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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독이 채워질 때가 있었을까. 물방울과 공기가 담겨 더욱 고즈넉한 것일지도 모른다.
구름마저 이곳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멀리서 억새풀 요란히 흔들리며 손짓한다.
가파른 절벽에도 생명을 틔우고 사는 것들이 있다. 수평선을 향한 그리움과 닿을 수 없는 구름에 대한 갈망 같은 것들이 있다.
말끔히 단장을 마친 채 기다리는 모습이 퍽 들떠 보인다. 다가서는 발걸음이 빨라질 수 밖에.
층마다 작은 지붕을 얹고 올라간다. 누가 누가 더 높나 내기를 하는 듯 층층이.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보여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발을 뻗어본다.
무수한 낱말들이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빛깔만큼이나 설레 보이는 출발선 앞, 두근, 두근.
날개는 없지만 항상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새가 있다. 하늘까지 닿을 만큼 다리가 길어서,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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