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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별은 흔적을 남긴다. 계절을 배웅한 자리에 남은 쓸쓸한 것들.
내 기억 속의 너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그곳에서 묵묵히 나의 고백을 들어주었다.
넓게 펼쳐진 잔디를 바라보다가 너의 손길을 느꼈다. 너의 손길이 없었다면 이곳은 잡초가 무성한 황량한 곳이 되었겠지.
봉오리를 올려내기도 전에 핀 꽃들의 색깔이 선명하다. 높낮이가 다른 목소리들이 건네는 꿈 이야기들.
석양에 빛나는 등껍질이 오랜 시간 이곳을 비춰 왔을 터. 만선에 취한 이들을 이끄는 등대처럼.
탑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 마치 다가가선 안 된다는 듯 조금씩 경계를 확장해 나간다.
기도를 끝내고 내려가기 전, 내가 걸어온 세상의 모든 땅을 보았다. 걸을 땐 몰랐는데 굽이굽이 이어져 수갈래로 나뉜 길을 걷고 있었구나.
머리 위를 가득 채우기에는 아직 서툰 그늘. 팔을 뻗으려 열심인 모습에 그저 웃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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