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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가을과 아직 여름인 것들 사이. 시간 속을 걷는 듯 묘한 발걸음.
햇살이 차고 넘쳐 온몸 위로 곱게 부서지고 있다. 내 뒷모습도 나목들과 같을까.
오래된 쉼터 두 개가 등을 돌리고 서 있다. 어디에 눈길을 두어야 할지 잠시 망설여 본다.
이 먼 곳에서도 마음은 밝혀지고, 또 꺼진다. 발길이 끊이지 않으니, 기어코 어두워지지는 않으리라.
귀하다 생각하면 무엇이든 귀해질 수 있다. 보면 볼수록 기특하고 신기한 풍경.
채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삶은 어떤 것일까. 채워지고 난 뒤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
시간을 뛰어넘기 위한 문처럼, 골목 끄트머리에 숨겨진 작은 문. 다가서는 발걸음이 설레고 또 설렌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무엇이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과, 들여다보기 이전에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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