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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 문 너머로 언뜻 보이는 공간이 달라 보이는 이유는 늘 우리의 건너편에 있는 곳은 아직 가보지 못한 낯선 곳이기 때문.
산에도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없는 곳이 있다. 나무가 없다고 해서 산이 아닌 것 아니라는 듯.
가로지르는 이들을 굽어보는 것들.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 진다.
파도 소리를 듣고 자랐기 때문일까, 파도 따라 넘실대고 싶기 때문일까. 파도처럼 굽이치는 가지 끝에 바다를 닮은 초록이 피었다.
언덕 위로 둥실, 배 한 척이 떠올랐다. 묘한 마음이 주는 묘한 풍경.
좁은 길을 울창히 덮은 덤불인 줄 알았으나덤불 사이를 갈라 낸 길이었다.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지금 평화롭지 않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인간의 무도함이 남긴 흔적이 기억되지 않을 때 평화를 이야기한다.
소금이 잔뜩 달라붙어 그런가,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밤에는 빛의 바다를 찾으러 온 무리가 짠내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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