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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이 지켜주는 천년고찰

    용이 지켜주는 천년고찰

    지역경상북도 영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용이 지켜주는 천년고찰

    • 프롤로그
    • 1.황금 숲길을 따라
    • 2.극락세계로 안내하는 계단
    • 3.부처가 기다리는 곳
    • 4.교리를 따르다
    • 5.온화한 미소
    • 6.천년을 이어온 사랑
    • 7.선비화에 얽힌 의상 이야기
    • 8.소백산에 떠오른 용
    • 에필로그

    용이 지켜주는 천년고찰

    - 경상북도 영주시 -

    일찍이 깨달음을 얻은 의상대사가 전국의 산천을 돌아다니다 경북 영주의 봉황산 자락에 멈추어 섭니다. 그곳에 그는 부석사를 세웁니다. 속세의 자리에 부처님의 극락세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입니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절집의 고요한 풍경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이 고찰에 얽힌 용의 이야기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전설처럼 정말 무량수전을 떠받치고 있는 석룡이 천년의 세월 동안 이 부석사를 지켜온 것일까요? 청량한 가을, 부석사에서 전설의 용을 만나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소백산 부석사, 일주문을 지나니 부석사를 대표하는 은행나무. 가을의 부석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은행나무 길이다.

    “부석사 입구에서부터 일주문으로 가는 이 길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길을 밟게 될 줄이야. 그야말로 가을 정취가 제대로 나는군요!”

    “정말 그래요. 마치 극락의 세계로 통하는 길처럼 절집으로 오르는 이 길은 황금빛 일색이네요.”

    일주문을 지나니 천왕문 너머로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꽤나 가파른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르고 다시 멈춰서기를 반복할 정도로 계단은 끝이 없다.

    “범종루와 안양루를 지나 무량수전까지 바로 이 108계단을 올라야 극락의 세계로 들 수 있다고 전해지죠.”

    “정말 이런 난관에 봉착할 줄이야. 힘들지만 이 계단을 오르는 동안 고통과 번뇌는 사라지고 마침내 극락정토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이군요.”

    천왕문을 지나 다시 계단을 밟아가다 보면 안양루에 닿는다. 이 누각에서 일출 때면 황금빛 부처의 형상을 볼 수 있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이 또다시 나타난 계단 앞에서 크게 한숨이군요. 우리처럼 연신 가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저들의 모습을 좀 보세요. 마지막 계단까지 오르기에 숨이 차기도 할 거예요, 그쵸?”

    “하지만 안양루까지 가는 데 마음도 바쁠 거에요. 그곳에서 부석사 경내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고, 또 황금빛을 띤 부처의 형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누각에서 바라보는 부석사는 무량수전, 안양루, 조사당, 응향각이 절집 안에 편안히 들어앉은 품이다. 이 사찰이 불교 교리를 건축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냈다고 하는데?

    “저 무량수전을 좀 보세요! 눈앞에서 위용을 자랑하고 있군요. 하늘 아래 살짝 들린 팔작지붕의 처마선조차도 가볍지가 않아요.”

    “한국 전통건축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대표한다더니, 정말 균형미가 돋보이네요. 저 위풍당당하면서도 거드름이 없으며 겸손한 풍채는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울 겁니다.”

    7세기에 창건된 고찰 부석사. 천천히 경내를 둘러보니 고색창연하고도 여유롭다. 담담한 듯 보이는 절집 안마당과 빛바랜 단청이 여유를 더한다.

    “불전 안쪽에 앉은 부석사 소조여래좌상으로 햇살 한 자락이 비껴드니 기도를 올리던 사람들의 얼굴에 잠시 평온한 미소가 깃드네요.”

    “누군가를 위해 간절히 기도를 올리는 이들의 모습이 마치 부석사와 오랜 인연이 있는 선묘낭자의 미소를 닮아 있는 듯하군요.”

    무량수전 앞 석등은 창건 당시 세워진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 역시 아름다움으로 치면 손에 꼽히는 건축물이다. 의상과 선묘의 사랑 이야기도 바로 이곳에 깃들어 있다.

    “예전부터 석등을 100번만 돌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전해져오고 있다죠? 초파일이면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 달밤에 이 석등을 돌며 복을 기원한다죠?”

    “그뿐만이 아니에요. 의상대사를 흠모하던 여인 선묘 여인이 용이 되어 지금도 이 사찰을 지킨다는 전설이 잠들어 있죠. 선묘 영정을 모셔둔 선묘각으로 가봅시다.”

    석탑을 끼고 왼편 산길을 오르면 조사당이 나타난다. 조사당은 의상대사를 모신 곳인데 그 앞에는 ‘선비화(禪扉花)’라 불리는 나무가 자라고 있다.

    “무량수전 왼편에 위치한 저 부석이 바로 선묘낭자가 띄운 돌로 부석사 이름의 기원이 됩니다.… 아, 저 나무도 역시 전설 하나가 전해지고 있어요.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저렇게 나무로 자라났다고 하죠.”

    “지금도 해마다 꽃을 피운다는 저 나무에 얽힌 이야기, 정말 신기하군요.”

    부석사 여행의 또다른 묘미는 소백산 자락 일몰의 아름다움이다. 특히 무량수전 앞마당과 안양루, 이곳 삼층석탑에서 바라보는 부석사의 일몰은 신묘할 정도로 장관이다.

    “마침내 해가 저물고 담홍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보게 되는군요! 이야~ 탄성이 절로 나오네요!”

    “지금이에요! 해가 완전히 산 뒤로 넘어가는 찰나! 짙은 구름 너머로 여의주를 베어문 한 마리 용이 슬며시 모습을 감추는 듯하지 않나요?”

    부석사를 찾아드는 길목에서부터 황금빛으로 물든 숲길을 만나 탄성을 터뜨립니다. 안양루에 기대어 서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멀리 펼쳐진 소백의 연봉들이 부석사와 함께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고찰에 용에 얽힌 애틋한 전설이 전해지는 탓일까요? 소백산 높고 낮은 산자락이 절집을 감싸 있는 품새는 해가 질 무렵이면 마치 하늘로 솟구치는 커다란 용 한 마리로 변하는 듯합니다. 그때 다시 한 번 탄성을 터뜨리게 되죠. 소백산 산중에 자리한 천년고찰 부석사에서 여러분은 실제 용의 모습과 마주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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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지역전라남도 장흥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 프롤로그
    • 1.천지인 둘레길
    • 2.아찔한 성벽을 따라 난 성문, 어디에 있을까?
    • 3.돌을 머리에 얹고 종종걸음
    • 4.장원봉 두 형제 이야기
    • 5.억불산의 치맛자락
    • 6.슬픈 바위의 전설
    • 7.며느리밥풀꽃 같은 동학군
    • 8.최후의 격전지에서 염원을 담아
    • 에필로그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길

    - 전라남도 장흥군 -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고 한다면 ‘잘 키운 재래시장 하나, 열 마트 안 부럽다’는 말도 가능하겠습니다.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지근거리에는 동학농민들이 호남지방에서 끝까지 버티다 장흥에서 최후나 다름없는 일전을 치렀던 석대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토요시장만 둘러보고 올 일도 아닙니다. 성을 에워싸고 도는 예양강과 함께 어우르는 산 과 들 등 자연환경을 돌아 볼 수 있는 ‘천지인(天地人) 둘레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바로 그것입니다.

    장흥군이 토요시장에 이어 야심차게 선보인 길 ‘천지인 둘레길’은 장흥읍사무소 뒤쪽 탐진강변 홍살문에서 시작된다.

    “이제 흘러간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20년 전 재래시장 모습이 있다고 해서 장흥 토요시장을 보러 왔는데, 이 근방에 ‘천지인 둘레길’이 있다고?”

    “맞아. 장흥읍성 터를 중심으로 탐진강 수변공원, 동학공원을 연결시켰어. 이 벽화를 따라 산길로 들어서면 바로 삐비정과 만난다는데,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아?”

    장흥읍성은 능선을 따라 흙과 돌로 쌓은 포곡식 산성인데 일부 구간은 자연 그대로 낭떠러지를 성벽으로 활용해 아찔함도 느껴진다고.

    “성곽을 걷는데 위험하지는 않을까?” “나무로 안전판을 이어 놓았잖아.”

    “아! 동쪽과 남쪽, 북쪽에 성문이 있었는데, 어디로 간 거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 같은데, 우리가 제대로 잘 찾지 못하는 걸까?”

    평지의 성곽과 달리 산길을 오르내리는 북문 쪽은 산길을 오르내리는 흙길이다. 이 길 위에서 꼭 해봄직한 옛 풍습이 있다는데?

    “길을 걷다보니 정말 건강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니? 평지의 성곽과 달리 산길을 오르내리는 덕분일까?”

    “글쎄. 하지만 이 길 위에서는 옛 풍습이 하나가 있어. 나를 따라해 봐. 자! 이렇게 돌을 머리에 이고 성 밟기를 하면 건강해진다는 속설이 있다는데, 한번 해봐.”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진녹색의 동백나무가 계절의 변화를 일러준다. 급기야 발견한 돌로 쌓은 석성, 과연 어떤 이야기를 지니고 있을까?

    “경사가 다시 가파르다 싶더니 이 길이 우리에게 장원봉을 보여주려고 했나보구나. 여기 지명 유래가 적혀 있어.”

    “어디 보자. 지금의 경찰서 뒤편 마을이 장흥 위씨 마을이었다는군. 여기에 사는 위원개, 위문개 두 형제가 장원급제를 해서 장원봉이라고 했대. 두 사람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장원봉을 지나 동학전망대로 가는 길은 장흥읍내와 억불산을 보며 걷는다. 왼편으로 보이는 억불산의 자태를 보면 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을 듯한데?

    “장흥읍과 안양·용산면 경계에 우뚝 솟아 있는 저 봉우리 말이야. 다소곳한 며느리를 닮고, 산의 능선이 며느리의 치맛자락 같지 않아?”

    “저게 바로 며느리바위야.” “그렇구나. 왠지 애달픈 이야기도 스미어 있을 것 같아.”

    마삭줄이 지천인 봉우리에 놓인 며느리바위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마음씨 착한 며느리와 구두쇠 시아버지 이야기, 이는 가련한 동학농민의 사연과도 꼭 닮았는데.

    “하루는 시아버지가 시주하러 온 스님을 내쫓았어. 이를 본 며느리가 대신 사과하며 시주를 했더니 그 스님이 ‘마을에 큰 홍수가 날 것이니 산으로 도망을 가되,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며느리에게 귀띔을 해줬대.”

    “착한 며느리는 시아버지의 애절한 비명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결국 돌아봤겠지?”

    억불산의 자태를 보며 걷는데 길섶 여기저기에 며느리밥풀꽃이 피어 있다. 진분홍색의 꽃잎에 하얀 밥알을 품은 꽃이 애틋하기만 한데?

    “천지인 둘레길에 며느리밥풀꽃이 정말 지천으로 피어 있구나. 여기에도 며느리의 슬픈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겠지?”

    “며느리는 하나같이 착한데 시부모는 왜 그리 모질게 그려졌을까.” “요즘 시부모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야.”

    장흥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쪽 낮은 언덕의 동학전망대. 이곳에서 동학농민군이 최후까지 관군과 싸웠던 석대들녘을 조망해보자.

    “호남지방에서 끝까지 버티다 최후나 다름없는 일전을 이곳에서 치렀을 테지.” “여기가 그런 곳이라고?”

    “동학군이 1894년 공주싸움에서 지고 곧이어 전봉준도 붙잡혔지만 장흥에서만큼은 달랐다고. 장흥성을 함락하고 깃발을 꽂아 위세를 떨쳤던 현장이 저 석대야.”

    천지인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장흥읍성을 에워싸고 도는 예양강에서 역사를 만나기도 하고, 토성산과 함께 사계절 꽃이 피는 탐진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장흥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비교하는 재미도 느끼게 됩니다. 옛 추억과 즐길 거리가 많은 장흥토요시장을 경유하면서 남도의 맛과 전통시장의 멋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역의 역사와 발전상을 한 눈에 살피며 걷는 이 길은 하늘과 땅,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가져다줍니다. 여러분은 이 길에서 어떤 조화로움을 느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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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지역전라남도 영광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프롤로그
    • 1.세상을 밝히는 물레방아
    • 2.특색 있는 모습!
    • 3.왜 저곳에?
    • 4.새롭게 피어나다
    • 5.독특한 배치
    • 6.지켜보고 있다!
    • 7.불교의 마음
    • 8.오래됨과 새로움의 정취
    • 에필로그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전라남도 영광군 -

    전라남도 영광은 호남 제일의 포구라고 전해집니다. 영광에 몰려든 사람들은 풍요로운 곡창과 고즈넉한 산에 반해 삶을 이어갔습니다. 자연의 힘들 그대로 담은 특산품인 영광굴비와 천일염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포구의 역할을 수행했던 이곳에는 그 빛을 잃을 수 없을 만큼의 큰 의미가 담긴 하나의 명소가 있습니다. 백제시대, 불교문화가 시작된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불갑사의 숨은 그림을 찾아라!’입니다.

    불갑사 관광지구 입구에 위치한 농촌테마공원은 전국 최대규모의 물레방아를 비롯해 인공폭포, 108분수와 연꽃수생단지 등으로 이루어져 사계절 호젓한 멋을 자아낸다.

    “불갑저수지 수변도로에 형형색색 가로등이 있어서 공원 전체가 아름다우면서도 생동감이 넘쳐요!”

    “풍력가로등이라 자연치화적 의미도 갖지. 바로 저 천년방아에서 대체에너지가 생성되는 거야. 야간에는 4색 전구에서 뿜어내는 조명과 주간에는 프로펠러의 역동성을 볼 수 있어.”

    불교의 불(佛), 그리고 갑을병정의 갑(甲)을 합친 이름 ‘불갑사’. 말 그대로 최고 사찰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절이 바로 이곳이다.

    “불갑사의 차분함 뒤로 솟은 산의 푸르름이 어색한 듯하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 산이 불갑산이 맞나요?”

    “그렇단다. 그 어색한 느낌은 아마 독특한 기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구나. 다른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른 기와가 아니니 조금 어색하지?”

    이곳의 기와 위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지붕위에 올라선 이것은 남방 불교의 형태를 받아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원래는 부처님의 사리를 봉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늘 마당에 세워져 있던 것이 저렇게 지붕 위에 올라서 있으니 신기하구나.”

    “저것이 바로 스투파이군요! 용마루 위에 올라 앉아있는 저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것이라고 했어요!”

    사찰에 들렸으니,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부처님의 얼굴을 보고 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대웅전에 들어서는 문이 조금 색다르다.

    “대웅전으로 들어서는 문들 중에서 한 문의 창살이 다르게 만들어져 있구나. 알록달록한 모습이 참 예쁘구나!”

    “그 색 뿐만 아니라 조각이 된 모습도 정말로 섬세해요. 대웅전의 문창살이 이렇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그저 대웅전 안에 들어오면 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고, 듬직한 불상이 있는 것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무언가 다른 것 같은데?

    “문을 보고 향해 있어야 할 불상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네요. 들어서자마자 부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조금 놀랐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문의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불상에 닿아있는 모습에 부처님의 모습이 더욱 근엄해 보이는 걸?”

    보통 천장에 새겨진 동물이라 하면 곧잘 용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찰은 그 장식부터가 특이한 것은 분명하다.

    “천장에 쥐가 있네! 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기어가는 듯한 저 쥐 조각은 검은색, 흰 색의 두 마리가 있구나.”

    “조금 징그럽기는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 쥐가 밤낮으로 시지 않고 마음을 정진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라 하니, 이제는 조금 징그럽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검은 기와와 어울리는 어두운 나무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는 단청 없이 그저 투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약간 구부러진 나무 기둥이 자연의 모습을 사랑하고, 거스르지 않는 불교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이 건물 뒤에는 약수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금 쉬어가는 것이 좋겠지?”

    불갑사를 나와 수변 공원을 따라 걷는다. 불갑사 담장 곳곳에 피어난 상사화의 이름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떠오른다.

    “너무도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탓일까요? 옛것에 대한 아름다움보다는 새로움을 더 많이 느끼게 해준 곳인 것 같아요.”

    “잘 보존되지 않은 탑을 읽을 수 없었던 것 같은 안타까움을 말하는구나. 하지만 불교에 대한 굳은 의지가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한 곳이 아닐까?”

    불갑사는 다른 사찰과는 다른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사찰이 가지고 있는 유구한 역사가 가장 큰 차이점일까요? 불갑사를 걷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불교의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이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불교에 대한 정서가 자리 잡지 않았던 그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게 되나요? 이곳,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에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여러분의 막연한 기대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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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지역경상북도 경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hotmark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 프롤로그
    • 1.향기에 먼저 반하다
    • 2.고운 빛깔에 봄을 기대하다
    • 3.엄청난 규모의 미나리 농가!
    • 4.전국에서 알아주는 육동미나리
    • 5.오로지 친환경만
    • 6.효자 효부의 마을
    • 7. 세나벌의 전설
    • 8.경산 미나리 제대로 즐기기!
    • 에필로그

    봄의 향긋한 내음을 안고 오다

    - 경상북도 경산시 -

    차가운 겨울 냄새가 사라지면, 어느새 향긋한 풀내음이 올라옵니다. 그 향기를 따라 쫓아가면 경상북도 경산시에 다다르게 됩니다. 봄이 찾아오면 이 곳 경산에는 육동이라 불리는 봄채소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의 봄채소는 바로 봄내음을 가득 안고 온 싱싱하고 푸릇푸릇한 미나리입니다. 경산시에서 즐기는 미나리의 모든 것!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향긋하고 아삭한 봄 미나리로 산해진미의 계절 봄을 맞이해라!’입니다.

    관광버스가 줄지어 선 경산시 전역에는 향긋한 미나리 냄새가 가득하다. 이미 미나리의 향기에 취한 사람들의 표정에는 기대가 가득하다.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산지 채소를 직접 먹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미나리가 정말 맛있긴 한가봐요.”

    “봄을 대표하는 음식인 미나리를 가장 잘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경산이라서 그렇단다. 미나리를 먹으러 출발해볼까?”

    연둣빛 미나리의 빛깔이 봄을 맞아 한층 더 싱싱하게 보인다. 그 고운 빛깔이 방금 맞이한 봄의 싱싱한 날들을 미리 보는 것만 같다.

    “특유의 향이 잔뜩 풍겨오는구나. 게다가 싱싱한 연둣빛 빛깔을 보니 한층 더 봄이 다가온 것을 느끼게 되지 않니?”

    “맞아요. 봄이 되면 질긴 줄기가 부드러워져 먹기 좋은 상태가 되어서 제 맛을 낸다고 하니, 빨리 맛보고 싶어요!”

    4.8ha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미나리 재배 농가에 입이 떡 벌어진다. 많이 재배하는 만큼 실컷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와, 마을마다 미나리를 재배하는 농가가 엄청 많아요!”

    “그래, 경산에서는 용천리를 비롯한 6개 마을, 18개 농가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단다. 이렇게 농장을 직접 찾아가면 방금 수확한 싱싱한 미나리를 그 자리에서 맛보는 별미 체험을 할 수 있단다.”

    경산 미나리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지하 150m의 암반수를 활용해 재배한다고 한다. 거기다 유기질 퇴비, 친환경 농자재를 사용한다고 하니 보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이렇게 많은 미나리를 재배하는데, 친환경 적인 농사를 짓는다니 농장을 운영하는 농민들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건강함에 대한 고집은 최근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대행회사인 ‘에버그린농우회’로부터 무농약 친환경 웰빙 재배로 인증을 받는 결과를 낳았단다.”

    육동은 기후와 토질이 미나리 재배에 알맞은데다 지하 150m의 암반수, 유기질퇴비, 친환경농자재 등 100% 친환경을 고집함으로써 매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포도나 복숭아농사에서 얻는 수익을 다 합쳐도 미나리 재배 소득에 못 미친다죠?” “하모예! 냉동창고에 씨를 재웠다가 파종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서도 농가소득을 올리고 출하량도 늘리려고 우리 마을 사람들은 엄청 노력한다 아입니꺼.”

    “그러니 무농약 친환경 웰빙 재배 인증을 받은 것도 당연해요.”

    윗마을은 용이 반석을 모았다는 전설이 있는 용천리이고, 아랫마을은 육동 입구인 가척리이다. 이곳은 유달리 전설이 많은 곳이며, 예로부터 효자 효부 마을로 이름나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이 효자각도 선조 무렵 효자 김정우(金正佑)의 덕을 기리기 위해 당시 자인 현감이 세운 비각이라죠?”

    “맞아. 용성면 소재지에서 동남쪽 3km지점에 위치한 용천리는 1986년 까지만해도 용성면 육동 출장소가 있었던 소재지야.”

    동서로 육동 부일에서 흘러내리는 용천천이 흐르고 우뚝 솟은 산들이 병풍을 두른 듯 지키고 서 있는 이 마을은 김씨들이 집성촌을 이루는 만큼 재미있는 전설도 흐른다.

    “돈을 모으기만 하고 쓰는 것인 줄은 모르는 김첨지의 이야기도 관련이 깊다지요?” “맞아. 김첨지 이야기는 얼마나 인간이 어리석은 존재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어.”

    “하지만 재산은 모았으되 덕은 모으지 못했던 김천지 아야기뿐만 아니라 용천리는 1400년 무렵 경주 김씨가 처음으로 개척한 마을라는 점에서 의미가 참 남달라.”

    봄의 향기를 가득 담은 경산의 미나리는, 직접 찾아와서 먹을 수 없다면 농장에 직접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산지에서 직접 받아보는 미나리가 봄을 함께 가져다 줄 것이다.

    “이렇게나 많이 먹었는데도 아삭하고 향긋한 미나리의 맛이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우리 조금 더 사서 가면 안 되나요?”

    “그래 그러자꾸나. 그러고도 또 생각이 난다면 이번 봄 내내 농장에서 직접 배송을 해 주기도 한다니 걱정하지 말렴.”

    먹고, 또 먹고도 계속 생각이 날 만큼 경산 미나리가 그렇게나 맛이 있나 봅니다. 봄을 알리는 채소로 손꼽히는 미나리! 그 미나리의 싱싱한 맛과 향긋한 내음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경산으로 찾아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나리 한 입에 겨우내 움츠러져 있던 몸의 감각이 되살아나고, 슬슬 살아나는 입맛에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아삭아삭, 미나리를 먹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 곳 경산에 찾아와 누구보다도 먼저 봄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찾을 경산에는 지금도 미나리가 잘 자라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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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고한 역사의 동네 변천사

    고고한 역사의 동네 변천사

    지역서울특별시 성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고고한 역사의 동네 변천사

    • 프롤로그
    • 1.기억에도 없는 추억에 젖어드는 동네
    • 2.성북동을 성북동답게 하는 명소
    • 3.놓치기 싫다면 대비하라!
    • 4.선잠단지의 또 다른 옛 이야기
    • 5.개운사에 숨어든 비밀
    • 6.숱한 주부들 기죽인다는 ‘효재’
    • 7.자꾸만 걸음이 멈추는 길
    • 8.만해의 절개가 녹아 있는 공간
    • 에필로그

    고고한 역사의 동네 변천사

    - 서울특별시 성북구 -

    사대문을 감싸 안은 옛 성곽 아래, 부채꼴 모양으로 내려 앉아 서울시내를 굽어보고 있는 성북동 일대는 언덕 위로 대저택들이 많아 ‘서울부촌’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1960년대 이전만 해도 대표적인 서민 주택가였습니다. 가난한 작가, 화가 등 많은 예술인들이 일제부터 이곳에 빽빽하게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오래됐지만 바래지 않았고, 소박하지만 부유한 부촌1번지 성북동에는 이야깃거리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고고함이 묻어나는 성복동의 옛이야기를 들어라!’

    예부터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아름다운 바위들이 어울린 산자수명(山紫水明)한 마을 성북동은 지금도 서울에 있지만 서울 같지 않다.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조용한 산동네에 고급 주택들이 들어서 있지만 아직 플라스틱 굴뚝에서 피어나는 흰 연기, 오래된 한옥과 작은 골목, 비탈에는 덧니처럼 흐트러진 돌계단. 돌담에 놓인 노란색 양철통. 오래된 대폿집까지, 시간 속을 거슬러 올라가 이내 또 다른 성북동의 얼굴을 마주한 듯해.”

    “맞아. 지금 서 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기억에도 없는 추억에 젖어든다니까.”

    잘 보존된 고택과 미술관, 옛 선인들의 보금자리를 보고 있노라면 드라마 속 ‘성북동 사모님’도 울고 갈 부자는 따로 있는 듯하다. 성북동을 성북동답게 하는 명소를 찾아보자.

    “일찍이 우리나라 고미술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알아보았던 혜곡 최순우 선생의 옛집, 현재 보수공사(2013년 9월1일 ~ 11월30일) 중이라 관람은 어려운 상태구나.”

    “어떤 모습으로 일반에 공개될지 무척 기대돼. 최순우 옛집은 전통가옥의 모습에 충실하고 있다는데, 재개발의 풍파에 휩쓸려 하마터면 헐릴 뻔한 이 집을 시민들이 지켜냈다지?”

    고택과 성당, 미술관이며 골목골목 숨은 찻집, 밥집까지 모두 헤아려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출발 전, 어떻게 해야 동선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가져갈 수 있을까?

    “선잠단지길로 100m도 채 가기 전에 작은 교통섬이 나오다니. 잠깐, 우연찭게 저기 골목을 들여다보니 북정미술관이 위치해 있는 걸 발견했어!”

    “이거 잘못했으면 ‘동양의 피카소’를 놓칠 뻔했군 그래! 행여나 또 이런 좋은 구경거리 놓칠까 봐 슬슬 불안해지는데? 구청에서 그림지도나 안내책자라도 챙겨올 걸 그랬지.”

    성북동길을 따라 성북초등학교 옆길까지 10분여를 걷노라면 오롯한 홍살문이 눈에 들어온다. 살진 누에고치와 좋은 실을 기원하던 선잠단지의 또 다른 옛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종 때 선잠례를 지냈지만 1908년 제사 장소를 사직단으로 옮기면서 지금은 터만 남아 있어. 하늘높이 솟은 뽕나무는 아직도 여전한데 말이야.”

    “여느 양반집 아낙을 기리는 열녀문이 있었다는데, 새삼 이 안이 궁금하지 않아? 문은 잠겨있지만 인근 주민에게 부탁하면 열어줄지 혹시 알아?”

    안암동 개운사의 암자인 보타사 대웅전 뒤쪽 화강암 암벽에는 고려시대 마애불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 거대한 보살상 어깨를 보면 숨은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데?

    “웅대한 이 불상을 봐. 얼굴 생김새부터 토실토실한 게 미감이 풍부한 표정을 하고 있어.”

    “최근에 온몸을 흰색으로 칠해서 백불의 인상을 풍기고 있군. 그런데, 이 마애불 어깨 쪽 좌우에 홈이 패여 있는 것으로 보아 불상을 보호하던 전각이 있지 않았을까? 이 아래 새긴 명문은 뭘 뜻할까?”

    성북동이 내려다보이는 야외 찻집도 고풍스럽고 계곡 주변에 자리 잡은 성북동쉼터에는 쪽에는 오래된 느티나무도 그 나름의 멋이 있다. 건너편에는 또 어떤 멋들이 있을까?

    “여기 좀 봐. 성북동쉼터 너머에 이런 곳이 자리해 있었다니. 한복 보자기 등 손으로 마법을 빚는다는, 숱한 주부들 기를 죽인다는 그 ‘효재’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참선수양을 할 수 있는 ‘침묵의 방’도 일반에 공개하고 있구나.”

    “정말이네. 울긋불긋 담쟁이가 돋보이는 새하얀 담장이 특히 매력적이야.”

    길상사를 나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유택으로 향하다 보면 비둘기 조형물과 함께 한쪽 벽면에 소설 <성북동 비둘기> 현판이 위치한 비둘기공원이 또 한 번 발길을 잡는다.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이름 모를 잡초가 왠지 쓸쓸해 보여.”

    “슬레이트 지붕을 올린 집들과 동네를 비집고 들어선 100평짜리 저택들, 골목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는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를 읊조리겠지?”

    좁은 골목길은 제법 가파르다. 숨이 턱에 찰 즈음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냈다는 심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옥이 일반적으로는 보기 드물게 북향이어서 관심이 더 간다.

    “마당 너머 한 눈에 들어오는 성북동 전경도 좋은 볼거리로구나. 낮은 지붕이 마주칠 정도로 다닥다닥 붙은 주변의 작은 집들이 멀리 산자락의 대관저들과 상반돼 더 특이하다.”

    “그렇구나. 마당의 향나무는 만해가 손수 심었다지. 그런데, 만해는 무엇이 보기 싫어서 산비탈로 방향을 틀어서 집을 지었을까?”

    명망 있는 재벌가 대사관저가 몰려있어 ‘부자들의 동네’로 이름난 성북동은 한 걸음 더 들어서면 옛 선인의 발자취가 그대로 녹아 있는 동네였습니다. 조선의 도읍 한양을 지키던 서울성곽에 고종의 다섯째 아들의 별채가 있고 만해 한용운의 기개가 돋보이는 한옥과 요정정치 산실에서 급변신한 문화 종교시설, 민간모금운동으로 지켜낸 시민문화유산 1호까지. 사실 성북동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려면 4~5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기왕 마음먹은 여행, 넉넉하게 한나절 할애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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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지역충청남도 공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 프롤로그
    • 1.고마전설, 흐르고 흘러
    • 2.정상을 즐기는 법
    • 3.무한상상력이 발휘되는 공간
    • 4.백제와 현대를 오가는 길
    • 5.천혜의 요새 공산성
    • 6.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
    • 7.걸으면 걸을수록
    • 에필로그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 충청남도 공주시 -

    고마나루는 공주를 말합니다. 고마나루명승길은 공주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공간입니다. 무령왕릉이 있는 고분군을 걸으며 웅진백제시대로 거슬러 갔다가도 연미산 정산에서는 공주의 도심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과거든 현재든 공주 산천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해서 이름도 명승길입니다. 그렇게 고마나루에서 시작해 공주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23km에 걸친 이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백제시대로 접어듭니다. ‘고대 역사를 더듬어 가는 시간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라!’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백제시절 서해에서 올라온 배나 금강 상류를 오가던 배가 드나들던 넓은 나루터 고마나루다. 강변으로 내려가면 곰 가족이 살던 연미산이 나온다.

    “돌로 깎은 작은 곰 상을 모신 사당 주변으로 키 큰 소나무들이 우거져 보기 좋구나. 솔숲 사이사이 현대 작가들이 만든 곰 가족상도 있다지?” “웅진단? 여긴 뭐죠?”

    “백제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국가가 주관하여 금강에 수신제를 지내던 터란다.”

    생김새가 제비꼬리를 닮았다 하여 유래한 이름 연미산. 이곳에서 고마나루명승길의 전체 코스는 물론 공주의 도심이 한눈에 조망된다.

    “저 금강을 좀 봐라. 서쪽으로 흐르다가 연미산에 부딪혀 남서쪽으로 급히 휘어 돌아가는 모습이 참 장관이지? 금강 건너편에서 공주의 구도심과 신도심을 한눈에 보이는구나!”

    “주변으로는 소나무들이 시원하게 뻗어 있어 참 좋아요. 저 소나무숲 사이로 가다보면 현대 작가들이 만든 곰 가족 조각상도 나온다고 쓰여 있어요!”

    고마나루에서 1~2km만 걸어가면 웅진시대로 데려가 줄 송산리 고분군이 나온다. 짧은 거리지만 중간중간 산길에, 내내 오르막이라 시간은 충분히 생각하고 걷는 게 좋다.

    “삼국시대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의 밝혀진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분 7기가 모여 있어. 발굴과 함께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유물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왔지.”

    “무령왕 외에는 다른 왕의 무덤은 확인되지 않고 있네요. 삼국을 호령한 신라의 도읍 경주에도 없던 왕릉이 여기에는 있다는 사실도 놀라워요!”

    전국의 약재상들이 몰려들었던 산성시장을 통과하면 길은 다시 백제의 왕성 공산성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웅진과 공주, 백제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538년 성왕이 사비로 옮길 때까지 64년간 5대에 걸친 백제왕들이 공산성 안 왕궁에서 거주했을 거야. 당시에는 웅진성이라 했지. 산세를 따라서 작은 성을 쌓고 강을 해자로 삼아, 지역은 좁지만 형세는 참 견고하지?”

    “네.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주 출입문이 바로 서문에 해당하는 금서루로군요!”

    공산성은 웅진 백제의 64년간 왕성이었던 곳. 성벽은 2.6km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 공산성 안에서 백제를 비롯해 통일신라, 조선시대의 유적들까지 전부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금강변 야산의 계곡을 둘러싼 이 산성은 원래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지.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고친 거야. 아마 지금의 이 산성 자리보다 왕성의 적임지는 또 없었을걸.”

    공북루 위쪽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금강과 공주 시내 전망이 시원하다.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면 이곳에서 공산성의 밤 풍광을 보는 것도 좋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공주 야경과 금강 위에 걸린 철교, 성벽을 비추는 조명이 시원한 밤공기와 어울려 기분이 좋구나.”

    “저는 하루가 너무 짧아 많이 아쉬워요. 금서루에서 웅진수문병교대식을 보고 나니 백제 의상 입어보기, 활쏘기, 백제 왕관 만들기, 백제 탈 그리기 등 체험도 모두 해보고 싶었어요.”

    송산리고분군 입구 공예품전시관과 관광객 쉼터에서 밤으로 만든 과자, 알밤막걸리 등 주전부리로 적당한 지역특산물을 판매한다. 특히 이곳 웅진백제역사관도 들러볼 것.

    “공주한옥마을에서 하룻밤 묵고 가요! 아직 국립공주박물관과 동학사 입구의 계룡산자연사박물관도 가보지 못했잖아요. 동학사는 올라가는 길에 절로 삼림욕이 된대요, 네?”

    “정말 그럴까? 나는 공주한옥마을이 왠지 끌리네! 한옥 고유의 멋을 간직하면서도 내부 시설은 편리하게 갖춰놓아 다녀온 사람마다 칭찬이 자자하더구나.”

    공주는 북쪽으로는 천안시와 아산시, 동쪽으로는 대전시가 인접해 있고, 서쪽으로는 청양군과 부여군이 잇닿아 있어 어디로 가든 부담스럽지 않은 위치입니다. 하지만 고마나루명승길은 평지로 난 길이지만 볼거리가 넘쳐 조금 빠른 걸음으로 둘러봐야 하기에 다소 압박감도 있을 겁니다. 특히 고대 성곽인 공산성은 유적도 많지만 금강을 굽어보는 풍광 또한 호쾌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공산성을 나와서도 다양한 박물관 등이 명승길을 따라 이어지고 있으니 하루 더 묵고 가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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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터널 속으로

    단풍터널 속으로

    지역전라북도 정읍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단풍터널 속으로

    • 프롤로그
    • 1.진한 물이 들다
    • 2.마음 닿는 대로
    • 3.또 다른 낭만
    • 4.보다 풍요롭게
    • 5.번뇌와 성찰
    • 6.내장산의 진면목
    • 7.호남의 금강
    • 8.춘백양 추내장
    • 에필로그

    단풍터널 속으로

    - 전라북도 정읍시 -

    가을이면 아기단풍과 같은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도열하는 내장산자락은 국민관광지가 됩니다. 전라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내장산은 어느 골짜기에서 산행을 시작해도 1∼2시간이면 정상을 밟을 만큼 산세가 부드럽습니다. 산도 높지 않고 골도 깊지 않건만, 내장산은 꽃봉오리를 닮은 산속에 무엇을 숨겨놓았기에 ‘내장(內藏)’이란 이름을 얻었을까요? 단풍잎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빛의 잔치를 펼치는 단풍터널길을 걷다보면 궁금증도 풀릴까요? 단풍터널에서 심신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여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밤낮으로 꽤 선선해진 기후 때문인지 단풍나무 품종 때문인지 똑 떨어지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이 산의 단풍들에 드는 붉은 물은 유난히 진하고 곱다.

    “지금은 내장산으로 통하는 지방도로가 확장돼 그나마 덜하다지만, 몇 해 전만 해도 단풍시즌이면 호남고속도로 정읍 IC부터 혹독한 정체에 시달렸지.”

    “바로 이 새빨간 애기단풍을 보기 위함이 아니겠어?” “그 말이 정답이네. 여하튼 내장산 단풍이 천하제일이라는 데는 누구나 동의할 거야.”

    그 좋다는 내장산 단풍을 사람에 치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심한다면 내장산 자락을 끼고 도는 옛 고갯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 내장산을 겨우겨우 넘던 고개가 바로 여기로구먼. 먼 길 오가기도 힘든데 이런 절경을 제대로 구경이나 했겠어?”

    “그러게. 워낙 유명한 탓에 이제 단풍 절정기면 내장산 단풍놀이도 꽤 곤혹스럽지만, 이 길을 따라가면 유유자적 호젓한 단풍놀이도 가능할 거야.”

    내장산국립공원에 들어서기 전, 이른 아침 아름다움이 꽃망울을 터뜨린다는 내장저수지를 먼저 들러보자. 국립공원 입구로부터 그리 멀지 않다.

    “벌써 해가 중천이라니. 이거 좀 아쉽게 됐어.” “이토록 청량한 호수를 마주하면서 웬 볼멘소리인가?”

    “이른 아침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라고. 하지만 단풍터널로 접어들면 내장산이 꼭꼭 숨겨 놓은 속살을 하나둘 볼 수 있을 테니 정말 다행이야.”

    내장저수지 근처에 있는 내장산조각공원도 들러봄직하다. 이곳에는 다양한 조각물 외에도 단풍여행을 더 풍성하게 해줄 눈요깃거리가 다채롭게 자리하고 있다.

    “한눈에는 그저 황량한 공원 부지로만 보였는데 이토록 다양한 식물원과 볼거리가 널려 있다니. 생각지 못한 색다른 추억이 되겠어.”

    “5만여 점의 국화를 전시하는 내장산국화축제도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지. 시기만 잘 맞춰 오면 이 가을 단풍여행이 더욱더 풍성해지겠어.”

    다시 탐방로를 10여 분 정도 따라가면 닿을 수 있는 내장사는 백제 때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그만큼 오랜 세월 내장산의 기운을 품고 살아온 이곳 산사에 가보자.

    “천왕문을 거쳐 경내로 들어서니 일주문에서 서래봉까지 중생의 번뇌와 성찰을 상징하는 108그루의 단풍나무가 이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구나!”

    “행락객으로 북적이는 내장산 분위기가 이곳에도 있는데, 왠지 세속적인 온갖 시름과 삶의 무게를 잠시잠깐 내려놓게 돼.”

    내장사 입구에서 만나는 단풍터널은 내장산의 간판얼굴이다. 내장산국립공원 입구에서 내장사까지 이르는 3km의 단풍터널에서 붉게 물든 내장산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산 속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내장산(內藏山) 아니겠나. 그중 이 터널처럼 긴 가로수 길은 절대 빠트릴 수 없는 코스이지.”

    “맞아. 새빨간 단풍잎이 촘촘함을 넘어 터널을 이룬 모습을 봐! 가히 장관이로세. 이곳 단풍과 함께라면 이 가을을 후회 없이 보낼 수가 있겠어.”

    지난 197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내장산은 ‘호남의 금강’이라는 수식어로 자주 거론되는 만큼 지리산, 월출산 등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힌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 산신령이 보살펴 주는 것 같다. 아름다운 계절에 단풍을 보며 기쁘게 산행하고, 좋은 산기운을 받아가자.”

    “그러게. 그래도 산행객들이 입은 형형색색의 등산복과 단풍이 잘 어우러지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구먼.”

    내장산의 가을은 10여 종에 달하는 단풍나무 수종 덕분에 다른 지역의 단풍보다도 색깔이 다양하고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느 인공적인 색깔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저 자연의 빛깔을 좀 봐. ‘춘백양 추내장’(春百羊 秋內藏)이라는 표현이 정말 딱이야!”

    “나는 ‘버려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고 노래한 도종환 시인의 ’단풍드는 날‘이 떠오르는군.”

    ‘춘백양 추내장’이란 말마따나 내장산의 가장 눈부신 비경은 가을단풍이 빚어내는 파스텔톤 빛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기단풍과 굴참나무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활엽수로 단장한 내장산은 설악산만큼 현란하지도 지리산만큼 장엄하지도 않지만, 시골 아낙처럼 수수한 자태로 산행객의 혼을 쏙 빼놓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가을의 비경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넉넉한 심성을 가진 내장산에서 당신의 마음까지 붉게 물드는 것을 느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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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림, 비움, 그리고 채움

    느림, 비움, 그리고 채움

    지역경상남도 하동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느림, 비움, 그리고 채움

    • 프롤로그
    • 1.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의 마을
    • 2.내가 만든 왕의 녹차
    • 3.우러나오는 느림의 미학
    • 4.‘행다’를 통해 배려를 배우다
    • 5.왕의 녹차! 천년의 향을 품다
    • 6.천년 고목에 숨은 비밀
    • 7.녹차의 ‘소울키친’
    • 8.차 시배지 하동, 천년을 넘다!
    • 에필로그

    느림, 비움, 그리고 채움

    - 경상남도 하동군 -

    찻잔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차명상입니다. 5~10분이면 가능한 차명상은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더없이 좋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도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차를 접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휴식이 있어야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흩날리는 벚꽃 아래를 거닐면 녹차 향이 더 은은하게 피어나는 경남 하동에서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키운 순수자연 야생차가 화개면 야산에 가득합니다. <트래블아이>오늘 미션은 바로 ‘나에게 비움을 선물하라!’입니다.

    ‘신선이 사는 항아리 속 별천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화개면은 많은 명사들의 시속에서도 애칭으로 많이 회자됐다. 가장 처음 등장하게 된 시초는 언제였을까?

    “아닌 게 아니라 ‘꽃 피는 곳’ 화개동천은 계절마다 꽃의 향연이로세. 이른 봄 눈 속에 피는 매화를 시작으로 녹차 꽃이 광활한 야생차밭을 수놓아 일 년 내내 꽃이 질 날이 없으니까.”

    “맞아. 하동의 화개면은 최치원 선생의 ‘화개동천(花開洞天)’에서 처음일까?” “혹시 이곳의 차와 인연이 깊은 ‘차시배추원비(茶始培追遠碑)’에 대해 알고 있니?”

    본격적인 녹차시즌이 되면 화개면에서는 다도교육과 함께 지역의 오랜 전통인 ‘덖음’ 기술을 여행객들에게 전수해주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 어떤 기술일까?

    “야생 차밭에서 수확한 찻잎을 300℃ 무쇠 솥에서 직접 덖고 비벼 수제 녹차를 만드는 과정, 이렇게 전통수제다법으로 덖음차를 만들고 은은한 차향도 즐기니 정말 특별한데?”

    “정말 그래! 녹차를 직접 만들고 다례를 직접 체험하면서 왠지 몸이 정갈해지는 것 같아. 숨 막히는 도시의 일상을 떠나 녹차 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좋은 기회야.”

    차를 따르고 마지막에 떨어지는 차 방울. 내 몸의 신호에 관심을 갖는 데 차만 한 것이 없다. 다도체험을 통해 심신을 휴식하고 느림의 미학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

    “느릿느릿 우러나는 다채로운 색과 향내를 만끽하면서 하루의 쉼표를 찍는 습관의 중요성을 느끼게 돼. 내 몸의 신호에 관심을 갖는 데 차만 한 것이 없는 것 같아.”

    “정말 그래. 차를 따르고 마지막에 떨어지는 차 방울, 내 몸에 맞는 차 한 잔을 통해 마음은 쉬어 갈 수 있고, 몸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화개마을에 오면 ‘행다(行茶)법’을 배울 수 있다. 차 끓이는 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꼭 엽차만을 끓여 내는 것이 아닌 차를 내는 행위인데, 어떤 예절일까?

    “전통적인 방법은 다관을 비롯해서 물 식힘 사발, 개수 그릇 등은 오른쪽에, 찻잔과 잔 받침, 차통, 차숟갈 등은 왼쪽에 배열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다구를 놓는 자리는 팽주가 움직이기에 편리하고 동선이 짧으니 보기에 좋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배치하는 거로군요! 그러면 다반은 본상 왼쪽에 두나요?”

    천년이 넘게 자란 녹차나무에서 딴 잎으로 만든 녹차를 시음해보고 싶다면 내가 만든 찻사발에 해 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진교면 백련리 백련리도요지로 가보자.

    “도요지로 유명한 진교면 백련리 사기마을은 우수한 흙이 생산돼 가야시대 토기문화를 꽃피웠고 조선 중엽부터 남부 최대 서민 도자기 촌으로 명성을 간직하고 있지.”

    “와~ 이곳이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이도다완(井互茶碗)발원지로 알려진 곳이구나! 매암차박물관에서 시대별 다구와 제다법을 미리 배우지 못했다면 어쩔 뻔했어!”

    김대렴이 당나라로부터 차 씨앗을 들여와 처음 재배를 시작한 하동에는 수령이 천년 이상 된 차나무에 하동녹차의 역사가 숨어 있다는데, 어디 가면 찾을 수 있을까?

    “화개장터 입구에서부터 쌍계사를 지나 신흥까지 장장 12km의 산야에 야생차밭이 조성돼 그 자체로 비경을 이루는구나! 가만, 이 고목이 바로 천년도 더 됐다는 차나무인가? 크기가 4m는 훨씬 넘겠어!”

    “맞아. 현재 이 차나무에서는 매우 적은 양이지만 여전히 찻잎을 수확하고 있다지?”

    찻잎을 우려 만든 각종 다식과 음식도 맛볼 수 있어 더 없이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화개면이다. 어떤 음식들이 우리의 식감을 자극할까?

    “차잎은 약간의 물을 가해 불리고, 물기를 꼭 짜서 소금과 참기름으로 삼삼하게 간해 무치는 차감자전부터 차구절판, 차인절미말이, 차버무리떡까지 난생 처음 보는 다식들을 모두 맛볼 수 있다니! 임금님 수라가 부럽지 않아!”

    “어디 그뿐일까! 차죽과 차두부는 정말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진귀한 음식이라고!”

    임금님께 진상돼 ‘왕의 녹차’ 하동녹차가 보성 설록차와 또 다른 최고의 명차로 우뚝 서게 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차 향기에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니? 야생차문화축제, 녹차연구소, 차문화센터 등 우리나라 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다도인들은 무엇보다 하동녹차를 귀히 여기고 있어.”

    “맞아. 지리산이 품고 섬진강과 바다가 감싸 안아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고 안개가 풍부 해 녹차가 자라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지리산 자락의 신선한 햇볕과 이슬을 머금고 자란 하동의 야생찻잎은 맛과 품질 면에서 뛰어납니다.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덖음’ 기술로 최고의 명품 차를 탄생시켜 ‘왕의 녹차’라는 별칭에 걸맞게 야생차의 진수를 맛보게 해줍니다. 차가 가지고 있는 정적인 이미지와 하동이 갖는 여유와 휴식의 이미지는 이 다도의 ‘비움’에 모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동이 가장 빛을 발하는 봄, 녹색 차밭의 비경과 십리 벚꽃길,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이 함께하는 화개면에서 바쁜 삶을 잠시 내려놓고 차와 자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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