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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가 진 자리에도 흔적은 남는다. 그 위에 꽃송이를 피워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
낮아진 지붕과 낮아진 시선. 그 모습이 정겨워 덩달아 허리를 숙여보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기록이고 기념인 것이 너에게는 상처밖에 되지 않는구나.
귀에 익은 문구와, 눈에 익은 손글씨. 세련되지 못함, 이라는 것이 어찌 이리 소담스러울 수 있을까.
어찌 맑은 하늘 아래 거대한 존재로 우뚝 섰을까. 영원히 맑을 그 기운에 고개를 숙인다.
올려다보고, 또 내려다보는 일. 서로를 향한 두근거리는 시선이 퍽 재미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켰을까. 곱게 모은 손끝이 말을 건넨다.
쌓일 수만 있다면 어디든 내려앉고 싶을 때가 있다. 틈새에서 바스락거리며 부대끼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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