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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지고, 또 다시 틔울 준비를 하는 것들. 아주 가끔 눈을 맞추어서는 이해하지 못할 그 언저리, 어딘가.
설익은 벼를 지키고 선 모습들이 춤을 추듯 마냥 즐겁다. 스치듯 걸으면서도 어깨가 들썩인다.
어지러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날개 한 번 부딪치는 일이 없다. 부딪치는 일 없이 서로의 날개가 교차한다.
어디선가 뱃고동 소리가 수면을 때릴 것만 같았는데 시야를 덮은 해무가 귀까지 덮었나보다.
두 물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그곳에 우뚝 선 작은 쉼터. 아름답게 복원된 옛 선비들의 정취가 고즈넉하다.
진즉 꺼진 불빛, 전에는 무슨 색을 내며 빛났을까를 생각하다 그만두었다. 다시는 켜질 일도 없기에.
성벽이었을 돌무더기 위로 구름이 둥실 넘어간다. 무엇을 지켜야 할지도 모른 채 그저 경계를 그리면서.
영글어가는 계절, 알지 못하는 빛깔로 움터오른 것이 있었다. 손을 대지 못하고 그저,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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