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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깔린 꽃길의 빛깔이 달콤하기도 하다. 걷는 동안 물에서도 꽃향기가 난다.
빛이 그리는 선명함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빛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다.
담 너머로 뻗은 가지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뒤꿈치를 들고 뿌리를 찾는다.
성벽이었을 돌무더기 위로 구름이 둥실 넘어간다. 무엇을 지켜야 할지도 모른 채 그저 경계를 그리면서.
평평하게 다져진 길 위의 낙엽이 무언가를 그려내고 있다. 점점이 떨어져 너와 나를 이으려 하고 있다.
칠이 벗겨져 얼룩덜룩한 탑 위로 담쟁이가 핏줄처럼 엉켜 기어오른다.
약간의 경사인데도 몸을 가누기가 어렵다. 시선에 균열이 가자 어디에 발을 내딛어야 할지 망설여진다.
곁에 아무도 없음이 기쁜 순간도 있다. 홀로 마주하여 더 황홀할 먼 등대와 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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