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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내다보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니다. 흐려진 시야가 눈앞에 낯선 섬들을 띄워내고 있다.
때로, 걸어내려간다는 것은 삶으로 돌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를 때의 마음에 아직 빛이 바래지 않았으니, 걸음만은 여전히 즐겁다.
기다리면서도, 완전히 떠오르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 잠시 시간을 멈추어 둘 수는 없을까.
위로, 그리고 아래로 무엇을 길러내고 있을까. 햇살 아래 쉼터와 제 몸 아래 그늘을 모두 마련하는 따뜻한 잎새.
원래는 코가 제일 큰데 어째서인지 코만 점점 작아진다. 두 눈 뜨고 코를 잃어야 하는 삶이란.
사진은 실체임에도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묘한 매력이 있다. 색보다는 찰나의 실루엣이 보여주는 영원 때문에.
가끔은 뭍으로 나온 것들도 헤엄을 친다. 먼 바다를 향한, 움직임 없는 조용한 움직임.
무수한 낱말들이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빛깔만큼이나 설레 보이는 출발선 앞, 두근, 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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