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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한가운데에 떨어진 민중의 소리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 날의 설렘과 슬픔을 모두 간직한 검은 덩어리 하나가 쿵, 하고 박혀버렸다.
안 돼. 멈춰. 돌아가. 이쪽으로 오지 마. 가득한 부정의 신호들에 나도 모르게 멈춰서 버리는 걸음.
저렇게 많은 열매들을 매단 연유가 무엇일까. 문을 밀치고 들어서는 어린 이와 팔 벌려 맞는 늙은 이의 웃음을 상상한다.
빛깔 맑은 것들이 맑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빈 벽이 물든 듯 일렁거리고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텅 빈 벤치지만 둘이기에 즐거이 바라볼 수 있어.
밝히는 일이 어찌 빛으로만 가능한 일일까. 꽃으로 밝혀진 계단에 눈이 부시다.
조국의 깃발을 뒤로 하고서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이의 얼굴은 그 어떤 정의보다 숭고해 보인다.
건너기 위해 놓였을 돌이지만 누구도 선뜻 건너지 못하고 반대편만 바라보다 미련 없이 뒤돌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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