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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게 핀 화려한 꽃보다 들에 아무렇게나 핀 코스모스가 꽃 같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작은 기쁨을 주는 코스모스가 좋다.
그는 새겨진 것보다 더 담대하고 굳건했을 터. 눈앞에 보여지는 것은 아주 찰나의 기록일뿐.
쉬이 옮길 수도, 부술 수도, 말을 걸 수도 없는 굳은 침묵. 그 가운데 아련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가득하다.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을 바라는 사람의 마음은 정작 변하기 쉬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을까봐.
소원은 보이지 않는 건데도 자꾸만 보이게 하려고 한다. 실체가 없다면 믿을 수 없는 걸까.
단지 그곳에 그림이 그려진 것뿐인데도 걸음이 달라진다. 잠시 멈추고 셔터를 누를 만큼.
붉은 실이 춤을 출 때마다 푸른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춤보다 한 박자 늦게.
볕이 강한 날이면 상상의 폭이 넓어진다. 그림자로 상상하는 세상, 조금 더 특별한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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