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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에 뚫린 터널의 끝이 빛으로 휩싸여 있다. 끝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끝의 거리를 가늠할 수 없어 잠시 망설인다.
길 위에 길, 그 위에 또다른 길. 이렇게 수많은 길들을 새기며 살아가는 일.
꽃이 꽃을 피웠다. 이렇게 동그랗게 피워낼 수 있는 마음을 짐작해 본다.
한 발을 물러선 채 들여다보는 기억. 우스운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새 한없이 진지해지고 만다.
하늘은 하루 중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만 묘한 빛깔로 물든다. 꽃물이 든 하늘 앞에 누가 쉬이 걸음을 뗄 수 있을까.
무지개다리 아래로 푸른 풍경들이 흐른다. 두 개의 다리를 오가며 서로 다른 풍경들에 설렐 터
눈을 감으면 희미한 불 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 상상으로 들여다보는, 먼 옛날의 이야기.
눈에 익은 이야기들이 다녀간 곳. 기억 속 풍경을 찾아 걷는 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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