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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실이 춤을 출 때마다 푸른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춤보다 한 박자 늦게.
시야 가득 오색 풍경들이 펼쳐져 있다. 오르는 발걸음이 즐거워, 채 오르기도 전에 피로를 잊어버린다.
구름에 번진 노을은 조금씩 빛을 잃어가고 방금 전 마지막으로 날개를 퍼덕인 새 한 마리가 바람에 몸을 싣는다.
한 줌씩, 또 한 줌씩 풍경이 비워져 나간다. 덮인 눈 아래로 무엇이 바뀌어 새로운 계절을 채울까.
귀를 쫑긋 세우고서 커다란 눈으로 조용히 정적을 응시하는 사슴을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울음을 들어준 적은 없다.
먼 바다 위 사방에서 물그림자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해무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는 또 얼마나 많은 물그림자가 그려지고 있을 텐가.
나란히 늘어선 것들이 꼭 제가 선 자리의 이름을 닮았다. 실없이 웃으면서도 계속 바라보게 되는 것은 왜일까.
노란 그늘 아래서 하늘은 온통 노랗기만 하다. 누군가가 두고 간 빗자루 하나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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