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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 졸다 창밖을 보니 본 적 없는 과거가 그곳에 있었다. 열심히 뒤따라온 보람이 있는 듯 나의 과거는 푸르기만 하다.
머리가 보일 만큼, 딱 그만큼 올라온 담장의 높이를 의심한 이 누가 있는가. 담은 가리기 위해 쌓는 것이 아니라는 걸.
화려한 불빛이 수면을 적시며 차츰 번진다. 그럼에도 수면은 아직 짙다.
부족한 조각이야 어찌 되었든, 본래의 모습이 어떻든 흔적 그 자체로 세월을 담고 서 있다.
물레방아를 돌리기 위해 쉴 새 없이 물이 흘러간다. 이제는 그저 돌고 도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잠깐만,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조금만 더 머물러 줘요. 고운 빛깔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말을 건다.
보일 듯 말 듯, 얄궂은 눈높이에 괜스레 눈길이 멈춘다. 저도 모르게 발뒷꿈치가 들썩이는 보드라운 담장길.
물속에 잠긴 이의 절박함인가 아니면 그 옛날 지구를 떠받들던 프로메테우스의 원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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