로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한데, 국내 백삼 생산량의 70~80%가 바로 여기서 유통되고 있지. 그야말로 인삼의 주인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 유통시장이야!”

    “택배주문, 인터넷주문, 전화주문으로도 판매가 가능하다니 신뢰하고 열심히 주문해야겠어.”

    금강 상류의 맑은 물 푸른 산이 어우러진 청정지역, ‘금수강산’에서 유래된 지명의 고을, 나흘 동안 농사를 짓고 하루는 허리를 편 주민들의 자긍심이 거래되는 5일장이 열리는 곳, 전국 인삼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며 한국인삼의 집산지를 이루는 마을, 볼거리 위주의 축제에서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과 놀이가 흥겹고 참여형 공연문화가 확산되어가는 공간, 하늘의 뜻과 땅의 기운, 사람의 정성이 하나로 어우러져 만들어낸 1500년 고려인삼의 본고장 충남 금산으로 이번 주말 당장 떠나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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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지역충청남도 공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 프롤로그
    • 1.고마전설, 흐르고 흘러
    • 2.정상을 즐기는 법
    • 3.무한상상력이 발휘되는 공간
    • 4.백제와 현대를 오가는 길
    • 5.천혜의 요새 공산성
    • 6.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
    • 7.걸으면 걸을수록
    • 에필로그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 충청남도 공주시 -

    고마나루는 공주를 말합니다. 고마나루명승길은 공주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공간입니다. 무령왕릉이 있는 고분군을 걸으며 웅진백제시대로 거슬러 갔다가도 연미산 정산에서는 공주의 도심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과거든 현재든 공주 산천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해서 이름도 명승길입니다. 그렇게 고마나루에서 시작해 공주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23km에 걸친 이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백제시대로 접어듭니다. ‘고대 역사를 더듬어 가는 시간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라!’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백제시절 서해에서 올라온 배나 금강 상류를 오가던 배가 드나들던 넓은 나루터 고마나루다. 강변으로 내려가면 곰 가족이 살던 연미산이 나온다.

    “돌로 깎은 작은 곰 상을 모신 사당 주변으로 키 큰 소나무들이 우거져 보기 좋구나. 솔숲 사이사이 현대 작가들이 만든 곰 가족상도 있다지?” “웅진단? 여긴 뭐죠?”

    “백제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국가가 주관하여 금강에 수신제를 지내던 터란다.”

    생김새가 제비꼬리를 닮았다 하여 유래한 이름 연미산. 이곳에서 고마나루명승길의 전체 코스는 물론 공주의 도심이 한눈에 조망된다.

    “저 금강을 좀 봐라. 서쪽으로 흐르다가 연미산에 부딪혀 남서쪽으로 급히 휘어 돌아가는 모습이 참 장관이지? 금강 건너편에서 공주의 구도심과 신도심을 한눈에 보이는구나!”

    “주변으로는 소나무들이 시원하게 뻗어 있어 참 좋아요. 저 소나무숲 사이로 가다보면 현대 작가들이 만든 곰 가족 조각상도 나온다고 쓰여 있어요!”

    고마나루에서 1~2km만 걸어가면 웅진시대로 데려가 줄 송산리 고분군이 나온다. 짧은 거리지만 중간중간 산길에, 내내 오르막이라 시간은 충분히 생각하고 걷는 게 좋다.

    “삼국시대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의 밝혀진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분 7기가 모여 있어. 발굴과 함께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유물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왔지.”

    “무령왕 외에는 다른 왕의 무덤은 확인되지 않고 있네요. 삼국을 호령한 신라의 도읍 경주에도 없던 왕릉이 여기에는 있다는 사실도 놀라워요!”

    전국의 약재상들이 몰려들었던 산성시장을 통과하면 길은 다시 백제의 왕성 공산성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웅진과 공주, 백제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538년 성왕이 사비로 옮길 때까지 64년간 5대에 걸친 백제왕들이 공산성 안 왕궁에서 거주했을 거야. 당시에는 웅진성이라 했지. 산세를 따라서 작은 성을 쌓고 강을 해자로 삼아, 지역은 좁지만 형세는 참 견고하지?”

    “네.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주 출입문이 바로 서문에 해당하는 금서루로군요!”

    공산성은 웅진 백제의 64년간 왕성이었던 곳. 성벽은 2.6km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 공산성 안에서 백제를 비롯해 통일신라, 조선시대의 유적들까지 전부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금강변 야산의 계곡을 둘러싼 이 산성은 원래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지.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고친 거야. 아마 지금의 이 산성 자리보다 왕성의 적임지는 또 없었을걸.”

    공북루 위쪽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금강과 공주 시내 전망이 시원하다.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면 이곳에서 공산성의 밤 풍광을 보는 것도 좋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공주 야경과 금강 위에 걸린 철교, 성벽을 비추는 조명이 시원한 밤공기와 어울려 기분이 좋구나.”

    “저는 하루가 너무 짧아 많이 아쉬워요. 금서루에서 웅진수문병교대식을 보고 나니 백제 의상 입어보기, 활쏘기, 백제 왕관 만들기, 백제 탈 그리기 등 체험도 모두 해보고 싶었어요.”

    송산리고분군 입구 공예품전시관과 관광객 쉼터에서 밤으로 만든 과자, 알밤막걸리 등 주전부리로 적당한 지역특산물을 판매한다. 특히 이곳 웅진백제역사관도 들러볼 것.

    “공주한옥마을에서 하룻밤 묵고 가요! 아직 국립공주박물관과 동학사 입구의 계룡산자연사박물관도 가보지 못했잖아요. 동학사는 올라가는 길에 절로 삼림욕이 된대요, 네?”

    “정말 그럴까? 나는 공주한옥마을이 왠지 끌리네! 한옥 고유의 멋을 간직하면서도 내부 시설은 편리하게 갖춰놓아 다녀온 사람마다 칭찬이 자자하더구나.”

    공주는 북쪽으로는 천안시와 아산시, 동쪽으로는 대전시가 인접해 있고, 서쪽으로는 청양군과 부여군이 잇닿아 있어 어디로 가든 부담스럽지 않은 위치입니다. 하지만 고마나루명승길은 평지로 난 길이지만 볼거리가 넘쳐 조금 빠른 걸음으로 둘러봐야 하기에 다소 압박감도 있을 겁니다. 특히 고대 성곽인 공산성은 유적도 많지만 금강을 굽어보는 풍광 또한 호쾌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공산성을 나와서도 다양한 박물관 등이 명승길을 따라 이어지고 있으니 하루 더 묵고 가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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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험한 기운을 부르는 산

    영험한 기운을 부르는 산

    지역충청남도 계룡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영험한 기운을 부르는 산

    • 프롤로그
    • 1.소롯길로 향하면
    • 2.천하명당
    • 3.종교적 힘을 빌리다
    • 4.치성의 흔적
    • 5.육신을 매만져주는 산
    • 6.전설의 괴목정
    • 7.영험한 기운이 솟다
    • 에필로그

    영험한 기운을 부르는 산

    - 충청남도 계룡시 -

    충남 계룡시에는 예로부터 ‘수행 1번지’로 불리던 계룡산이 있습니다. 산의 능선이 ‘닭 벼슬을 쓴 용’을 닮아 붙여진 이름 계룡산에는 특별한 정기와 영험한 기운이 흐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은 지금도 끊이지 않습니다. 풍수지리가 좋아 조선시대에는 무학대사에 의해 새로운 도읍지로 추진되기도 했고, 최근에 와서는 청와대 이전이 검토되기도 했습니다. 계룡산에 서린 영험한 기운은 대체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궁금하다면 직접 가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계룡산은 산의 생김새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많은 계곡마다 소와 폭포를 안고 있고 산에 있는 수목의 54% 이상이 침엽수여서 늘 푸르른 인상을 준다.

    “소롯길에 들어서니 온통 나무밖에 보이지가 않아. 그래도 길이 꺾일 적마다 맑은 내와 만나고 산등성이에 오르면 잇대어 선 봉우리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군 그래.”

    “그다지 높지 않지만 산의 모습이 수려하고 수석이 푸짐하지? 그래서 통일신라시대에는 전국의 5대 명산 중 하나인 서악(西岳) 또는 중악(中岳)이라고 불렀지.”

    계룡산은 풍수지리상 최고의 길상지(吉祥地)로도 유명하지만, 천재지변이나 전쟁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십승지지(十勝之地)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계룡산 입산수도를 도사 자격증처럼 챙기는 것을 본 적이 있어. 그래서 나는 계룡산에 ‘도사 대학’이 있는 줄 알고 살았다니까.”

    “맞아. 나 역시도 과거 계룡산의 존재를 처음 알게 해준 사람이 장터에서 ‘계룡산에서 10년, 지리산에서 또 10년 입산수도했다’며 도사(道士)를 자처한 어느 차력사를 통해서였지.”

    과거 새마을운동과 종교정화운동 이후 대부분 정리되긴 했지만, 계룡산 골짜기마다 당집과 점집이 빼곡한 데서 비춰보듯 계룡산은 유사종교의 근원지가 되기도 했다.

    “한때 여기에 교당과 암자, 수도원과 기도원이 수없이 들어섰었지. 그래서 이 산골짜기를 지나면 ‘단골(무당)’의 주문소리와 요령소리, 징소리가 늘 들려왔대.”

    “맞아. 저기 큰 바위 둘레가 촛농으로 온통 얼룩져 있는 건 아직도 계룡산 산신(山神)에게 치성을 드리고 있음을 말해주지. 이건 다 산세가 좋고 혈맥이 왕성하기 때문 아니겠어?”

    주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봉우리가 연달아 이어진 계룡산 모습이 마치 닭벼슬을 쓴 형상이라 해서 이름 한 것. 이곳에서 신령스러운 공간은 아직도 남아 있을까?

    “이 산은 일반 대중들의 오랜 염원이 서린 치성소이기도 해. 머리는 봉황, 몸통과 다리는 용의 형상인 국보 백제금동향로의 모델이 됐고 신라 5악의 하나로 제왕들의 제사 터이기도 하니까.”

    “그런 이미지가 계룡산을 신비의 공간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계룡산 등산로는 돌길의 연속이다. 산과 자주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역이다. 딱딱한 돌계단에서 오른 충격은 하산 때 더 심하다.

    “젊은 시절 경험만 떠올리고 이렇게 무턱대고 올 게 아니었어. 나는 이제 무릎 관절을 걱정해야 할 나이라고. 아이고 삭신이야~.”

    “조금만 더 힘을 내게 이 친구야! 계룡산의 기와 혈이 모이는 천황봉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어! 계룡의 기(氣)를 믿어 보라고 이 친구야! 여기가 삼국시대부터 괜히 명산이겠나?”

    가을비가 내려 붉은빛을 씻어 내리고 있는 계룡산. 이곳에서 등산보다는 관광에 산행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괴목정로 가보는 것도 좋다.

    “옛날에는 사람 많은 곳을 피해온 사람들이 이 근처에 자리 잡고 살았다고 해. 이곳에 앉아 신선객 이야기를 하다가 나무를 골라서 심곤 하였는데 되는대로 땅에 꽂은 나무는 모두가 괴목이었다지?”

    “나무가 많은 공원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토록 유서 깊은 공원이었을 줄이야!”

    신도안 부근의 계곡에는 암용추와 숫용추가 있다. 이 두 웅덩이에서 영험한 기운과 숭배사상의 근원을 찾게 될까?

    “옥 같은 물이 스무자 정도는 되겠다. 암용추보다 더 깊어 보이는데, 저 검푸른 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어.”

    “여기도 사람들이 치성을 드린 흔적들이 있네? 그러고 보니 이 두 개 웅덩이가 남녀의 성기처럼 생긴 것 같지 않니? 사람들은 여기서 어떤 소원을 빈 걸까?”

    산세가 좋고 혈맥이 왕성해 산신으로부터 영력(靈力)을 받는 데 좋은 조건을 갖춘 계룡산은 아직도 계곡과 골짜기에 굿당과 기도터 등이 상당부분 남아 종교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것이 ‘계룡산 도사’는 익숙하지만 ‘속리산 도사’는 어색한 까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산 주변에는 유서 깊고 아름다운 산사도 많고 산을 내려오면 고택과 정자를 비롯해 계룡산과 관련된 체험거리들이 가득합니다. 여러분은 계룡산 산행을 통해 그 비범한 기운의 정체를 발견할 수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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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탈의 기억마저 품어내다

    수탈의 기억마저 품어내다

    지역경상북도 포항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수탈의 기억마저 품어내다

    • 프롤로그
    • 1.아홉용의 전설
    • 2.풍부함의 슬픔
    • 3.그때 그곳
    • 4.아픈 역사도 역사다
    • 5.공원에서 만난 신사의 흔적
    • 6.쓰라린 기억은 잠시 뒤로하고
    • 7.긍지의 사람들
    • 8.뉘우침과 교훈
    • 에필로그

    수탈의 기억마저 품어내다

    - 경상북도 포항시 -

    포항시 남구에 자리한 구룡포는 일제 당시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입니다. 누구나 이곳에 가면 1923년 일제가 구룡포항을 축항하고 동해 어업을 점령한 침탈 현장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국권을 빼앗긴 암울한 기억 앞에서 이윽고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생각할 수 있는 유능함으로 역사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사시대 유적부터 조선시대,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까지의 역사가 이 동해 앞바다에 숨어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황금어장에서 행복과 슬픔을 느껴라!’

    기묘한 현무암이 늘어선 구룡포해변은 동해바다를 향해 뻗어가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그 노력이 채 끝맺지 못해 바닷가에 머무른 모습이 애처롭다.

    “구룡포의 이름은 아홉용이라는 뜻이야. 이곳에서 승천한 아홉용과 오르지 못한 한 마리 용의 이야기는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어.”

    “그들이 용이라 말했던 그것은, 혹시 이곳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그들의 모습이 비친 바닷가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일본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마을인 냥, 구룡포의 한 골목에는 일본식가옥이 길게 늘어져있다. 조용한 우리나라의 어촌마을에 왜 이런 건물들이 세워졌을까?

    “일본인 가옥거리가 있는 이곳은 근대 문화 역사 거리라고 해. 일본인들이 집을 짓고 어업을 하기 위해 방파제를 쌓아 만든 곳이래.”

    “풍부한 어장 때문일까? 일본인들에 의해 이용당하고 힘들었던 역사의 기록이 이렇게나 길고 긴 거리로 남아있다니, 조금 슬퍼.”

    골목을 지나다 보면 옛날 여관으로 사용되었다는 건물 내부로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오래된 이 건물에는 조금 콤콤한 냄새와 함께 또 한 번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다.

    “일본식의 가옥을 일본인이 직접 지은 것이라 그런지, 한국적인 정서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집 구조를 하고 있어.”

    “맞아. 아무리 따라하려해도 따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지. 우리에게 남은 침략의 역사와 아픔을 잊지 않도록 잘 보존하는 것이 좋겠지?”

    서민들이 살았을 법한 일본식 가옥들이 즐비해 있지만, 이곳은 무언가 남다르다. 2층으로 지어진 이 화려한 목조건물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았을까?

    “마네킹을 이용해 일본사람들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모습이 꼭 박물관처럼 꾸며놓았어. 실제로는 개인의 가옥이었다니 믿겨지지가 않아.”

    “일본식 화장실의 모습이 정말 특이해. 흔히 볼 수 있는 현대식 화장실과는 전혀 다르게 나무로 만들어져있는 화장실이, 역사를 그대로 보존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일본인가옥 거리의 중심에는 구룡포공원이 자리해 있다. 공원에 서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해바다에 한동안 매료되겠지만 얼마 못가 일제 침탈의 흔적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일제강점기에 이곳 젊은이들은 군대로 징집되고 마을 처녀들은 정신대 끌려가고…. 이 공원 둔치에서 떠나는 배를 바라보며 가족들은 울부짖었을 거야. 구 충혼탑 기단 신사터 초석이야. 일본인이 세운 신사와 도가와 야사브로 송덕비가 있던 곳이 여기라지?”

    “맞아. 일본사람들이 다 떠나간 그해 가을, ‘왜색일소’를 외치며 여기에 시멘트를 부었어.”

    일제강점기의 기구한 역사는 사실 구룡포의 작은 단면일 뿐이라고 했던가. 구룡포를 제대로 보려면 일주일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구룡포를 조금 달리 바라볼 수도 있겠어. 선사시대 유적부터 조선시대,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까지의 역사가 이 물길에 숨어 있으니까.”

    “구룡포해수욕장과 그 인근의 주상절리, 대보면과 구룡포읍 경계에 위치한 고인돌, 등대박물관까지, 가만 생각해보니 이곳만 돌아보고 그냥 돌아가면 안 되겠다 싶어!”

    구룡포에서 호미곶까지의 해안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말봉재 정자에 올라서면 우리 땅 동쪽의 눈부신 어항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저기 저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와 머구리, 과거의 어두운 흔적은 금세 잊어버릴 법한 풍경이야.”

    “하루 세 번 어판장이 열리는 구룡포항의 모습도 그래. 너울대는 동쪽 바다의 매력을 한없이 부풀리고 있지. 긍지의 항구, 긍지의 사람들, 시간이 지나도 잃지 않는 빛과 같아.”

    화려한 구룡포항, 그러나 이 아름다운 항만 역시도 ‘축항’이라는 침탈의 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간다.

    “맞아. 1920년대 일제가 구룡포 앞바다에 축항을 한 거야. 일본인이 대량 어획을 하는 큰 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여기 어업은 일본인이 다 장악했지. 참 씻어내기 아픈 역사야.”

    “아픈 역사를 이겨내고자 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긍지와 아픔을 그들은 알까?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가 ‘침탈의 역사에 대한 뉘우침과 교훈’으로 남길 바랄 뿐이야.”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조용한 어촌마을이었던 구룡포. 지금도 대게, 고래, 과메기, 오징어 할 것 없이 어마어마한 어장을 품고 있는 이 포항의 대표 어항은, 먼발치에서 바라보면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구룡포를 조금만 더 가까이 서서 들여다보면 즐비한 일본식 가옥과 신사터 등을 만나 우리네 아픈 기억을 반추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이 비옥한 구룡포 앞바다의 물숨이 일제강점기 기구한 역사의 시작이라니. 믿기시나요? 우리 민족 역사의 아픔을 되짚어가는 조금 특별한 포항 여행, 여러분 가슴에는 어떻게 다가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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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픔과 경건함의 공존

    슬픔과 경건함의 공존

    지역경상북도 칠곡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슬픔과 경건함의 공존

    • 프롤로그
    • 1.산 속의 슬픔
    • 2.커다란 제단
    • 3. 인자한 모습
    • 4.역사의 흔적
    • 5.웅장한 성지
    • 6.마음의 안식처
    • 7.빛을 새롭게 하다
    • 8.그저 신비로운 이곳
    • 에필로그

    슬픔과 경건함의 공존

    - 경상북도 칠곡군 -

    천주교의 느낌은 어떤가요? 늘 차분하고, 고요한, 그리고 또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천주교는 꽤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정 받지 못한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경북 칠곡에 고스란히 남은 그들의 역사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싸워 일구어놓은 지금의 평화로운 시대를 보며 그들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을까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종교를 떠나 순수함과 경건함을 느껴라!’입니다.

    팔공산 산자락, 꽤 높고 깊은 곳에 십자가들이 펼쳐져 있다. 크고 작은 순백색의 십자가의 순수함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을해박해의 슬픈 역사는 이렇게 깊은 산 속에 천주교 교우촌을 만들어냈다고 해.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만든 성지는 어떤 모습일까?”

    “성지를 향해 올라가는 순례길을 걸어오는 동안, 수많은 무덤들이 있었어. 십자가가 박힌 순교자들의 무덤은 그들의 믿음과 신앙심을 느낄 수 있었어.”

    작게 자리한 십자가들을 지나 어느새 커다란 십자가가 선 야외 제단을 만났다. 이곳에 이르기까지의 길에서 본 십자가들의 염원을 한 곳에 모아놓은 것일까?

    “저렇게 커다란 십자가에 예수의 모양을 조각해 놓았어. 한티성지의 야외 제단인 이곳은 과연 어떤 곳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계단 형태로 쌓여 있는 제단의 모습이 참 신비로워. 이곳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천주교 신자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걸?”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잘 자라있다. 그 옆에는 인자한 웃음을 띤 청초한 성모마리아가 가만히 팔을 벌려 세상 모두를 감싸 안고 있다.

    “성지 전체는 고요함이 가득한 것 같아. 성지에서 짧은 치마나 슬리퍼를 신지 못하게 되어있는 것은, 그 성스러움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서일까?”

    “그럴지도 모르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의 모습과 그 소리마저도 고요하기만 해. 참 차분하고 안정이 되어있다는 느낌이야. 마음까지 안정되는 걸?”

    차분한 빛을 가진 한티 순교성지에는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마을이 있다. 수더분한 초가지붕이 올라선 이 마을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

    “이 마을 전체가 화려한 집은커녕, 움막 같은 초가집이 있을 정도로 가난한 모습이야.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힘든 삶을 그대로 남겨놓은 것 같아.”

    “이곳에 정착했던 수많은 천주교 신도들의 삶은 그리 안정되지 못했다고 해. 많은 이들이 순교하게 되면서, 이곳을 현재에 이르러 성지로 불리게 되었데.”

    성스러운 곳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이 곳 성지는 성당 하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설들이 즐비해있다.

    “잘 정리되어 있는 성지의 경관은, 차분히 기도를 하는 천주교 신자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도공간이 아닐까?”

    “하지만 그들뿐만 아니라, 여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마음의 안식을 위해 찾는 경우도 많을 것 같아. 이렇게나 고요한 분위기가 전혀 음침하게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야.”

    성당이 바로 이런 것일까? 그 존재를 단번에 알아 볼 수 있는 양식을 하고 있는 가실성당은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

    “오솔길을 지나 만나게 되는 붉은 벽돌과 흰 벽돌이 쌓여진 모습이 참 안정되어있는 기분이야. 잘 정비된 성당의 외관이 참 마음에 들어.”

    “앞마당에 있는 이 ‘안나상’은 이 성당을 건설할 당시 프랑스에서 수입을 한 것이라고 해. 제대로 된 성당을 짓고자 했던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아!”

    가실 성당 속의 빛은 조금 새롭다. 그저 뽀얀 빛이 쏟아져 들어올 것만 같은 성당에는 알록달록, 신비로운 색으로 물든다. 어떻게 이런 빛이 나는 것일까?

    “짙은 색의 나무 기둥이 받치고 선 흰 천장이 더없이 순수해보여. 이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찾아올까?”

    “이렇게나 수많은 의자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보니, 지금도 활발히 기도가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어. 그리 크지 않은 아득한 곳이 참 마음에 들어.”

    경주에서나 본 듯한 모습이다. 동굴 속에 들어있는 성스러운 이의 자태는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경건하게 만드는 것 같다.

    “성모 마리아를 꼭 보호하려고 하는 것 같아. 포근하게 둘러쌓인 채 손을 모아 기도를 올리는 그녀의 모습에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아?”

    “빛이 잘 드는 잔디밭 한 켠에 이렇게나 신비하고 성스러운 것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니, 이곳이 성지에서도 의미가 큰 곳임을 알 수 있어.”

    어딜 가나 고요함과 차분함이 가득한 한티성지에는 경건함이 가득합니다. 지금에 이르러 이렇게나 평화로운 곳이, 한 때에는 눈물이 가득했던 역사가 있다고 하니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성모마리아를 향한 그들의 믿음과 숭고했던 죽음은 100년이 지난 지금에라도 인정받아 보존되고 있으니, 다행이라 해야할까요? 이곳에 가득한 평화로움은 누군가 보살펴주고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믿음이 들게 합니다. 여러분도 그 순수한 마음을 믿고 마음을 다스릴 겸, 이곳에 들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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