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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로 솟은 저 가지보다 물 밑에 잠긴 뿌리를 걱정한다. 싱그러운 잎을 지녔음에도 썩어갈 뿌리를 생각한다.
자연이 내어준 길이 넓지 않을 때, 함께 허리를 꼿꼿이 하기보다는 조용히 스며들어 걷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발자국은 그 자체로도 살아 숨쉬는 것 같다. 호흡을 하는 그 순간 그대로 멈춰버린 것 같다.
미끄러져 내려갈까, 솟구쳐 올라올까. 틈새에서 만났음에도 막막한 마음.
하늘을 향한 십자가는 신에게 전하는 하나의 표식. 희미하게 들려오는 찬송가가 오늘도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
다리 하나 올리면 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넘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그것이 담이기에.
그래야만 했을까. 그렇게 했기에 지금 저 곳에 있는 거겠지. 뿌리가 바위로 변할 때까지 그래야만 했던 거겠지.
제일 가까운 돌다리가 어디쯤 있는지 가늠하듯 정작 헤엄칠 수 있는 다릴 가졌음에도 깃털이 젖는 것을 두려워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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