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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르지 않는 좁은 계단 굽이굽이 그림자만 기웃거린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사라지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
소백산 산기슭을 차지하고서 그 자체가 산의 일부인 듯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까닭 모를 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온다.
부처님 말씀이 이곳에 처음으로 와 닿았다 한다. 말끔하고 향기로운, 고요한 단면들.
제 살이 깎이는 것을 알면서도 자리를 지켰던 이유를 물으려다 그만둔다. 그 모습 그대로, 충분히 아름답다.
금방이라도 차 향기가 스며나올 것 같은 그 이름, 다산 초당. 푸른 것들에 둘러싸여 푸른 향을 마셨을 그 기분을 짐작해 본다.
색도 모양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데도 너는 무에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힘없이 축 늘어져 있구나.
시간이 더 많이 흐르면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가 닿고 싶은, 하지만 와 닿지 않는 아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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